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큰 비극은 전쟁이다.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 왜 사람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가? 어리석은 질문이다. 다 부질없는 인간 욕심의 결과이다. 지금도 지구촌에는 경기하듯 전쟁을 한다.
강원도의 3월은 춥다. 그늘진 곳에 눈이 얼어 있다. 차가운 눈바람이 윙윙 소리를 내면서 내 몸을 파고든다. 찬 기운이 살을 저민다. 정말 춥다, 강원도의 추위는 정말 무섭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산하다. 작전명령 적을 생포하라는 명령이다. 대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62 |
깊은 침묵이 흐른다. 후퇴하는 북한군이 밤에 원산 지역을 향하여 후퇴한다는 정보다. 북한군을 공격해서 생포하라는 것이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김 상사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대원들이 정식으로 전투훈련을 받은 강인한 전투병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도 다행히 눈빛에 가시거리는 밝게 잘 보인다. 대원들은 도로변 양쪽 지형을 이용해서 숨죽여 잠복했다. 앞에서 경계병이 달려온다. 북한군이 다가온다는 전갈이다. 뒤이어 북한군 선발대 둘이 온다. 그대로 통과다. 뒤이어 북한군 한 무리가 다가왔다. 김 상사의 총소리에 일제히 사격을 가한다. 마구 총을 쏘았다, 아니 마구 퍼부었다. 적은 혼비백산 쓰러진다. 사방을 도망간다. 총 소리가 멈췄다. 김 상사가 현장을 살핀다. 63 |
그 날에 적군 15명을 사살했다. 대 성공이다. 사살된 북한군의 몸을 수색한다. 북한군의 소속을 확인했다. 전쟁에서 이처럼 통쾌하게 승리하기는 처음이다. 승리한 기분 이런거구나 쾌감을 느꼈다.
그날 적군 생포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김 상사와 대원들은 안심했다. 그때 만일 적이 역습으로 공격했다면 우리 대원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천만다행이다. 모두 다 무사했다. 다시 대오를 갖추고 간다. 건너편 산 밑에 초가집이 봉니다. 반가웠다. 오늘 밤은 모처럼 대원들이 초가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긴장이 풀린 대원들이 승리감에 도취 된 채 모두 깊이 잠들었다.
그날 이후 64 |
나는 그날의 작전에 갈등이 일어나곤 한다. 적군 15명이 사살 됐다.
그 중에 내 총에 맞아 죽은 적군은 없는가? 내가 사람을 죽였는가? 그래서 내 손에 피를 묻혔는가? 코에서 피비린내 나는 것 같다.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 지금 내 모습에서 숨겨진 악마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내 속에서, 선과 악이 이렇게 서로 싸우고 있구나.
세상은 온통 게임 천국이다. 사람들은 평화를 노래하면서 지도를 펼쳐놓고 게임하듯 전쟁놀이를 한다. 이제는 지구촌에서 악마의 놀음인 전쟁 게임을 멈추게 하는 이 숙제가 제발 풀리기를 원한다. 다시는 내 손에 붉은 피를 묻히고 싶지 않다. 65 |
롬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