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2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강촌역(06:32-07:20)
등선봉(07:22-10:01)
614.9봉
청운봉(11:21)
석파령(12:17)
394.0봉
주산갈림길(13:07)
신설임도
작은촛대봉
계관산(15:48)
싸리재고개
싸리재버스종점(17:27)
목동터미널
가평역
◈ 도상거리
16.84km (강촌역-싸리재종점)
◈ 산행시간
10시간 5분
◈ 산행기
텅 빈 청춘 열차를 타고 강촌역에서 내려 강선봉과 등선봉의 수려한 암 릉들을 보며 과연 장사가 다 잘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몰려있는 식당과 숙박시설들을 지나 강촌교를 건너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급사면 비탈길을 올라가면 금방 땀이 떨어진다.
수북한 낙엽을 밟으며 408.3봉을 넘고 안전시설들이 있는 암 능을 조심스럽게 통과해 안부로 내려가 이어지는 두 번째 암 능을 힘겹게 지나 흰색 수증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풍혈을 보며 낯익은 등선봉(635.1m)으로 올라간다.
삼각점 옆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쉬고 수북한 낙엽에 미끄러지며 전에 없던 대궐봉 정상 판이 걸려있는 614.9봉을 넘어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흥국사 안부로 내려가 삼악 성터들을 지나서 청운봉(x546.9m)에 올라 앞에 실루엣으로 솟아있는 삼악산을 바라보며 산장 뒤의 동굴을 떠올리고는 젊었을 적 생각에 잠긴다.
낙엽으로 가린 통나무계단들에 발이 걸리고 미끄러지며 돗자리봉 정상 판들이 걸려있는 봉을 넘어 흐릿해진 족적들을 찾아 볼 것 하나 없는 지루한 능선을 한동안 타고 석파령 임도로 내려가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힘겹게 올라오는 라이더들을 보면서 가파른 산길을 따라가니 저 밑의 레스토랑쯤에서 팝송이 시끄럽게 울려 눈살이 찌푸려진다.
낡은 삼각점이 숨어있는 394.0봉을 넘고 전에 진행했던 주산 갈림길을 보면서 451.5봉에 올라 나뭇등걸에 걸터앉아 찬 막걸리 한 입 마시고는 차가워지는 바람에 바람막이를 걸치고 신설 임도를 건너서 지나온 등선봉을 둘러보며 여름철도 아닌데 빽빽하게 가로막는 가시덤불들을 헤친다.
참호와 함께 거칠게 이어지는 산길을 짜증내며 따라가다 다시 임도를 건너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가파른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개곡리 갈림길을 지나 삼각점이 있는 지형도 상의 계관산이자 작은촛대봉인 664.6봉을 넘어 뚜렷해진 산길에 안도하며 공터에 정상석이 놓여있는 계관산(x733.6m)으로 올라간다.
벤치에 앉아 남은 시간을 헤아리며 간식을 먹고 싸리재 종점으로 바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곡 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다 생각을 바꿔 돌아와 반질반질한 주능선을 타고 여유를 부리며 기분 좋게 고목 한그루가 반겨주는 싸리재로 내려간다.
왼쪽으로 꺾어 당연히 예상했던 계곡이 아닌 지 능선으로 붙어 싸리재로 추정되는 흐릿한 안부를 지나 고도를 낮춰가며 미끄러운 낙엽 길을 떨어져서 임도로 내려가 가평역까지 가는 17시 10분 버스를 타려고 용을 쓰며 뛰어가도 시간이 되지 않는다.
등선봉 암 능에서 미끄러지며 휘어져 수명을 다했지만 몇 년 동안 동행을 하며 의지를 해온 생각에 우정 가져온 망가진 스틱이 제대로 짝이 들어맞음에 기뻐하며 10분 전에 버스가 떠났다는 종점으로 내려가 스멀스멀 몰려오는 추위에 몸을 떨며 택시를 기다려 목동으로 나간다.
▲ 등선봉
▲ 옛 강촌역
▲ 등선봉 암능
▲ 북한강
▲ 강선봉과 검봉산을 지나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강선봉
▲ 북한강
▲ 풍혈
▲ 등선봉 정상
▲ 대궐봉
▲ 청운봉
▲ 돗자리봉
▲ 석파령
▲ 신설 임도
▲ 뒤돌아본 등선봉과 강선봉
▲ 계관산
▲ 지나온 능선
▲ 계관산 정상
▲ 싸리재고개
첫댓글 계관산하면 스댕계관산이 생각납니다. 저의 첫 원정산행지 였다는. 그당시 일행들의 독도 실력이 다 개독도
그날 목동 능선으로 갈까 하다가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서... 그 정상판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
길게 오래 산을 타셨네요.
만추의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이제 가을이 물러납니다. 그 짧은 모습만 보여주고...
슬슬 겨울이 묻어나는 쓸쓸한 능선임다
나이 탓이 더 한 것 같네요...
싸리제 저 나무는 죽었지요....풍혈은 못봤는데....새로은 봉 명이 많네요~
안 죽었는데...? 저도 풍혈은 처음 봤습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더군요...
점점 산골 교통 이용하기가 어려워져 지방 산행 계획 잡기가 어려워요.
춘천, 가평 쪽은 아직 갈만 합니다. 산에 열심히 다니시지요?
@킬문 이런저런 일로 집 근처 산 위주로만 다니고 있는데 움직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