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2018년부터 작성해 온 글로써, 매년 조금씩 교정하여 다시 올리고 있습니다.]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와 다윗의 증조 할머니 룻의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리브가는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 선뜻 나섰던 믿음의 여인이었지만(창 24:58), 하나님의 뜻을 자기의 꾀로 이루려했습니다(창 27장). 그 영향이 시집을 통한 것이었든, 친정을 통한 것이었든, 리브가는 자기 꾀를 쓰는 분위기(세상문화)에 젖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결과 하나님으로부터 놀라운 부르심을 받았으나 그 부르심을 성취하는 과정은 전혀 훌륭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룻은 자기 부르심을 알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성취하는 그 과정이 너무나 훌륭합니다. (관련 영상 여기) 그런데 이러한 성경의 사건들과 이에 관한 인간의 부족한 이해와 설명이, 결과적으로 ‘예정론’을 낳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리브가는 알았지만 그르쳤고 룻은 몰라도 잘 이루었으니 모르는 게 낫다. 그래서 하나님이 안 알려 주시는 것이다.’ 이렇게 말입니다. 저는 이런 주제에 있어서 구약의 요셉이 가장 바람직한 예라 보는데, 그는 자신의 부르심을 어려서부터 알았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성취하는 과정에서도 온전히 주님만을 의지하며 매 순간 하나님의 방법만 선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르심을 아는 것도 중요하고 그것을 이루는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둘 다 아는 것이 최선입니다.
자신의 부르심을 발견한 후에,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도 주님께 물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계속해서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한계는 하나님께서 만드셨다고 저는 보는데, 그것은 모든 과정을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려는 하나님의 속성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마음 상태를 온전히 아시는 분은 오직 주님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마음 해부학’이라는 영상에서 마음의 한계에 대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관련 영상 여기) 마음의 한계 중에 하나는 항상 결단만 하고 구체적 방법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라고 고백하는 분들께, "아, 그러시군요. 좋은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라고 물었을 때, "네, 말씀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답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경우 항상 깨닫기만 하고 삶에 별 진전이 없습니다.
(딤후 3:7) 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
한 번도 구체적 결단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확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신기하게도 이유는 바로 다음 구절에 나와 있습니다.
(딤후 3:8) 얀네와 얌브레가 모세를 대적한 것 같이 그들도 진리를 대적하니 이 사람들은 그 마음이 부패한 자요 믿음에 관하여는 버림 받은 자들이라
우리는 ‘부패’라는 단어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데, 마음이 부패했다는 것은 마음이 상했다는 뜻입니다. (음식이 부패했다 = 음식이 상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알면서도 진리를 대적하랴만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진리를 대적하는 격이 됩니다. 마음이 상했기 때문에 진리를 들었을 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 결과 진리를 전하는 사람을 대적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상했으니 믿을 수 없고 믿음에 관하여는 버림 받은 자, 즉 믿음과 상관없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난다고 봅니다. 일부러 그러는 그리스도인은 없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인간의 마음에 이러한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면 올해의 목표, 인생의 중, 장 단기계획 작성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가도 그만큼 중요하며 이것은 저 자신에게도 지금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이 모든 과정 중에도 오직 주님만 의지하는 것도 꼭 기억합시다. 실제로 그 목표를 성취하는 것보다 성취하는 과정 중에 깨닫게 되는 내 마음의 상태에 관한 것이 더 본질적이고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과정의 모든 순간에 우리가 주님만 의지하길 바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1. 하나님의 뜻(부르심, 비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방법, 사명) 이루는 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2. 부르심과 사명에 가까이 가지 못하는 이유는 내 상한 마음 때문일 수 있으니 매 순간 주님의 도우심으로 우리 마음을 온전케 하자.
할렐루야! 저와 여러분의 2024년이 예수님과 더욱 긴밀히 사귐으로써 그분의 인도를 더욱 세밀하게 받는 한 해가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