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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5일 비엔나
오늘은 어린이 날.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평일.후후~
늦게 일어나서 천천히 호텔 근처로 점심 먹으러 나감.
우리 딸은 역시나 계란프라이. 계란 프라이 매니아~
식사가 가능한 카페 겸 레스토랑. 유럽의 레스토랑은 다 좋은데, 흡연 구역이 대부분이라 딸아이에게 너무 미안~
뭐든 잘 먹는 예쁜이~. 저렇게 유럽 다녀온 후로는 집에서도 포크와 나이프로 계란프라이를 즐기신다. 헐~
U반을 타고 가다가 칼플라츠 역에서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는 S반을 갈아탄다. U반 S반이 있는 것은 독일과 같은데, 독일은 외곽이 사철인 S반이고, 비엔나는 외곽이 국철인 U반이라서 사실 시내를 다니기는 독일이 좋다. 공짜공짜 독일 시내 지하철. 하지만 비엔나는 어차피 day티켓을 끊으면 트램이 잘 되어 있어서 트램, 버스, 지하철 다 통용되니까 트램을 타고 시내이동을 하면 된다. 벨베데레에서 트램을 타고 슈바르첸베르크 광장까지도 갈 수 있다. 사실, 모두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지만, 그건 애가 없을 때 얘기이고, 어린이와 함께라면 day티켓 필수인 듯. 어느 담배가게에서나 구입 가능하다. 노선설명 듣기도 담배가게가 제일 편하다.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고, 가장 가까운 버스편도 안내해준다.
S반을 갈아타는 일은 좀 복잡했다. 일반 지하철처럼이 아니고, 유레일 열차를 타듯이 S반 전광판을 보고 유레일 기차들 사이에 있는 국철을 찾아 타야한다. 전광판 보고 플랫폼을 찾아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일도 좀 벅찼다는. 하지만 자세히 전광판을 들여다보면 단순하기도 하고, 방송에도 나온다. 열차 종착역과, 플랫폼 넘버가 영어로 방송되니 전광판을 잘 보면서 귀를 기울일 것.
그게 아니라면 그냥 슈바르첸베르크 광장에서 벨베데레 궁전으로 가는 트램을 타시길. ^^
트램 정보는 책에서 봐서 알고 있었지만 전철이 편한 줄 알고 전철로 갔다. 그런데 궁에서 나오니 트램 역이 있어서 트램을 탔더니, 완전 가깝고 편했었다. 그래그래. 트램이 훨씬 좋아~이렇게 트램이 간단할 줄이야. 홍~
벨베데레 궁전 역에서 내리면 딱 궁전 입구가 보인다. 햇살이 저렇게 좋아도 비엔나는 춥다.
궁전 입구. 일단 입장은 공짜. 궁 건물안으로 들어갈 때만 유료. 상궁, 하궁 패키지 티켓, 상궁 티켓, 하궁 티켓을 판매한다.
우리는 상궁 티켓만 끊었다.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궁이 상궁이라기에.
벨베데레 궁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 양식을 모방했다고 한다. 다들 알고 있는 정보이지만, 베르사이유 궁전을 갔다가 벨베데레를 가면 정말 놀랍도록 비슷해서 깜짝 놀란다.
무슨 데자부도 아니고...내가 여기 와봤었나? 할 정도로 비슷하다는...
사전 정보를 모르는 사람이 와 봐도, 아...둘 중 하나는 모방이구나...하고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것이다.
상궁 앞 호수는 정말 뛰어들고 싶을만큼.......--;;수영장같다. ㅎㅎ
상궁 앞 스핑크스
저 앞으로 슈테판대성당이 보인다. 벨베데레 궁전과 슈테판성당까지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궁 쪽에서 하궁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앞은 햇살, 뒤는 구름 그림자. 궁이 넓긴 넓소이다.
이번엔 하궁을 등지고 상궁을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
벨베데레에도 미로정원이 있다. 정말, 베르사이유같은.
유럽에 가면 잔디천국이라고 했더니, 꼭 하이디처럼 잔디에서 굴러보고 싶다고 했던 우리 딸.
그런데 막상 오니, 개똥이 장난이 아니라서 누워볼 수 없었는데, 벨베데레 궁에는 개 출입금지라서 똥이 있을리 만무.
신나게 누워보는 어린이. 정말정말 행복해했다.
저 잔디에서만 1시간은 논 거 같네.
하궁에 도착. 하궁까지 걸으니 좀 힘든 걸? 시원한 음료수라도 먹고 가야겠다.
하궁에 다다라서 상궁을 바라보며 한 장 찰칵!
2층 레스토랑. 하궁에는 레스토랑도 있고, 카페도 있다. 우리는 레스토랑으로~
멋져멋져, 비엔나 소시지.
우유와 맥주, 소시지, 빵, 홀스래디시까지 초토화. 생 홀스래디시는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다.
절임도 아닌, 가공도 아닌, 즉석에서 채 썰어준 홀스래디시! 내가 알고 있던 홀스래디시 맛이 아니다. 환상환상!!!
