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꽃이 피고 지듯이'를 듣고>
영화 '사도'의 대표 OST인 '꽃이 피고 지듯이'는 이별하는 사람이 남기고 싶은 마지막 말 이라는 주제로 가사를 쓴 곡이다. 영화에 대입해 본다면 이는 사도 세자가 아버지께 남기고자 하는 슬픔과 바램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바람'이라는 관점에서 곡을 다시 읽어보았다.
곡에서 '바람'은 꽃이 피고 지듯이 사라져가는 화자를 데리고 가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우연일까, 화자가 그토록 관심과 사랑을 '바람'(바램)과는 다르게 매정하게도 화자를 떠나보내길 촉구한다. 이 때 바람은 어찌 피할 수 없는 이별로 해석된다. 맞이해야 할 이별이 올 때, 비로소 화자는 작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바람이 흩어지기 전 내 얼굴 한번 만져주오' 라는 가사에서 이별해서야 지금까지 자신을 등 돌리고 있던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전형적인 옛날 사랑 이야기를 보면, 님(임)에 대한 이별과 보내야 하는 미움, 아픔을 담고 있는데, 이 곡은 떠나가야만 하는 반대의 입장에서 쓰여진 곡이기에 신선하면서도 떠나야 한다는 더 가슴 아픈 이야기가 가깝게 느껴졌다.
언젠가 우리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기도, 떠나가기도 한다. 이 곡을 듣고, 나에게도 '꽃이 피고 지는' 상황이 있다면 '바람'이 찾아오기 전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다짐했다.
컴퓨터공학과 202313724 지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