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신문에 선생님의 부고 기사가 실렸다.
선생님을 처음 만난 것은 1학년 때가 아니면 2학년으로 기억된다.
미국 유학을 다녀와 교직에 투신하신 것이었다.
선생님 하면 기억나는 것이 2학년 때 제주도 수학여행에서의 일이다.
이동할 때면 관광 버스의 젊은 버스 여 차장과 다정히 손을 잡고 이동하던 모습이 기억된다.
나는 2학년 때 1반이었는데 당시 담임 선생님이 성낙구 선생님이었다.
수학여행 중에 관광지에서 이동할 경우가 많은데, 1반과 2반이 버스에 동승하여 이동하여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2반 친구들이 먼저 버스에 올라 다 앉아 버렸다. 이를 목격한 성낙구 선생님이 불같이 화를 내며 모두 내리라고 호령을 했다. 그리고는 각 반 1명씩 버스를 타야하는데 그만 1반 친구들이 버스를 우루루 올라타 자리를 선점하고 말았다.
그 순간 2반 담임이던 우명수 선생님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서 큰 소리로 성낙구 선생님에게 항변하였다. 성낙구 선생님은 허허하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으나 이미 사태는 엎질러진 물이었다.
늘 그 순간이 생각나면 그 분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회억된다.
선생님은 수업 시간이 시작되면 오전이면 "Good morning! Mr.Woo", 오후면 "Good afternoon! Mr. Woo"라고 하게 했다.
그것은 명색이 영어 공부를 하면서 미국인의 사고를 익히라는 말씀으로 받아 들였다.
수업 중에 미국의 박사학위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때가 있었다.
자기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그 학위까지는 엄두도 못내었다고 선진 교육의 수준을 혀를 내두르며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의 약점을 숨기고 분식하는 것이 예사인데 선생님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그 대목에서 선생님은 참 훌륭한 분이라고 기억한다.
홈카밍데이 행사에 갔을 때 그분은 부산시 교육감이 되어 축사를 하셨다.
역시 제자리를 찾아 후학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분은 자녀 두 분을 두신 것으로 신문 기사를 보고 알았다.
그리고 부산남천성당에서 장례미사를 하는 것을 보니 가톨릭 신앙에 귀의하셨던 것으로 짐작되었다.
존경하는 선생님,
부디 천국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며 늘 선생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선생님, 부디 안녕히 가십시오.
첫댓글 약15~6년 전인 2000년도 초반
내가 동기회장을 할 때 신정옥 선생님의 부고를 듣고
당시 동기회 총무이던 권우혁과 함께 밀양의 빈소를 찾았다
거기에서 선생님의 동생인 고 신정준 동기도 만났지만
또, 뜻밖에도 우명수 선생님도 뵈었다
우명수 선생님과 신정옥 선생님은 사돈지간으로 부산상고 재직 때 인연을 맺어
신선생님 아드님과 우선생님 따님이 결혼을 했지만
불행히도 젊은 군인 장교였던 신선생님 아드님이 사고로 일찍 유고를 하면서 헤어졌다고 한다
그날 우명수 선생님의 따님이자 신정옥 선생님의 며느님이었던 그 젊은 여인이 서럽게 흐느껴 우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
우명수 선생님은 2학년 때 우리반 담임이셨는데
어느날 불시 책가방 검색을 통해
그당시 여학생 잡지를 통해 펜팔을 주고받던 나의 편지들이 선생님께 발각이 되었다
그 뒤로 서면로타리 감로당 빵집에서 선생님과 2~3번 카운슬링을 받으면서 나는 더 성숙(?)해졌다
뒤늦게나마 선생님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올립니다
그런 일들이 있었구나.
신정욱 선생님과 우명수 선생님이 서로 사돈지간이었다니 참 세상 일은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부음 기사에 따님 두 분 중 사위 한 분의 이름이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하면 펜팔의 증거물인 편지는 개인의 사생활로 선생님으로서도 함부로 침해하지 못할 일인데
호랑이 담배 피울 적 이야기인 모양이다.
어쨌든 제자가 옳은 길을 가도록 그토록 성의를 보이셨다니
그 분의 인간미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카운슬링의 내용이 자뭇 궁금해진다.
오늘 우동성당의 장례미사에 가서 마르코 선생님의 떠나가시는 길을 배웅 해 드렸으며, 하늘나라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도드렸습니다.
부디 편히 잘 가시옵소서.
장하오.
대단히 수고많으셨소.
나도 2학년 3반 같은 반인테 ...
미스타 우 선생님은 군사문화 시절에 민주화교육 선구자라고 그 당시 생각했었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랜만이다.
몸은 건강하고 편안히 잘 계시겠지?
신정욱 선생님의 銜字가 오류가 있는 모양이다.
아니면 신정욱 선생님이라고 기억하고 신정옥이라고 썼는지도 모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