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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철북 출판사 원문보기 글쓴이: 마실가
상냥한 수업
하이타니 겐지로와 아이들, 열두 번의 수업
하이타니 겐지로 씀|햇살과나무꾼 옮김
출간 2018년 9월 10일|판형 134×195|제본 무선|208쪽|13,000원
분야 문학 〉 에세이, 교육 〉 에세이|ISBN 978-89-6372-278-8 03830
진정한 인간의 길을 가르쳐 준 아이들과 함께
하이타니 겐지로가 전하는 열두 번의 특별한 수업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뻐하고 고민하고 고통이 있으면 대응하기도 하면서 성장해간다. 이 책은 하이타니 겐지로가 아이들 사이에서 교사로서, 한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으며 아이들에게 배운 것들을 풀어놓은 책이다. 아이들을 어떻게 만났는지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책이자, 아이들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좀 더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자 했던 성찰과 변화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배워야 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배움을 통해 아이는 그 무한한 가능성을 끄집어내고, 교사와 어른 또한 변화하며 인간으로서 성장해간다. 서로에게 배우며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같이 고민하는 것, 생명 하나하나가 모두 행복하도록 고민하는 것, 우리가 평생 힘을 쏟아야 하는 공부, 교육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하이타니 겐지로가 전하는 열두 개의 이야기가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을 고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좀 더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수업이 되어 줄 것이다.
NHK(일본방송협회) 〈인간대학〉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주제로 기획, 방영되었던 하이타니 겐지로 12부작을 바탕으로 다시 쓴 책이며, 하이타니 겐지로 한국 강연을 정리하여 함께 실었다. (《아이들에게 배운 것》 새로고침판)
▒ 차례
들어가면서
첫 번째. 어린이시 잡지 〈기린〉
두 번째. 아이들의 가능성은 잴 수 없다
세 번째. 마음을 잇는 신비한 실
네 번째. 아이들의 상냥함
다섯 번째. 천천히 가고 싶은 아이들
여섯 번째. 교육의 두 바퀴
일곱 번째. 말 너머에 있는 것
여덟 번째. 어린이라는 작은 거인
아홉 번째. 인간에 대한 수업
열 번 째―생각하는 수업1. 교실에서 처음 생각을 말한 아이
열한 번째―생각하는 수업2. 상냥한 것은 엄격한 것
열두 번째. 소중한 생명들 속에서
하이타니 겐지로 한국 강연.
사람의 마음이 없는 교육은 아이들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 책 속으로
사람은 살아 있는 한 뭔가를 배웁니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배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배워야 하고 어른들은 배워야 할 것을 다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며 끊임없이 변화해야 합니다.
_25쪽. 아이들의 가능성은 잴 수 없다
반 아이가 마흔 명이라면, 교사는 마흔 가지 유형의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한 명 한 명을 다르게 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이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_34쪽. 아이들의 가능성은 잴 수 없다
왜, 라고 질문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의 영혼에 다가가려는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원래부터, 또는 처음부터 상냥한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럴까, 무엇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고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자기 안에 배려나 상냥함을 만들어 냅니다. 거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교육이라고 한다면 강요된 지식은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지요.
_53쪽. 아이들의 상냥함
우리보다 세상을 오래 산 어른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수학이나 영어만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많은 벽에 부딪힐 테고, 어쩌면 산산조각이 나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때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벽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어른들에게 배우고 싶습니다. (등교를 거부하는 중학생 소녀가 쓴 글)
_66쪽. 천천히 가고 싶은 아이들
아무리 지식을 쌓아도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쓰지 않는다면, 그 지식은 쓸모없을 뿐 아니라 남을 얕잡아 보거나 남의 불행을 밟고 올라서서 지위나 재산을 얻으려 하거나 자연을 파괴하거나 때로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만큼의 흉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 점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교육은 모든 생명에 쓸모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_169쪽. 소중한 생명들 속에서
▒ 추천의 글
학교는 이전보다 훨씬 바쁘게 돌아가고, 교사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해졌다. 하지만 교육을 더 잘하기 위한 활동과 노력들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학교에서는 교육이 일어나지 않고 학교는 교육의 본질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어지는 수많은 교육 활동에 지쳐 배움에서 도주하고 있고, 교사들은 규정화된 교육 관련 활동을 하느라 지쳐 교사로서 최소한의 교육적 의미와 보람을 찾지 못한 채 고갈되고 있다.
