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C 어느 괴담의 나라...
○ 조선 세종때..
황당한 괴담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조선왕조 실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명 나라 사신이 세종께 고한다. 북방에 사람 만 명을 잡아 먹는 뱀이 있다. 배 속 창자에 사람의 피가 엉겨 붙어서 점차 돌처럼 굳어져서 딱딱해지는데 이게 바로 만인혈석(萬人血石)이다.
사람들이 그것을 만병통치약이라고 믿는데 사람들 눈에는 안 띄어도 ‘관(鹳)’이라고 하는 새가 만인혈석을 품은 뱀을 잡아먹은 후 알을 세 개 낳는네 그중 하나가 만인혈석이다. 참 회괴하고 황당한 괴담이었다.
세종 19년(1437년) 11월22일 실록 두 번째 내용은 세종이 먼저 괴담을 얘기한다. ‘함길도 도절제사에게 전지하기를~’ 명하는 왕은 세종이고 명을 받는 도절제사는 김종서다. ‘북방을 뒤져 은밀히 만인혈석을 알아보라.’고 지시한다.
김종서가 나서서 함길도를 조사했다. 주변 여진족들을 특히 뒤졌다. 여진인 마파라, 귀화 여진인 마변자, 그의 숙부 마자화 등등 여진 인맥을 총동원했다. 세종같은 지혜로운 군주가 왜 뻔한 지시를 그것도 명장 김종서를 투입했을까?
○ 대명천지 21세기에도 엄연히 괴담은 있는 나라가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 괴담 정치도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1. 광우병
‘소를 이용해 만드는 생리대로도 전염된다.’ ‘전화선을 타고도 광우병이 전염된다.’ 당연히 출처 미문의 볼 것 없는 헛소문이었다. 그런 걸 일부 공영 언론까지 앞장서서 증폭시켰다.
거기에 정치가 올라탔다. 괴담에 놀도록 멍석을 깔아준 것이다. 촛불 혁명이라며 군불도 지폈다. 이명박 정부를 포위한 힘이 괴담이었다.
2. THAAD
사드는 정치가 괴담을 앞장서서 외쳤다. 추미애는 ‘3.5㎞ 이내 사람 못 다닐 정도의 전자파다.’ 이재명은 ‘치명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등이 부른 노래는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애.’ 하면서 노래와 춤 퍼포먼스까지 했다.
그렇게 광우병으로 반미 감정이 불을 지펴서는 이명박 정부가 사드로는 중국에서 혐한 정서가 확산되어 박근혜 정권이 휘청 거렸고 탄핵의 작은 시초로 이어졌고 6년 지나 나온 결과는 ‘인체에 무해합니다.’
3. 후쿠시마 오염수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은 사실확인 보다 설만 분분하다. 후쿠시마산 우럭에서 세슘이 기준치의 300배가 넘게 검출됐다더라부터 해류가 방사성 핵종을 한반도로 운반한다는 이야기까지 괴담은 자고 나면 눈덩이 처럼 부풀어 난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된 물이 하루에 300t 씩 빠져나갔고 국제사회는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그런데 바로 옆의 우리 해역에서는 우려와 달리 별다른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연안에서 잡히는 생선에도 영향이 없었다. 그런 세월이 12년흘렀다.
그때 방류한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태평양을 돌고 돌아 미국 사람들의 식탁부터 호주와 남태평양 참치잡이 선장 집 식탁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괴담이 떠돌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오염수가 12년 세월이 지나자 지금의 괴물이 됐다. 일본은 IAEA 등 국제사회의 검증을 앞세워 겹겹이 쌓아둔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흘려보내겠다고 했고 국제사회는 된다, 안된다로 싸우고있다.
○ 방류 팩트는...
일본이 방류하겠다는 오염수의 양은 지난 2011년 사고 당시 방류했던 오염수의 1/1000이다. 이 부분도 앞으로 30년에 나눠서 방류하겠다는 게 팩트다.
이미 우리는 삼면의 해역 40군데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정기적인 방사선 검사를 하고 있다. 물론 수산물 시장에 유통되는 생선도 검사를 해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 관련 홈페이지를 열어 검색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이런 따위의 사실 여부에 관심이 없다. 그저 목청을 높여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데 혈안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100만 서명에 고무된 야권은 괴담의 영역을 더 넓히고 있다.
