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초저녁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봉평성당에 왔다.
언덕을 올라
차에서 내려 성당 문을 열었다.
잠겨있다.
성당 앞 의자에 앉아
성당 정면을 향해
성호를 긋고
묵상을 하려는데
언덕 위로 차 올라오는 소리가 나고
남자 한 분이 차에서 내려
걸어오고 있다.
인사를 나누고
“성당이 잠겨 있어서...”하고
말씀을 드렸더니
“죄송합니다” 하신다.
속으로, “죄송 할 것까지는 없는데..”
생각 했다.
“신부님이시군요” 했더니
"그렇다"고 하시며
패드에 번호를 입력해 바로 성당 문을 열어 주신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리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
묵상을 계속하고 있는데
문 여는 소리가 나더니
성당 안 불을 켜고 나가시는 거다.
성당 안이 밝아졌고
나는 더 묵상을 이어갔다.
한 참 후,
묵상을 마치고
전등을 끄고 나오려는데
가지런히 정돈되어,
방향이 바뀌어 놓여있는
내 신발을 봤다.
순간,
감동이 일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
그분의 행동(친절)에서
사랑을 담고 있는
그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늦은 오후,
봉평 비는 잠시 그쳤고,
공기는 맑다.
내 마음도 같이..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는
봉평에서
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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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8 19:1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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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따뜻한 마음이 전해 오네요.
주님이 함께 하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