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2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죄인들을 새 계약의 잔치로 부르십니다. 주님의 잔칫상에 앉은 우리 모두 한 형제임을 깨닫고,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공경합시다.
말씀의 초대
집회서의 저자는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을 것이라 한다(제1독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우리가 나아간 곳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너를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3,17-18.20.28-29
17 얘야, 네 일을 온유하게 처리하여라.
그러면 선물하는 사람보다 네가 더 사랑을 받으리라.
18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20 정녕 주님의 권능은 크시고
겸손한 이들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신다.
28 거만한 자의 재난에는 약이 없으니
악의 잡초가 그 안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29 현명한 마음은 격언을 되새긴다.
주의 깊은 귀는 지혜로운 이가 바라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입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12,18-19.22-24ㄱ
형제 여러분, 18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만져 볼 수 있고
불이 타오르고 짙은 어둠과 폭풍이 일며
19 또 나팔이 울리고 말소리가 들리는 곳이 아닙니다.
그 말소리를 들은 이들은
더 이상 자기들에게 말씀이 내리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22 그러나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무수한 천사들의 축제 집회와
23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또 모든 사람의 심판자 하느님께서 계시고, 완전하게 된 의인들의 영이 있고,
24 새 계약의 중개자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1.7-14
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7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8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10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 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14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 어떤 모임이나 잔치에 초대를 받았을 때 윗자리를 고르지는 않습니까?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2021년 11월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요청으로 오늘의 묵상 제공을 중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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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8일 연중 제22주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살레시오회♡
겸손이 생략된 신앙, 겸손이 사라진 기도, 겸손이 결여된 권력처럼 위험한 것은 다시 또 없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이 이웃사랑의 실천과 봉사를 위한 자리라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이, 뭐라도 되는 양, 잔뜩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거들먹거리며,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대놓고 무시하며, 자기 잘난 맛에 푹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봐주기 힘든 꼴불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자꾸만 까마득히 높은 곳으로 올려놓으려고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위태위태한 심정으로 바라봅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내려오기 힘들고, 떨어질 때 충격이 엄청날 텐데...하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와 복음 말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 총애를 받으리라.”(집회서 3장 18절)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복음 14장 11절)
요즘 저는 이제야 좀 철이 드는지, 예수님의 삶과 그분의 메시지를 아주 쪼금 이해하며, 어떻게 하면 끝자리, 낮은 자리에 앉아볼까 늘 고민하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랬더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지고 넉넉해지는지 모릅니다. 가장 낮은 밑바닥에 있으니 가끔씩 넘어져도 상처나 충격이 훨씬 덜합니다. 낮은 자리가 주는 축복과 은총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실감합니다.
겸손은 모든 덕행의 최고봉이자 기초입니다. 다른 덕들은 겸손의 덕이란 기초 위에 건설됩니다. 겸손이 생략된 신앙, 겸손이 사라진 기도, 겸손이 결여된 권력처럼 위험한 것은 다시 또 없습니다. 겸손은 천국 문을 열수 있는 열쇠입니다.
탁월한 인품을 갖춘 분으로서 학자로서도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존경하는 교수님께 한 제자가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답니다.
“스승님,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느끼신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그 겸손하고 훌륭한 스승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내 생애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깨달음은 내가 큰 죄인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이런 큰 죄인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랑해주신다는 깨달음입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외칩니다. “나야 나! 나 정도 되면 괜찮은 거 아니야? 나 말고 누가 있겠어? 그거 내가 다 했어!” 이렇게 겸손이 사라진 우리에게서 하느님께서도 떠나가십니다.
반대로 “이 세상에 내가 가장 큰 죄인입니다. 나처럼 보잘것없는 존재도 없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우리를 보시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우리를 통해 당신 사랑의 기적을 펼쳐나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