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age of the Yufuin, Japan
유후인은 큐슈 지역에 있는 마을로서 연간 4백만 명의 여행객이 몰리는 일본 최고의 온천 휴양지이다. 아름다운 유럽 마을 같은 컨셉트로 기획되고 발전하고 있는 유후인은 큐슈 지역에 위치해서 일본 제 1의 온천지로 평가 받는, 일본 전통미를 지닌 구로카와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온천 휴양지로 인정받고 있다.
큐슈의 관문인 후쿠오카에서 유후인까지 가는 교통편으로 기차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높다. 기차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경치도 그렇고 일본 기차 특유의 쾌적함으로 여행의 느낌도 좋지만 유후인에 도착하자마자 이소자키 아라타라는 오이타(유후인과 가까운 도시)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가 지은 기차 역을 만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여행자가 유후인과 본격적인 사랑에 빠지는 것은 우아하면서도 동화적인 유후인 역을 빠져 나오는 순간부터다. 정면으로 쭉 뻗어있는 도로 끝에는 부드러우면서도 웅장한 유후다케 산이 버티고 서있고 그 도로 양쪽에는 젊은 여행자의 시선을 붙들어 놓기 충분한 매력적인 상점과 식당 등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분명 찻길이고 기차 역과 중심가를 연결하는 도로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서 여유로운 느낌을 전해준다. 여기에 클래식한 분위기의 마차와 붉은색 영국 클래식 자동차가 등장하기라도 하면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만들어지게 되고 여행자의 눈은 금새 하트 모양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1 온천과 료칸이 흔한 유후인은 신혼여행지로도 좋다.
2 유후인은 연간 400만명의 여행객이 몰리는 일본 최고의 온천 휴양지로 전통 료칸에서도 온천을 즐길수 있다.
3 유후인 주변에는 산이 많아서 마치 알프스 근처의 휴양 마을 같은 느낌마저 돈다.
4 호수 주변에 단풍 나무가 많아 경치가 좋고 카페나 숙소 등의 시설이 호수를 접하고 있는 긴린코는 유후인 최고의 관광명소.
5 여유로운 느낌을 전해주는 유후인의 거리에서는 종종 클래식한 분위기의 마차와 붉은색 영국 클래식 자동차가 등장하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만들어지게 된다.
유럽스타일의 휴양지에서 즐기는 전통 료칸
큐슈는 일본에서도 가장 먼저 개항하고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인 곳으로 유난히 서구(특히 유럽)의 문화를 경배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증거물들이 많은 편이다. 한 때 큐슈의 패키지 여행을 주도했던 나가사키의 하우스텐보스가 그 대표적 예다. 풍차와 물로 유명한 네덜란드를 테마로 해서 대규모 테마파크를 만든 것이다.
디즈니랜드 같은 놀이공원을 기대하고 방문한 한국 여행자들에게‘일본 속 네덜란드’컨셉트의 하우스텐보스는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유럽에 대한 생각이 일본인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유후인은 하우스텐보스에 이어‘유럽과 일본의 만남’을 시도한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이해할 수 있다.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은 같다.
입장료를 내지 않는 사람 사는 마을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유후인은 비슷한 컨셉트의 하우스텐보스보다 훨씬 성공적으로 보인다. 유럽의 분위기는 주로 거리와 상점에서 느낄 수 있다. 온천은 전통적 스타일의 료칸에서 즐기면서, 다른 온천 휴양지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다양한 쇼핑을 즐기고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거리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스타일의 온천 휴양지를 만든다는 컨셉트는 애초부터 젊은 여성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유후인의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는 여성들의 인파는 그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의 만남이 유후인 성공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마을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있는 1,600미터의 유후다케 산을 포함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아직도 마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정갈한 논과 생명력 넘치는 수로를 만들어낸 마을 주민들의 부지런함 등이 합쳐져 유후인은 일본 제 1의 온천 휴양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탐구는 유후인에서 온천과 쇼핑 외에도 꼭 시도해 볼 만한 것이다.
