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의미2
信天함석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서
그런데 그 다음 이승만 영감부터도 잘못했어. 그만 했으면 좋지. 한 번 하고 턱 “내가 이제 뭘 더 하겠냐, 그만두자” 그랬다면 아, 우리 초대 대통령 훌륭한 이라고 모셨겠어요 안 모셨겠어요? 이 영감이 욕심이 있어서 ‘좀 더 해볼까?’ 그 옆엣놈들이 더 나빴지요. 자꾸 꼬시고 꼬시고 해서 부정 선거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그만한 인격도 없는 박정희요 누구요 한 다음엔 말할 것도 없지. 그러니 이 나라는 몇이서 짜고 들어서 모든 사람을 동원을 시키고, 법을 만들어 그게 나라의 명령이라면서 자기 말을 듣게 해요. 우리 나라만이 아니고 미국도 그거예요. 소련은 물론이고. 그걸 국가 지상주의라, 제국주의라 그러는 거야. 1차 대전 때 그 마각이 드러났어. 2차 대전 때 더구나 그 악한 것이 드러났어. 이제 앞으로는 적어도 그런 나라는 없어야 된다고 인류가 바라고 있어요. 그것이 현실의 문제입니다.
문제가 그런 데 있다는 걸 생각하셔야 우리가 이때까지 눌려 있던 민족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겠는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만든 건 아니지만 우리가 못생겨서, 말을 옳게 할 줄 몰라서 남북이 갈라지고 조건이 어렵게 됐어. 그러니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또 동포끼리 전쟁을 하지 않았어요? 그 싸움을 안했어야 하는데 이 정신이 없다 그 말이에요.
그러니까 기독교인이라고 해도 예수 헛 믿어 왔어. 하늘 나라라는 것이 무슨 뜻이냐? “이웃 사람 사랑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해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서 하나님을 섬겨라.” 그것이 하늘 나라의 헌법이에요. 그런 것을 벌써 이천 년 전에 선포를 했는데, 그 예수 믿다 다 그만뒀단 말입니다. 우리 나라는 비교적 착한 사람이 되어 그랬는지 교인 수가 늘어가고 그렇습니다만, 외국에선 자꾸자꾸 줄어 가잖아요. 그러나 그건 잘못되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허울 못 벗은 걸 벗느라고 그래. 그러니까 지금 세상에 문제 있는 것이 국가주의니까, 앞으로 이 국가주의의 모순을 넘어가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 잘못된 생각을 해서 이 사람들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아. 예수님은 사람을 바보라고 하기만 해도 지옥에 가 마땅하다고 하는데, 그 사람을, “이 자식아, 저 자식아” 할 뿐만 아니라 마구 때리고, 얼마나 때렸으면 맞아 죽었겠어요? 그것도 부족해서 전기 고문을 하고. 그런 것이 어찌 사람으로 있을 수가 있을까?
우리 사오천 년 역사를 본다면 얼마나 얼마나 고난을 겪어 온 민족인데 어떻게 이 참에 와서 그럴 수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 하나님이 아마 뭔가 까닭이 있어서 우리 마음을 단련을 시키려고 그랬겠지, 그 밖에는 해답이 없어. 나는 그렇게밖에는 해답을 못하겠습니다.
어찌하여 20세기에, 이 밝다고 하는 시대에, 지금은 더구나 이성이 발달한 것 아니오? 어디 그렇게 무식하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러나 모두 믿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선생님을, 좀 센 선생님을 가져온 것은 우리의 나쁜 버릇을 수정하고 씻어 주려고 아마 그러지 않았나, 그런 마음으로 대한다면 어느 정도 견딜 수도 있고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또 그때는 물러갈 날이 올 겁니다.
그렇지 않고, “우린 그럼 거저 되나? 그 사람 칼 들면 나도 칼 들고 나가지. 그 사람이 욕질하면 나도 욕질하지” 그런다면 우리가 싸우는 그걸 없애기 위해 싸우는 것 같지만 우리가 그편 사람이 된 거요. 그럼 국가주의에 또 떨어지는 거요. 그러니까 그건 개가 토했던 걸 다시 먹는다는 거예요. 그래서는 안 돼. 옛날에 있던 철학을 다시 집어 국가주의로 다시 돌아가서는 안 돼요.
삼일절을 당하고 생각할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이 아닐까? 앞으로 얼마나, 한 몇 세기나 되는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지만 문제는 거기 있어요. 그러니까 그전에 있던 사람들이 믿고 있다가 결과는 못 보고 갔지만, 그건 왜 그런지 알아? 네가 와서 마지막 바통을 들고 해보이면 너도 얻고 그이들도 다 살아나지 않아? 그 의미가 살아나.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한 것이다, 그런 건 얼마나 깊이 생각을 해서 한 말일까? 심지어 예수조차 이 세상에 오셔서 어려움을 당하는 동안에 그것을 아셔서 대제사장이 되는 자격엘 들어가셨다, 그런 말 하면서까지 권면하는 데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히브리서」 12장에 넘어가면 그 다음엔 아주 신나는 소리가 있어. 아, 지금 뭐야, 한국이 이런다고 세계에 제일 대자(大字)로 보도되지 않았어요? 잘해서가 아니라 잘못해 그러지만, 어쨌거나 제일 문제가 두드러진 나라가 된 것만은 사실이에요. 그전에 우리 나라가 어디 존재나 있었어요? 하지만 왜? 세계적인 문제의 핵심을 드러내. 국가주의 이대로 있어야 하냐? 한국 문제가 어디서 났냐? 그건 미국이 가르친 거 아니냐? 소련이 가르친 거 아니냐? 그들이 압박을 해서, 그들에게 배워서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이걸 당하고 있는 동안에 우리가 잘만 하면, 미국을 고칠 수도 있고 소련을 고칠 수도 있고 종교를 고칠 수도 있어요. 우리 하는 탓에 따라서는 그럴 수 있지 않아?
새사람을 만든다는 것, 아까 「요한복음」에 새사람을 만든다는 것, 그런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그러면, 고난의 의미를, 지나갔던 역사의 의미를 알 수도 있고, 그걸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말을 너무 길게 해서 미안합니다. 내 이제 몇 날 살지 알아요? 내가 아는 말을 다 하고 죽어야지.(웃음)
씨알의소리 1989. 3월 99호-(1987년 3월 1일 봉원교회에서 행한 3․1절 기념 강연)
저작집30; 13-233
전집20;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