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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여행자의 느릿느릿 슬로시티 산책
도시의 바쁜 일상을 벗어나 조금은 느긋하게, 조금은 느리게 생각하고 움직이는 여행을 제안하는『슬로시티 걷기 여행』. 봄이 기지개를 펴며 피어나는 청산도, 태양과 바람을 머금어 신비로운 증도, 전통과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창평, 자연과 하나 된 감동을 만나는 장흥, 드넓은 벌판에 풍성한 정이 가득한 하동,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전주와 예산, 남양주 등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국내의 ‘슬로시티’ 여섯 곳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몇 년에 걸쳐 슬로시티를 걷고 있는 저자는 슬로시티와 그 주변 마을을 느긋하게 둘러보면서 느끼고 담은 이야기와 풍경을 보여준다. 별책부록으로 장소별 교통편과 지도, 추천 코스를 담은 가이드북을 실어 간편하게 휴대하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슬로시티(Slow City)’란 전통을 보존하고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느림의 철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완도군 청산면, 신안군 증도면,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치면ㆍ장평면, 하동군 악양면을 비롯해 최근 전주와 예산, 남양주가 지정되었다. 느릿느릿 걸어야 만날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은 슬로시티 여행만의 매력이다.
여는 글_느리게 걸어야 더 아름다운 곳으로 가다
슬로시티1. 푸르름으로 온몸을 전율케 하는 길_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봄이 가장 아름다운 고장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_청산도 슬로시티
질퍽한 갯벌과 철새 따라 이백 리 길을 거닐다_강진의 바닷길 마량에서 완도
섬에서 섬, 그리고 다시 섬으로 이어지다_남도의 숨은 섬 고금도 & 약산도 & 신지도
슬로시티2. 소금과 백련 향에 취하는 길_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내 마음속 빛과 소금이 되는 섬을 걷다_증도 슬로시티
아련하고 신비로운 백련 위를 산책하다_무안의 비경 회산 백련지
태양과 바람을 머금은 천일염의 향에 취하다_비금도의 꽃 천일염전
슬로시티3. 돌담과 나무, 구름이 만든 아련한 길_전라남도 담양군 창평면
돌담길에 밴 따스함 속에서 정을 느끼다_창평 슬로시티
시간도 쉬어가는 대나무 숲 속에서 잠시 멈추다_담양 메타세쿼이아길
구름 위를 산책하듯 몽환적인 풍경에 빠져들다_추월산과 금성산성
슬로시티4. 철쭉과 억새로 뒤덮인 아름다운 산길_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 & 장평면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하모니 속으로 가다_장흥 슬로시티
철쭉으로 붉게 물든 산에 넋을 잃다_장흥의 명산 제암산
억새가 넘실거리는 바다에 매혹되다_호남의 5대 명산 천관산
슬로시티5. 섬진강을 굽이돌아 화개장터로 난 길_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섬진강이 품은 초록의 싱그러움을 가득 안다_하동 슬로시티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화개장터를 즐기다_화개장터와 벚꽃 십리길
오백 리 물길마다 유려한 아름다움을 흘려보내다_섬진강과 산수유마을
슬로시티 6. 정갈한 전통과 푸른 자연이 만나는 길_전라북도 전주시 전주한옥마을, 충청남도 예산군 대흥면 & 응봉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전주천 둘레길을 따라 전주한옥마을을 거닐다_전주 슬로시티
임존성 성곽을 돌아 수덕사의 정기를 품다_예산 슬로시티
수종사에서 마음을 씻고 연꽃마을에 이르다_남양주 슬로시티
길 더하기. 숨은 마을 찾아가기
학의 자태를 닮아 고고한 길 위에 서다 _경상남도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학동마을
벌랏한지마을에서 온몸으로 여유를 누리다_충청북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대청호를 둘러싼 부소담악에 홀리다_충청북도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돌담과 나무, 강과 바람이 만든
길 위에서 쉬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여유!
