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전까지 듣지 못했던
사운드를 먼저 주목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산울림 형제가 보여준 새로운 가사쓰기의
전범으로서의 평가를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산울림 음악 자체의 질을 떠나서
새로운 사고가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작곡할 때도 생각했던 것은
'사랑이 떠나가서 슬픈 사람이라면 눈물이 먼저 나오지
어떻게 내사랑 떠나갔네~하고 노래를 부를까?'라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래는 진한 감정이 배어있는 노래가 별로 없다.
산울림 노래들은 상당히 객관적이면서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을 견지했다.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용되기까지는 8집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당시에 감정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무거운 주제같은 것들은 피해갔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다루어야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을 노래하려면 노래 이전에 다른 행위들이 먼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은 산울림의 노래를 듣고
'아무것도 아닌 얘기를 어떻게 저렇게 할까?'라고 봤을 것이다.
'비닐 장판위에 딱정벌레가 가는데 그걸 어떻게 노래할까?' 등..
반대로 우리는 '사랑이 떠나가는데 어떻게 저렇게 노래할까?'라고 생각했다."(김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