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동국사
이번 문학탐방에서 군산의 유적지 곳곳을 돌며 상세히 본다. 일본 잔재로 남은 사찰 동국사로 오르는 길은 약간 가파르다. 도로변에는 군산이 고향인 고은 시인의 시가 걸려 있어 서초문협 문인들의 시선을 이끈다. 동국사에 고은 시인이 입문하여 10여년간 머물다가 속세로 나갔기 때문에 더욱 애잔한 그의 향수가 서려 있다. 이 사찰은 1913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승려 우치다에 의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 그래서 한국의 전통사찰과는 다른 양식을 띠고 있다. 주요 건물은 대웅전, 요사채, 종각 등이다. 정원에는 울창한 나무 숲이 싱그럽다. 대웅전은 요사채와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팔작지붕 홑처마 형식의 일본 에도 시대의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창문을 많이 달았고, 처마에는 우리 나라 사찰과는 달리 아무런 장식도 없는 특징을 하고 있다. 김남곡 스님이 8·15 해방 후 금강사였던 이 사찰을 동국사로 개명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인 선운사의 말사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식 사찰은 모두 없어지고,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찰이다. 특히 동국사 대웅전은 2003년에 등록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다. 일본 목조건축 양식의 사찰 건축물이다. 그 당시의 모습 그대로인 불교 사찰이다. 눈으로만 바라보면 대웅전과 주변 풍경이 매우 수려하다. 일본 현지의 사찰 앞에 선 느낌이다. 가슴으로 바라보면 서러운 일제 잔재다. 하지만 파괴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여 그 당시의 불교 역사를 전시함에 숙연해진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여늬 사찰과 크게 다르진 않고 엄숙한 분위기다. 오늘의 우리에게, 다시는 뼈아픈 과거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훈시하는듯, 동국사는 조국의 혼으로 승화되어 그렇게 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