追憶(추억)에서/박재삼
晉州(진주)장터 생魚物(어물)전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發(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銀錢(은전)만큼 손 안 닿는 恨(한)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어
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晉州南江(진주남강)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달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박재삼詩 100選, 박재삼 문학관 운영위원회]===
추억이란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것입니다.
박재삼 시인의 어머니는 생선 장사를 하셨습니다.
이른 새벽에 나가 해가 지면 돌아오시는 어머니.
어린 시절 겨울 골방에서 추워 떨며 어머니를
기다리는 어린 꼬마 박재삼을 생각해 봅니다.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 은전만큼 손 안 닿는 한.....
고생스럽게 일을 해도 벌이는 시원치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흰머리가 머리에 앉을 때까지
희생만 하시다가 "왜, 이리 세월이 빨리 갔나" 하시며
웃으실 때에 깊게 파인 주름이 더욱 선명해졌지요.
불러도 대답 없으신 어머니.
그래도 나직이 불러봅니다.
어머니!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