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오늘 복음은 율법학자들과 논쟁하는 제자들에게 말을 거시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저는 "논쟁"이라는 단어에서 한참을 멈추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첫미사 기간중에 있습니다.
서품 후 3주 정도, 전국을 다니면서 첫미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방에 있는 많은 형제공동체를 방문할 수 있었고 오늘도 지방에 내려갑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공동체에서 첫미사를 봉헌하고 형제들과의 친교의 시간을 갖는 것은
무척 의미있고 반가운 일임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저의 마음을 무겁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느 한 공동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공동체에서 발견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는 건전하지 못한 "논쟁" 입니다.
건전한 "논쟁" 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서 서로의 이해를 돕고,
좀더 신앙적이고 프란치스칸적인 의사결정을 하기위한 논쟁이 건전한 논쟁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방 공동체를 다니면서 접한 논쟁은 그런 논쟁이 아니었습니다.
일방적이고 개인적인 자기 주장이 대부분이었고,
조금더 발전하여 어떤 형제를 거명하면서 비판하는 논쟁도 많았습니다.
그러한 건전하지 못한 논쟁을 보면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논쟁" 이라는 단어를 만나자 그 무거웠던 마음들이 되살아났고
그래서 이런 고백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형제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다른 형제들에 대한 비판이나 험담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우리 형제공동체가 얼마나 더 아름답게 변화할 수 있을까?"
논쟁이 필요한 때와 논쟁이 필요한 장소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출발점과 부정적인 목표를 가진 논쟁이나 비판은 정말 조심해야합니다.
우리는 평화의 도구로 불리움받은 프란치스코의 제자들임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