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간,
대개 음식물 같이 상하기 쉬운 것에 붙이는 날짜다.
영어소는 expired date 라고 한다.
더 이상 쓰면 (먹거나 마시면) 안 되는 '끝이 나는' 날짜다.
유통기간이 지난 것을
버리기가 아까워서 먹었다가 탈이 나는 일이 종종 있다.
하긴,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부대 찌게,'
그 찌게의 재료가 대개 미군 부대의 식당에서 흘러 나온 것이었다.
처음에는 '꿀꿀이 죽'이라고 했다가
언제가부터 '부대 찌게'라고 이름이 바뀌었다.
아주 가난했던 시절,
유통 기간이 지난 음식도
잘 소화시킬 정도로 '위장의 힘' 이 막강해서였을까...?!
요즈음,
아주 듣기 거북한 말이 생겨났다.
'사랑에도 유통 기간'이 있다는 ~~
처음 만났을 때에는 남녀 모두 '싱싱하게' 보였고,
그 사랑의 행위도 '산뜻' 하다.
그러다가 '서로를 잘 알아가면서'
(사실 사랑을 시작할 때에는 자신의 약점을 감췄을 뿐인데..)
산뜻하고 싱싱했던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도 그만 만나지 않아도 그만인 '시들한' 사이로 바뀐다.
그러다가 싫증이 나고
최악에는 '웬수 사이'가 되고 만다.
그런 뜻에서 사랑의 유통 기간은 3 년이라는 말도 있다.
새로 대통령이 되면
국민과의 '밀월 기간'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 대통령과 국민 사이가 아주 '산뜻'하게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약점이 슬슬 들어나고,
실망하다가... 아주 싫어하는 사이가 되고 만다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일부가 생각하는
유통기간이 지난 사람이어서 '과감하게' 버린 것일까...?!
사람은 그런데,
(하긴 아름다운 경치도 마찬가지..)
나는 수 십 년을 보아왔어도
아직까지 싱싱하게 '(거짓말 조금 보태서)가슴 설레게 하는 경치가 있다.
그 하나는 San Francisco 의 명물인 Golden Gate Bridge 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그 가까이 볼 일이 있는데,
볼 때마다 멋져 보인다.
날씨에 따라 달라보이는 까닭인지 모르지만 ~
또 있다.
석양의 고속도로 (물론 붉은 구름이 있을 때)가 그렇다.
핀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몸과 마음을
아주 편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다른 하나,
그 또한 San Francisco 인데,
그 도시를 약간 멀리서 바라 볼 때 참 멋지다.
물론 구름이 좀 끼면 더 좋고...
수 십년 동안 보아 왔어도,
그런 경치에는 유통기간이 없는 것일까...?!
내 마음과 몸을 들뜨게 한다.
사람을 보고 또 봐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또 만나도
그런 설렘이 계속될 수 있으면
'사랑의 유통 기간'이라는 해괴한 낱말이 나오지 않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