경기불황을 계기로 화려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보다 좀 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비단 여행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 속에서도 빠른 것보다는 느긋하고 여유 있게 살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슬로시티’는 이러한 트랜드와 잘 들어맞는다. 전통을 보존하고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느림의 철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지역을 의미하는 ‘슬로시티’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방면의 검토 작업을 통해 지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완도군 청산면, 신안군 증도면, 담양군 창평면, 장흥군 유차 장평면, 하동군 악양면을 비롯해 최근 전주와 예산, 남양주가 지정되었다. 이들 지역은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이 있기에 여행자들의 발길을 더욱 붙잡는다.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넘치는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로시티, 그 여유로움 속에 풍덩 빠지다!
우리나라 최대 갯벌염전이 펼쳐지는 신안군 증도면, 나지막한 지붕과 소담한 돌담길,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완도군 청산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장흥군 유치면, 유서 깊은 고택과 문화재,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담양군 창평면, 차와 문학, 도시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이 있는 하동군 악양면,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전주와 예산, 남양주. 이곳에서는 자연과 하나 되어 마음의 여유도 찾고 차분히 거닐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몇 년에 걸쳐 ‘슬로시티’를 다녀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슬로시티’를 알려주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치유’와 ‘걷기’ 여행의 장을 마련할 수 있게 해 준다. 답답한 도심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21세기형 ‘무릉도원’을 선사해 줄 것이다.
결국 나 자신을 만나는 여행이다!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길에서는 어느 순간에 결국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 빠르고 복잡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공간에 머물다 보니 어느새 잊고 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슬로시티’로 떠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단순히 여유롭게 여행을 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인으로서의 ‘나’를 마주하게 된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걷고 싶을 때 걸으면 된다. 이곳에선 굳이 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그저 흘러가는 바람에 몸을 싣고 느긋하게 ‘여유’를 만끽하라. 그 속에서 ‘나’를 만나고 ‘자연’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상서마을 전체에 걸쳐 만들어 놓은 돌담길도 청산도만의 자랑거리이다. 어깨 높이도 채 되지 않는 낮은 담장 너머로 옆집 김씨 할아버지네, 앞집 이씨 할머니네 집이 훤히 다 들여다보이니 담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회색빛 도시의 콘크리트 더미 속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은 자기 집 문을 닫고 들어가면 이웃과 대화를 나누려고 해야 나눌 수가 없고 심지어 수년 동안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면서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대화를 나눌 상대가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지 않은가?_청산도 슬로시티
장흥읍은 자그마하지만 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탐진강의 풍요로움을 받아서인지 넉넉하고 인심 좋기로 유명하다. 징검다리를 만들어 강변 풍경을 느끼면서 탐진강을 건널 수 있도록 배려했고, 생태공원을 만들어 밤이면 분수와 함께 오색 불빛을 은은하게 비춰 탐진 강변을 산책할 수 있게 하는 등 강가 풍경만 봐도 장흥군의 탐진강 사랑이 얼마나 각별한지 알 수 있다. 그 탐진 강변에 자리 잡은 정남진 토요시장. 장흥 5일장에서 유래된 이 시장은 주변 시골마을에서 모여든 할머니들의 좌판행렬이 명물로 알려져 있다. 꼭 물건을 팔아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보다 그저 집에서 기른 채소며 과일 등을 보따리에 조금씩 담아와서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즐기러 나온 할머니들의 모습이 푸근한 정겨움으로 다가온다._장흥 슬로시티
예당 저수지와 인접한 대흥면과 응봉면은 주변에 빼어난 풍광과 생태계를 잘 간직하고 있기에 당당히 슬로시티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은은한 물안개가 호수 위를 뒤덮으면 물속에서 솟아오른 수천 그루의 자생 버드나무들이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예당 저수지는 1962년에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로 예산과 당진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호수 주변으로 둥둥 떠 있는 낚시용 좌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태공들의 모습에서 한가로움이 느껴진다._예산 슬로시티
어떤 이들은 그 심심함 때문에 벌랏마을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마을을 찾은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할 식당조차도 없었다가 이제 겨우 두 집이 어름어름 장사를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전업이 아닌 부업으로 하는 것이기에 불편하고, 그 흔한 구멍가게조차도 찾아볼 수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느리게 걷고 느리게 생각한다면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자연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머리와 마음은 정화되고 순화된다. _충북 벌랏한지마을
첫댓글 박동철 지음 / 출판사 넥서스BOOKS | 201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