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산 수덕사에서)
'절 추녀 밑 풍경엔 왜 물고기를 달아 놓았을까'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절에 가시면 그윽한 풍경소리,
추녀 끝에 달린 그 풍경 끝에는
물고기가 달려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물고기가 흔들거리며
풍경소리를 울리게 하는 거죠.
그런데 왜 풍경에
물고기를 매달아 놓았을까요.
먼저 풍경 끝의 물고기를 올려다 보십시오.
그리고 물고기 뒤로 펼쳐진
푸른 하늘을 그려 보십시오.
그 푸른 하늘은
곧 푸른 바다를 뜻합니다.
그 바다에 한 마리의 물고기가 노닐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삼아
한 마리의 물고기를 매닮으로써
그곳은 물이 한없이 풍부한 바다가 됩니다.
그 풍부한 물은 어떠한 큰 불도
능히 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나무로 지은 사찰 목조건물을
화재로부터 보호 하고자 하는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또다른 하나의 이유는
물고기는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도 눈을 감지 않을 뿐 아니라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듯
수행자도 물고기처럼 항상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뜻을 상징합니다.
"눈을 떠라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있어라.
깨어 있어라.
언제나 번뇌에서 깨어나, 일심으로 살아라.
그러면 너도 깨닫고,
남도 능히 깨닫게 할지니..."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들을 때마다
깨어있는 수행의 중요성과
큰 바다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물고기의 참소식을 느껴봅니다.
절 추녀 밑 물고기가 하늘에서 자유로이 노닐 듯
평온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옮겨온 글 -
(에산 수덕사)
첫댓글 부처님 오신 날,
즐거운 하루가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