만약 유럽에서 산다면, 혹은 조리할 수 있는 곳에 머무른다면, 홀스래디시를 사서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올라가는 길 미로정원 가운데의 그잔디에서 다시 한참 놀기.
올라갈 때는 분수 안쪽으로 구경하면서~
분수에서 길쪽으로 올라가는데, 아기 요정 조각이 12개 있었다. 그 아래에는 각 월이름이 새겨져있었는데, 5월생이자 영어이름이 May인 우리 딸은 May를 찾아내더니 사진찍어달라고 한다. 그래그래, 우리 오월이 예쁘구나. ㅎㅎ
MAY를 보고나더니 기분이 좋아진 우리 딸.
상궁 입구. 좀 쉬었다가 상궁 티켓 사자.
티켓을 사서 상궁에 들어가 클림트의 키스 및 고흐, 고갱, 쉴레의 그림을 보았는데, 결정적으로 촬영 금지. 정말, 헐~~
트램을 타고 슈바르첸베르크 광장에 도착. 벨베데레 궁에서 2~3 정거장 밖에 안되는 거리.
광장에서 한 두 블럭 떨어진 곳. 분수 앞 잔디에서 쉬기.
비엔나 박물관 뒤쪽 골목. 후미진 길 인데도 거장의 포스터들이!!
음악이 아닌 미술로 비엔나, 오스트리아를 먹여살리는 에곤쉴레와 구스타프클림트.
아,
벨베데레에 들어가서 무지하게 기대했던 키스를 보고선 우리 딸이 했던말이 생각난다.
관람용 의자에 앉아서 1분 정도를 말없이 그림을 주시하길래, 감동을 받은건가 싶어서 딸에게 물어봤다.
엄마 : 실제로 보니까 어때?
딸 : 응, 크네. 생각했던 거 보다 그림이 참 크다.
엄마 : 크기만 해? 느낌이 어떠냐구
딸 : 그런데...이게 뭐 어쨌길래 다들 이렇게 보러오는 거야?? 뭐 어떻다는 거야??
오!!! 역시 너는...
비엔나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있지 않고있구나!!
나는 비엔나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 너를 여기까지 데려온게야.
짤쯔부르크 역 기차 딜레이를 알려줬던 할머니와, 벨베데레의 너를 보고 엄마는 또 도를 깨우치고야 말았다.
허허~~
박물관 앞 분수
박물관 앞 분수 앞 놀이터. 오늘도 또 놀이터. 맨날 놀이터.ㅎㅎㅎ
혼자 놀기
또 혼자 놀기. 우리 딸은 혼자 노는 것도 좋아한다.
슬슬 우리 아이 주위로 애들이 몰린다. 유럽 놀이터에서 우리아이는 인기 짱. 항상 애들이 몰려오는데, 동양아이라서 호기심이 있는건지...
그러나 쒹크한 우리 딸. 남자아이들 뿐 아니라 여자애들도 우리 딸에게 항상 관심을 보인다.
우리 딸은 매력녀. ㅎㅎㅎ 오리엔탈한 매력녀~ ㅋㅋ
그 중 한 아이가 우리 딸 환심을 사는 데 성공. 역시 또래끼리는 금방 친해진다. 동갑이시란다.
훗~ 넌 아직 나와 놀긴 어려~
또 한 분 납셨다.
하지만, 나만이 너의 친구야~~급 친해지는 동갑내기들.
멀리서 보면, 둘이 꼭 말이 통하는 거 같다.
즐거운 놀이 후 bye~난 관광이 바빠서 이만...
놀이터에서 칼플라츠 방항으로.
가서 보니 어린이 영화제가. 하지만, 우린 내일 떠나야하는 걸. 진작 알았다면 봤을텐데...하지만 이중에 본 작품이 이미 여럿 있다.
귀여운 하이디도 보이네~
오우~ 오페라하우스. 그냥 겉에서만 보고 가려고 했는데, 딸이 들어가보잔다.
우린 오페라 예약안해서 못봐. 그리고 옷도 정장 없잖아, 했더니, 안에 구경만 해보자, 하는 딸. 넌, 정말 나보다 낫다.
마차가 오자 타자고, 한국에서 타기로 약속했으니까 타잔다.
난 소렌토에서 타자고 한 건데...
비엔나는 비싸~~
로마도 비싸~~
소렌토에서 타자~~ 하하하
그래서 사진만 찍어주겠다고 했다.
와우, 오페라 하우스 안들어와봤으면 정말 후회했을 뻔!!!
2층 정원 정말 좋다!! 그리고 화장실도 이용해줬지.
공짜로 유럽 화장실 쓰기. 화장실은 지하 1층에 하나 뿐. 공연장 밖의 화장실은 하나밖에 못찿았다. 더 있겠지만, 그 정도로 눈에 안띈다.
역쉬 화장실 인심은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오페라 하우스 2층 정원. 앞에 카페도 있고. 정원도 예쁘고.
공연 안보시더라도 걱정말고 천천히 2층 정원도 둘러보시길.
벤치에 앉아서 물을 먹으려고 뚜껑을 땄는데, 앗!! 스파클링!! 난 그럭저럭 먹는데, 딸이 입에 대더니 깜짝 놀란다!!