볼거리와 즐길 것들로 가득한 온천 휴양지
유후인이 온천 휴양지로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구로카와 같은 온천보다는 훨씬 늦은 1980년대 일이다. 그 전에는 유후다케 등 산으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었다. 후발 주자로서 큐슈에서만 해도 숫자를 세기 힘든 정도로 많은 온천 마을과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유후인은 차별화되는 특징이 필요했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회의를 한 끝에 유럽의 분위기를 가진 온천마을로 컨셉트를 정하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온천마을은 천편일률적으로 일본 전통적인 분위기였으나 유후인은 과감히 새로운 컨셉트를 마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유후인은 이처럼 마을 주민들의 협력과 철저한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온천 휴양지다.
유후인은 자체로 여행의 유일한 목적지로 삼아도 되는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지만 유후인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전통의 온천마을 구로카와와 함께 연계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유휴인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 고민에 빠져보자. 패키지 여행에서 유후인은 이동 중에 오후의 한 때를 보내는 경유지의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그것은 유후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보통의 온천마을이 온천 말고는 할 게 없어서 심심한 반면 유후인은 구경하고 즐겨야 할 것들에 치여 오히려 휴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재미 있는 곳이다. 그 때문에 숙박을 하면서 즐겨야 제대로 진가를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유후인이 구로카와나 다른 온천마을과 비교했을 때 여행지로서 가장 강점은 볼거리와 즐길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마을을 둘러보며 쇼핑을 즐기는 것도 하루만으로 부족하다. 여유가 된다면 최소한 2박 이상을 하며 유후다케 산까지 올라가보는 것이 좋다. 유후인은 온천 료칸의 천국이다. 대형 건물을 사용하는 호텔 형 숙소부터 객실 5개 정도의 민박집까지 스타일도 다양하지만 대부분대부분 석식과 조식이 포함된 료칸 스타일로 운영하고 있다.
인기 여행지답게 숙박비는 비교적 높은 편인데 가장 저렴한 료칸이 일인당 일박에 8천엔 정도 수준이며 2만엔 정도면 수준 높은 고급 여관에 투숙할 수 있다.
자전거로 돌아보는 유후인 관광지
유후인을 제대로 보려면 유후인 역에서 긴린코까지 이어지는 길이 1.2킬로미터 정도의 메인 스트리트를 걸으면서 거리 구경과 쇼핑을 하자. 상점들이 양 옆으로 줄지어 서있는 유후인의‘명동’이라 할 수 있다. 메인 스트리트는 하나의 거리가 아니라 여러 개의 거리가 이어진다.
유후인 역에서 비스피크까지, 비스피크에서 자동차 역사관까지, 자동차 역사관에서 긴린코까지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비스피크에서 자동차 역사관까지의 600미터가 그 중에서도 가장 번화가라 할 수 있다. 차도 다니긴 하지만 보행자 중심 도로처럼 조성되어 있다. 이 거리만 벗어나면 시골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분지인 유후인은 고도가 일정하고 도로에도 차량이 많지 않아서 자전거 타기에 더없이 좋다. 재미도 있고 마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니 산책 전에 자전거로 마을을 돌아보면 좋다. 수로를 따라다니는 자전거 코스는 더없이 아름답다.유후인 역 근처의 상점이나 관광 안내소 본점에서 한 시간에 200엔 정도에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자전거 타고 마을 돌아보기 전에 유후인 역을 볼 수 있다. 역 주변에는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있어서 유후인의 관문이라 할 수 있으며, 역 자체가 볼거리가 된다. 긴린코는 폭이 50미터 정도 되는 호수로서 유후인 최고의 관광 거리도 꼽힌다. 호수 주변에 단풍 나무가 많아 경치가 좋고 카페나 숙소 등의 시설이 호수를 접하고 있다.
온천수가 유입돼 겨울에도 수온이 높은 편인데 기온이 쌀쌀한 날 아침에는 물 안개가 많이 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호수 위를 한가롭게 떠다니는 몇 마리의 오리들이 카메라의 표적이 된다.수호신처럼 마을 북동쪽에 서서 유후인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후다케 산은 1584미터의 산이다.
유후인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이 산은 나무가 거의 없고 녹색의 풀로 덮여있어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웅장함을 뽐내는 특별한 산이다. 두 개의 봉우리도 특이하다.
유후인의 료칸들은 대부분 객실과 온천탕의 방향이 유후다케 산을 향하고 있다. 유후다케 산은 보기만 하는 산이 아니다. 등산 등의 체험에도 훌륭한 조건을 제공한다. 벳부 쪽으로 향하는 도로 변의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는 걸어서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1 식도락가의 미각을 자극하는 료칸요리의 대명사, 가에세키 요리.
