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글귀를 봤거든. 인사지개관 그리고 뭐더라. 옥백?" 남편이 너무 흥분한 탓인지 급하게 문지방을 넘어 오면서 다음 글귀를 까먹어 버렸나 보다. 나는 그 모습을 보자 놀부의 화초장 타령이 떠올라 웃음이 터져 나왔다. 놀부가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메고 오면서 신이 난 나머지 "화초장, 화초장" 노래를 부르며 도랑을 건너다가 그만 화초장 이름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하면서 '장'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죄다 불러보지만 기억이 나지 않아 답답해 죽겠다고 하는 내용의 타령이다. 그런데 내가 남편을 흉볼 처지인가. 요즘 내 머리도 자주 오작동이 일어나 금방 떠올랐던 사람 이름이 새까맣게 사라지곤 하는 거다. 건망증 선배들에게 고민 상담을 했더니 이제 내가 자기들 대열에 합류한 거라며 손뼉까지 치면서 좋아라 한다. 그래도 인터넷 검색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어 난처한 순간을 모면하곤 한다. 어쨌거나 남편이 내게 들려주고 싶어한 말이 채근담에 나오는 글귀라는 걸 용케 찾아냈다.
樹木至歸根而後 知花萼枝葉之徒榮 (수목지귀근이후 지화악지엽지도영) 人事至蓋棺而後 知子女玉帛之無益 (인사지개관이후 지자녀옥백지무익) 나무는 뿌리로 돌아간 뒤에서야 꽃과 가지와 잎의 헛된 영화를 알게 되고, 사람은 관 뚜껑을 덮은 다음에서야 자손과 재물이 쓸데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고 말고. 죽고 나면 그깟 부귀 영화나 자식이며 재산이 무슨 소용이람. 그걸 내게 좋은 가르침이라고 전하는 남편이 폐가로 남겨진 고향집을 버릴 수 없다고 움켜쥐고 고집을 부리는 건 또 무슨 조홧속인지 모르겠다. 고향집의 위채는 아버님 돌아가신 이후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나중까지 어머님이 거처하셨던 아래채도 비워둔지 십 오년이 된다. 빈 집의 너른 마당이 아까워서 그랬는지 동네 사람들 몇이 농기계며 벌통 등을 제멋대로 들여놓고 마치 공유지(共有地)처럼 쓰고 있던 것을 몇 해 전에 다 치워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옆집 아저씨가 쇠스랑을 들고 정비하던 포크레인에 달려들며 난동을 부려 파출소 순경까지 출동을 했다. 이 아저씨는 먼 친척뻘이 되는데, 웬 심술인지 새로 집을 지으면서도 제 땅에 대문을 내지 않고 예전 하던 대로 버젓이 시댁 마당을 자기네 출입구로 쓰고 있다. 친척지간 인정으로 네 땅 내 땅 없이 편하게 통행을 허락한 아버님의 선의가 화를 자초한 셈이다. 도시로 떠난 그집 자식들이 저희는 시골집에 별 미련이 없다며 자기 아버지가 병환중이라 얼마 못 사실 것 같으니 그때까지만 좀 참아달라고 부탁을 하는데야 모질게 굴 수 없어 그러마 했다. 그런데 두 해가 지나도 그 아저씨는 여전히 멀쩡하게 벌통을 마당 가득 늘어놓고 일을 하고 있어 오히려 우리 쪽에서 눈치가 보여 고향집이라고 맘 놓고 들여다 볼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시댁의 다른 형제들은 아예 고향에 발걸음도 않는데, 남편이 이 산 저 산 흩어져있는 조상 산소에 때마다 비용을 들여 벌초를 하고, 산소에 오르는 계단이며 무너진 담장 보수 등 혼자 신경을 쓰니 당연히 고향집 관리는 우리 차지가 돼버렸다. 맏이도 아니면서 늘 자기가 앞장서서 짐을 지려하는 남편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곤 했는데, 그것도 세월이 가니 이골이 나서 이젠 나도 내 일처럼 애가 쓰인다. 죽고 나면 다 부질없다 해도 살아있는 동안은 산 사람처럼 하던 짓을 계속 하자고 나 자신을 부추기게 되는 거다. 시동생이 죽으면서 동서 명의가 된 아래채를 일전에 동서가 다른 사람에게 팔았으면 하는 걸 남편이 막고 나서며 자기가 사겠다고 말을 꺼내 놨으니 우선 그 약속부터 지켜야한다. 