여기다 더해 수능 킬러문항 괴담까지 끝이없다. 문제는 괴담의 버전이 확장될수록 파장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수능 괴담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학원을 전담하는 교육청 직원들의 업무 강도만 높였고 괴담을 이용한 또 다른 사교육까지 곰팡이처럼 음지의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이다.
○ 전문가 들은...
원자력 분야 국내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원자력학회는 성명을 내고 "실증적 자료와 다양한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리된 오염수 방출은 우리 국민 건강과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이 IAEA의 오염수 처리 및 방류 과정 검증을 불신하는 것을 두고 "IAEA의 검증 활동을 폄하하는 것은 음모론에 불과하며 국제관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오염수 처리 설비 알프스 (ALPS 다핵종제거장치)의 고장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특정 장치고장 등 ALPS 성능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선동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가짜가 판을 치는 사회에 진짜는 별로 의미가 없어진다. 어쩌면 어떤 것이 진짜인지 판별 자체가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 그런데...
안타까운 일이지만 온 세상이 열려 있는 21C 오늘의 문명사회에서도 괴담이 먹히고 있다. 괴담이 괴담을 낳고 그 괴담이 괴물을 만드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광우병 때도 그랬고 천안함 때도 사드 때도 그랬다. 46명의 젊은 목숨을 수장한 천안함 괴담의 정체는 모두가 음모론이었다.
여기에는 민주당이 중심이 됐고 괴담 유포자들이 모든 도구를 이용해 북한의 폭침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점차 진실이 밝혀지고 비난의 손가락이 자신들을 향하자 괴담의 당사자들은 뒷짐을 졌다. 다 지난 일 아니냐, 우리가 언제 정말 아니라고 했냐, 확실하게 알아보자는 이야기였다는 등등으로 아니면 말고 그만이라는 식이었다.
○ 길거리 마다
요즘 거리 여기저기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면 욱일기, 방사능 해골, 핵 폐기 드럼통이 있다. 윤 대통령은 웃고 있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정말 마실 수 있나요.” 이런식의 현수막이 전국에 깔렸다.
○ 명분은
광우병과 사드 때와 똑같이 국민 생명 보호라는 명분하에 정치인 단식이 이어지고있다. 정의당 대표, 민주당 의원 등 여러 명이다. 승산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 옳은 쪽은?
누군가에게 괴담 정치는 절규고, 괴담 공포는 진심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국민의 정서는 괴담이라고만 몰고 갈게 아니라는게 딜레마다.
○ 한계점은...
그것은 충분히 논의되지도 않았지만, 미리 정해 놔야 할 괴담의 한계점은 있다는 것이다.
첫건째로는, '괴담 논쟁의 소재가 과학적인가’하는 것이다. 상대가 과학적으로 봐서 괴담이라 하는것을 돌팔이로 몰려고 한다면 그 근거는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 하면 그것은 괴담이맞다.
두번째는 ‘투쟁의 목적이 국민을 위한 것인가’ 라는 것이다. 정치로 싸울 순 있지만 목적은 국민들의 안전과 건강이어야 한다. 이 역시 아니라고 한다면 괴담이다.
○ 역사의 교훈은...
1437년 11월22일 세종의 그날은 괴담 정치였다. 당시의 의약 관리가 아닌 충신을 불렀다. 거대한 북벌 정치의 시작이었다. 백성 동요를 걱정하는 위민 정치요 여진족 동태를 탐문하려는 정보의 정치였다.
김종서 최종 보고에 그 뜻이 담겼다. ‘여진에 만인혈석은 없고, 내부 형세는 열악합니다.’ 그 후 실록에서 만인혈석은 사라진다. 대신 위대한 역사가 등장한다. 북방 6진 개척, 두만강 영토 확장... 성군 세종은 그렇게 괴담 정치조차 교훈으로 삼아 국력을 키우고 나라를 지키는 발판으로 삼았다.
○ 사견이지만...
지금의 무의미한 국론 분열 양상으로 야기되는 국민 특히 수산업종사자의 피해는 불을보듯 뻔하고 피해규모 또한 상상을 초월할텐데 누구하나 책임지려하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의 싸움질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잠재우려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제는 제대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다수 임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내팽게치고 장외를 떠도는 구태한 정치행태를 우리는 결코 용납해선 안 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하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