K씨에게 - 팔백쉬흔다섯번째 편지 (남이니까)

[김승국]

K씨에게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다보면

별의 별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벼운 은혜도 소중히 하며

신의를 최선의 덕목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려

호의를 베푼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의 신의가 믿을 것이 못된다하여

세간에는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둬드리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흔히 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실망감이나 배신감을 갖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을 때 갖는 감정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본능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을 결정을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것이지요.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마음,

상대방과의 약속을 지키고 신의를 소중히 하겠다는 마음이

굳건한 사람은 생각보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설사 그런 마음을 가졌더라도

자신의 환경이 그런 생각을 실천하기에

너무도 열악할 경우도 비일 비재하기 때문에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여

상대방에게 실망감이나

배신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배신감이나 실망감으로

힘겨워하는 주위 분들에게

나는 종종 이런 충고를 해줍니다.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를 줄여라.”

혹은

“남에게 베풀 때는 보답을 기대하지 말고 그냥 베풀고

베푼 것 자체를 잊어버려라“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내가 아니라 남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

나의 생각과 남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훨씬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임혜성]

공감합니다 그런데 사람인지라 은근히 기대치가 있게 마련이라서 그러려니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자꾸 담을 쌓기도 하지요 인간관계 그저 베풀 뿐이라고 넓게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승국]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