그 집은 짓다가 자금 부족으로 한동안 그대로 두고 있던 것을 동네 보기 부끄러워 우리가 마무리를 해 주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우리가 사주어야 하다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없다. 그래도 혼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동서에게 보탬이 되어주고 싶다는 남편의 갸륵한 마음을 나무랄 수 없어 그러라고 했다. 아직 어머님 물건이 그대로 있어 정리도 해야하고, 집으로 제 구실을 하려면 여기저기 손을 봐야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다. 차라리 그럴 바에야 제대로 집을 짓고 귀촌을 할까 물었더니 애들이 펄쩍 뛰며 말린다. 고향이라지만 아는 얼굴도 없고, 인심도 사나워져 분명 텃세를 부리며 우리를 외지인 취급할 게 뻔한데 나로서도 엄두가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농사를 지을 것도 아니면서 뭘 하며 소일을 한단 말인가. 지금으로서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땅에다 헛돈을 쓰는 꼴이니 누가 봐도 어리석은 짓이다. 요즘 밤잠을 편히 잘 수 없는 까닭이다. 오늘 커튼을 시공하러 온 젊은이와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다. 2028년이 되면 비행기 모양의 나르는 자동차가 상용된다는 거다. 그때는 우리가 SF영화에서 본 것 처럼 땅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날개를 펴고 비행을 하게 된다니 꿈만 같은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 젊은이는 부동산 시장 판도도 바뀌어 여태껏 교통이 불편해 각광 받지 못했던 시골 땅이 엄청 올라가게 될 거라고 단언을 한다. 그는 내가 지금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 듯이 내게 시골 땅을 지켜야할 명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관 뚜껑이 덮인 후에는 우리와 아무 상관 없는 무익한 땅이라 해도 우리 자식의 자식 대에 가서 우리가 지킨 고향 땅이 그들에게 유익하게 된다면 우리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며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하니 이보다 멋진 투자처가 또 있으랴 싶은 거다. 살아서 그런 세상을 구경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해도 나중에 꼭 그렇게 되길 빌며 마음이 시키는대로 그냥 내맡겨 볼까 한다.
아래를 클릭하면 드론 택시에 대하여 방송에도 많이 나오네요 ㅎㅎ https://www.bing.com/videos/search?q=%eb%82%98%eb%a5%b4%eb%8a%94+%ed%83%9d%ec%8b%9c&docid=607992877877297791&mid=3A207278DC0DF91C74F73A207278DC0DF91C74F7&view=detail&FORM=VIRE
하늘을 나르는 승용 비행기는 올 연말이면 판매한다고 방송하는 것도 보세요 ㅎㅎ https://www.bing.com/videos/search?q=%eb%82%98%eb%a5%b4%eb%8a%94+%ed%83%9d%ec%8b%9c&&view=detail&mid=93D963DBFDA421DD3DBB93D963DBFDA421DD3DBB&&FORM=VRDGAR&ru=%2Fvideos%2Fsearch%3Fq%3D%25eb%2582%2598%25eb%25a5%25b4%25eb%258a%2594%2B%25ed%2583%259d%25ec%258b%259c%26%26FORM%3DVDVVXX
첫댓글 그 곳의 사항을 흔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서울에는 나르는 택시 중국제 도심 항공 '모빌리티' 시범운행을 하였네요
근데 저의 생각도 굳이 그 고향 집으로 들어 가셔야 되는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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