2 구르메시티에 있는 맥주집. 구르메시티는 식료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쇼핑센터로서 료칸에서 마실 맥주나 음식을 구입하는데 좋다.
3 유후인은 유럽의 분위기를 가진 온천마을로 컨셉트를 정하고 일본 최고의 온천 휴양지로 발전했다.
4 유후인의 얼굴인 유후다케 산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웅장함을 뽐내는 특별한 산이다.
5 분지인 유후인은 고도가 일정하고 도로에도 차량이 많지 않아서 자전거 타기에 더없이 좋다. 재미도 있고 마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니 산책 전에 자전거로 마을을 돌아보면 좋다. 수로를 따라다니는 자전거 코스는 더없이 아름답다.
길거리 음식과 료칸에서 즐기는 밤의 여흥
유후인은 지역을 찾는 여행자의 수에 비하면 식당의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그것은 유후인을 찾는 여행자들이 대부분 묵는 료칸에서 아침과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밖에 나와서 먹는 기회라는 게 점심 한 끼뿐이고 양에 있어서도 엄청난 가에세키 석식을 위해서 점심에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이니 식당이 장사가 잘 안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한창때인 저녁 7시경 이면 벌써 식당들이 문을 닫는 것도 료칸 문화와 관련이 있다. 점심 시간에도 11시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 영업을 하고 휴식을 갖는 식당도 많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같은 이유로 거한 음식을 파는 곳보다는 우동이나 규동 등 간단한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많고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길거리 음식이 발달해있다.
길거리 음식은 유후인 거리 산책의 즐거움 중 하나로서 고로케, 메론빵, 케익 등 비교적 다양한 먹거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음식점을 가는 것보다 길에서 이것저것 먹으면서 즐거움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나이트라이프는 식사보다 더 열악한 부분이다.
관광객 수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유후인의 밤은 썰렁 그 자체다. 술집의 분위기를 따지기 전에 술집 자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유후인의 술집은 유후인 역이 있는 사거리 주변에 모여있다. 서구식 바보다는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선술집 분위기다. 무라타 등 고급 료칸에는 외부 손님에게도 개방되는 바나 카페가 있으니 가볼 수도 있다.
유후인에서 밤을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료칸에서 쉬는 것이다. 가에세키 요리는 식사시간이 유난히 긴 편이다. 술을 곁들여 식사를 하다 보면 밤이 깊어지고 온천을 하고 나면 갑자기 졸음이 쏟아져 잠이 드는 경우가 많다. 료칸마다 다르지만 라운지를 두고 밤에 손님들이 모여 차나 술을 하는 곳도 많다.
료칸의 객실에는 보통 냉장고가 있으므로 구르메 시티Gourmet City 슈퍼마켓에서 미리 술 등을 사서 재워놓고 밤에 즐기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밤 10시까지 열기 때문에 밤을 활용해서 구경하고 쇼핑을 즐기거나 료칸에서 파티를 벌리는데 필요한 것을 사는데 유용하다.
유후인, 신혼여행으로 딱이다
유후인은 여러가지 면에서 신혼여행에 좋다. 온천과 료칸이 흔하고 명성과 어울리지 않게 아직도 한적한 시골 농촌의 분위기를 갖고 있으며 주변에 산이 많아서 마치 알프스 근처의 휴양 마을 같은 느낌마저 돈다. 산책하기도 좋고 자전거 타기도 그만이다. 거기에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리와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 예쁜 상점들과 미술관 등 구경거리가 있다.
료칸의 가에 세키 요리를 포함해서 식도락도 만족스럽다. 동남아의 휴양지와 비교를 해보면 장점도 쉽게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가깝고 우기와 건기에 크게 신경 쓸이유가 없으며, 봄과 가을에 여행하기가 더 좋다는 점이다. 료칸이나 교통편의 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어서 성수기에도 큰 차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점이다.
유후인은 다른 일본의 여행지처럼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벳부 같은 온천여행지와 달리 여행사가 쥐고 흔드는 식이 아닌 개별여행에 적합한 환경으로 되어 있어서 유리한 점도 많다. 정리하자면 ''''휴양여행=열대 바닷가''''라는 공식에서 탈피할 수만 있다면 유후인은 신혼여행에도 최고의 조건을 가진 목적지 중 하나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