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사망 (1979년)
십이륙사건 (十二六事件)은
1979년 10월 26일 밤 7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安家)에서 중앙정보부 부장 김재규(金載圭)가
권총으로 대통령 박정희를 살해한 사건.
(박대통령이 경호실장 차지철(車智澈)의 강경노선을 채택하는 등등..
차지철의 견제로 진퇴위기에 몰린 김재규가 10월 26일 만찬 도중에
박정희와 차지철을 살해한 사건이다.)
여기서 내가 이 사건으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려 함이 아니다.
아침에 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는 나는
26년전의 그날도 5시쯤에 일어나서 라디오를 켜니, 진혼곡만 계속 흘러 나왔다.
아침 6시에 간단한 뉴스로 박대통령이 암살됐음을 언듯 비춰 주었다.
그 후, TV에서는 슬픈 진혼곡과 함께 향피우고 국화를 헌화하는 등
매일 같은 방송으로 지루하고 답답하고 같이 슬프고 우울한 며칠이 흘렀다..
드디어 박대통령의 장례일 아침. 나는 TV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국화로 덮인 차로 운구되는 박대통령의 관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영결식장에서 우리나라 3대 종교의 대표자들이
한 때, 모든 권력을 쥐고 18년이나 대통령이었던 이가
이런 비참한 죽음을 맞고 영가가 되어 저승을 가기 직전인데
목사님과 신부님과 그리고 스님은 과연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로선 귀를 쫑긋 세우고 안들을 수 없는 참으로 중대한 일이었다.
드디어 목사님, 신부님을 이어서 스님 세분이 요령을 하나씩 들고
단상에 오르셨다.
그 세 분 가운데 한 스님이 요령을 흔드시더니,
"영가 영가여, 주었으니 받았고, 받아서 주었으니 그만하고 쉬어라"
하고는 요령을 흔들며, 반야심경을 한편 치고는 모두 내려 가셨다.
나는 이 말씀을 들으며 아, 이게 바로 인과를 말씀하시는 거구나..
하고 내맘에 크게 와 닿았다.
전생에 박정희영가 네가 김재규를 죽였으니, 이생에 와서 잘지내다가
이렇게 김재규 총에 맞아 박정희영가 네가 죽임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 묵은 빚은 다 주고 받았으니 그만하고 쉬어라 한 것이
바로 그 짧은 한마디 중에 다 함축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는 박정희영가가 또,
'네이놈, 김재규 네가 감히 나를 죽여, 어디 두고 보자
기어코 원수를 갚고 말리라' 하고 원한을 갖는다면 세세생생을 두고
서로 엎치락 뒤치락..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끝없는 싸움이 계속된다는 것을
깨우치라고 그네들의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말해 준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인과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누가 나를 죽인다면 알 수 없는 전생에 분명히 내가
그를 죽였기 때문일 거다 하고 원망하는 맘보다
오히려 빚갚아 홀가분하고, 편안한 맘으로 죽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 친구 중에 하나는, 남편이 자기 몰래 남편친구의 빚보증을 서주고
제법되는 액수의 돈을 다 떼이는 게 됐는데..
생각할 수록 그 돈이 아깝고, 볼 수록 자기 남편이 미워서
몇달을 남편과 말도 안하고 지낸다고 저에게 말하기에
전생에 우리 부부가 분명히 그 사람에게
돈을 빌리고는 안갚았을거다 하고 편하게 생각해라.
그래서 이 생에 갚은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전생에 못갚은 것을 이 생에 와서라도 갚는 것이 당연한 건데,
왜 죄없는 남편을 미워하고 스스로 자기 속을 끓여서 병나고,
또 그러면 네 남편은 더욱 속상해서 술마시고 병이 나면,
정말 돈잃고 두 사람 병나고 네남편은 친구까지 잃게 되니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겠노..
그 생각에서 벗어나서 돈은 비록 좀 없어졌지만
그래도 건강한 남편이 있고, 또 네가 건강하고
군에 가고 대학에 다니는 자식이 둘이나 있어 든든한데
이 이상 더 뭘 바라겠냐고 생각하고 편히 지내라.
남편친구가 다행히 재기하여 돈을 돌려주면 다행이고
끝까지 안 주면 정말 빚갚은거라고 편히 생각하면 되잖니..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란다.
부모 자식도, 아내 남편도, 친구도, 친척도, 다 빚주고
빚갚으려고 가까이 모인 사람들이니..
그들이 나에게 잘해주면 고맙고, 나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면
내가 전생에 저분에게 빚이 많으니 더 잘해줘야겠다 생각하면
기뻐할 것도, 서운할 것도 하나 없는 것이란다.."
라고 했더니, "니말 들을 땐 근심걱정 하나 없고 편안한데..
니하고 전화를 끊고 혼자 생각만 하면 부아가 치민단다.
이것도 다 내가 아직도 수양이 멀었기 때문이다..
맘 답답하면 자주 니한테 전화할테니,
귀찮더라도 좋은 말 많이 해주거래이.. "하더군요..^^
이처럼 내가 전생에 빚졌기에 갚아야 하는데도
그것을 모르고 가슴을 쥐어 뜯으며 아까워하는가 하면
준 게 없으니 당연히 받을 게 없는 데도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남편을, 아내를, 자식을, 친척을, 이웃 등등을 원망합니다.
복은 저금한 돈과 같아서 저금한 만큼만 받아쓸 수 있을 뿐입니다.
저금한 돈 다 떨어지면 빈털털이가 되듯,
그 복 또한 완전히 믿을 것은 못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사는 그저 빚주고 빚갚을 뿐이다 생각하면
모든 인연과 세상사에 초연할 수 있으며, 매사에 일희일비로
궂이 기뻐하고 괴로워할 까닭이 전혀 없는 것입니다..
님들의 일상사와 수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제 생각을 이렇게 길게 적었습니다..
항상 매사에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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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과응보는 역연한 것임을 실감하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