혀 따가워!!!
생수 새로 사줄까 하니까, 아니, 엄마도 먹는데, 나도 먹을 수 있어!! 하더니 코 막고 먹는다. 하하하. 귀여워.
돌장난.
오페라 하우스 2층에서 쉬고나서 거리 구경. 와우~ 멋지다. 맞춤복집 예쁘네~
비엔나에서 처음 본 피노키오 목공예집. 알고보니 체인점이었다. 어린이용 나무인형, 시계, 키재기 줄자...각종 목공예품이 있다.
특이한 점은 시계나 문패 등에 아이 이름을 새겨준다는 것.
로마에도, 베니스에서도, 소렌토에서도 봤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형 인형이 나와있는 지점은 비엔나에만 있었다.
피노키오를 만지지 말라고 안내문이 써 있었다.
비엔나 기념품 가게
돌다보니 다시 어제 갔던 데멜 카페 앞.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데멜 카페에 가봐야지.
슈바르첸 플라츠에서 오페라하우스 쪽으로 가다보면, 오페라하우스 맞은 편 골목으로 카페 자허도 있는데, 공사 구간이 너무 많아서 카페 자허 쪽으로 가지 않았다. 게다가 카페 자허 입구도 공사 천막으로 가려져 있어서 어쩐지 발길이 안 옮겨졌다는.
1층에서 간단히 케이크를 사간 사람들은 못 봤을 수도 있겠지만,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1층 끝에는 주방이 있다.
주방은 공개 돼 있어서 케이크와 각종 가니시들을 제작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느라 줄이 밀린다.
2층 입구
사람이 많아서 여기서 기다렸다가 자리를 배정받는다. 비흡연 구역 없음. 담배 연기 작렬.
한국에서도 워낙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 여기서도 신이 났다
자허토르테는 질린다며 당근케이크를 주문.
좋아하는 동화책, '워렌의 신나는 당근경주'에 당근 케이크를 만드는 게 나오는데, 그걸 보고 나중에 꼭 당근케이크를 먹어보겠다더니 결국 유럽에 와서 먹어보는 우리 딸.
먹어 본 소감이 어떠냐고 했더니
"자허 토르테 먹을걸" 하는 어린이. 하하하. 그래, 구관이 명관이잖아.
내려가면서 다시 한 컷!!
독일 뮌헨에서 만난 오스트리안들의 강추로 온 도나우 강.
가는 길에 깜짝 놀랄 일을 만났다.
갈아타서 한 정거장을 가면 도나우 강 역인데....
갈아타는 역을 돌아나가는데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있고 웅성대고 있었다.
역에 안내방송이 나오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영어방송이 아니라서 뭔지 몰라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타야 할 열차에 사람이 치었다고.
보니까, 열차는 멈춰있고 사람들이 앞쪽으로 다가가서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사고 나서 갈 수 없다고 나가자고 했다.
난 아이가 볼까봐 서둘러 눈을 가리고 밖으로 나왔다. 역시 나도 보지 않았다. 얼마나 겁나고 놀랐는지...
비엔나의 전철 역은 한 정거장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서 강 쪽으로 아이와 함께 한 정거장을 걷기로 했다.
막 걷고 있는데, 우리 뒤로 앰뷸런스가 경적을 울리며 역에 도착해 구급대원들이 역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제발 무사하기를...
2/3까지 걸었는데 힘들단다. 그래서 업고 강쪽으로 가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업고 가는 모습이 신기한가보다.
그러고보니, 유럽에서 아이를 업고가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유모차에 태우거나 안거나 하는 사람들만 보았다.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우리 딸도 겸연쩍은지 내려달란다.
강변까지는 별로 안 먼데, 강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멀다.
우리나라 한강처럼 강 아래로 내려가는 코스가 꽤나 멀다.
완전 기대하고 강에 도착했는데, 이거 뭔지...완전 한강 판박이. 한강이랑 사이즈도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하고...
요한스트라우스 2세.
너무 미화해서 작곡한 거 아니오???
당신음악의 유명세에 속았소!!
아, 그래...템즈강이나 세느강 가에 사는 사람들은 놀랄만큼 아름다울 수 있어...
인정.
한강보고도 놀랄 게 틀림없다.
솔직히... 템즈강이랑 세느강은...쫌...
쫌...
가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내말이 무슨 뜻인지...ㅎㅎㅎ
내가 정말 좋은 한강이 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거다. 그래그래~
여튼, 좋다.
외국에 왔으니까~~ 하하하
유람선이 묶여있는 줄.
저 곰인형은 등에 있는 지퍼를 열면 내장이 쏟아져나오면서 장바구니로 변신한다. ㅎㅎㅎ
저 뒤로 남산타워도 보이는 것이...딱 한강이구나. 하하하..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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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공감공감 정말 사진만으론 언뜻 도나우강이 한강같아요 ~~
도나우 강 가에 가면, 비엔나는 고전스러운 도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ㅎㅎㅎ 강 건너로는 정말 최첨단. 진짜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한강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