《상냥한 수업》은 우리 학교가 왜 이렇게 메말라 가는지, 도대체 우리 교육이 어디에서 길을 잃어버렸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 활동을 제공하느라 정작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눈을 맞추고, 그들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기를 놓쳐버렸음을 알아채게 된다. 이제 우리가 그동안 쫓기듯 해 왔던 수많은 교육 활동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할 때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교육 활동의 홍수 속에서도 교육의 본질을 붙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몸부림이야말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정병오(오디세이학교 교사, 좋은교사운동)
아이들이 가진 ‘성장하는 힘’을 믿는 것은 곧 인간의 가능성을 믿는 일이다. 이 가능성을 이끌어 내야 할 교사는 아이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아이들을 대할 때 집단의 구성원으로 보지 않고 독립한 자아로 보았다. 그가 펼치는 모든 이야기 안에서 아이들은 특별한 주인공이다. 한 명 한 명이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다.
함영기(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 중등교원연수부장)
하이타니 겐지로는 교육자의 위치에서 어른의 위치가 아닌 대등한 사람의 자리에서 아이들과 만난다. 그는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발견하고 잡는 방법을 아이들이 터득하도록 한다. 아이들이 물고기를 잡는 기쁨을 온전하게 아이들의 것이 되게 한다. 그의 교육 방법은 단순한데 탁월하다. 책에 실린 아이들이 쓴 시만 보아도 그런 생각이 든다. 무엇이 이런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가.
그것은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는 고민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그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살아 있는 모든 것과 눈을 맞추고, 생명의 소리를 들으며 배운다는 것, 가르친다는 것, 교육이라는 것, 사람다움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오로지 더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더라도 잠시 숨을 고르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 볼 책이다. 우리 교육의 분별없는 성과주의 병폐에 강력한 펀치를 날리며 인간다운 교육을 생각하는 교사들, 부모들 가슴에 뜨거운 불을 지피는 책이다.
조월례(어린이책 평론가)
사람의 마음이 없는 교육은 아이들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상냥함과 엄격함은 하나여야 한다!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의 통찰에 깊이 공감한다. 이제 26년차 교사인 나는 오랫동안 상냥한 선생과 엄격한 선생 가운데서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줄 알고 살아왔다. 뒤늦게 ‘진정한 친절함은 단호함을 동반한다’는 깨달음을 매순간 일깨우며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존경하는 교사를 만날 수 있어서 마음이 오래오래 흔들린다. 마음이 담긴 아이들의 글은 우리 아이들을 대하는 첫 마음을 되새겨 주는 글이라서 마음에 깊이 새겨 놓아야겠다.
허승환(서울 난우초 교사)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의 이야기를 읽으며 눈물을 참을 수 없었을 때, 우리 사이에 어쩌면 신비한 실이 연결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비한 실의 재료는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선생이 아이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려는 마음이 내 마음과 같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이 아이들을 대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담대하면서 동시에 섬세하다.ᅠ책 속 이야기를 진지하게 읽으며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감성에 대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가 존경했던 하야시 선생의 수업 또한 인상 깊었다. 모범생과 문제아를 대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 수업에 어떤 절차와 주의점이 몇 단계로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하야시 선생의 말은 우리 모두가 깊이 고민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수업은 정해진 규칙과 제도를 지켜야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고정관념을 깰 수 있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나 또한 깊이 동의한다. 좋은 책을 먼저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이경원(고양 모당초 교사, 《교사의 탄생》《교육과정 콘서트》 저자)
▒ 저자 소개
하이타니 겐지로(灰谷健次郞)
1934년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가난과 전쟁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7년 동안 교사로 지내며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생명력을 그린 시와 소설을 썼다. 교사를 그만두고 오키나와 방랑 생활을 하면서 생명과 죽음, 상냥함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방랑을 끝내고 돌아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태양의 아이》를 발표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1980년부터 도시 생활을 접고 아와지 섬으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집에 딸린 작은 논과 밭에서 쌀과 밀, 콩, 갖가지 채소를 기르고 닭을 키우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점점 더 오만해지는 현실을 우려하는 글을 남겼다.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는 오키나와에 있는 도카시키 섬으로 옮겨 가서 어부의 삶을 살았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만났고, 생명의 상냥함과 오키나와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을 쓰다가 2006년 세상을 떠났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작품 속에 담긴 아름다움은 결코 현실을 떠나 있지 않다. 오직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관계 안에 깃들어 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살면서 만났던 아이와 어른이다. 그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에는 한없이 따뜻한 온기가 있다.
옮긴이 햇살과나무꾼
동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곳으로, 세계 곳곳에 묻혀 있는 좋은 작품들을 찾아 우리말로 소개하고 어린이의 정신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는 책을 집필하는 어린이책 전문 기획실이다. 《내가 만난 아이들》《모래밭 아이들》《소녀의 마음》《선생님, 내 부하 해》《하늘의 눈동자》 같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옮겼으며, 그 밖에 《침묵의 카드 게임》《열일곱 살 아빠》《그리운 메이 아줌마》《워터십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내가 나인 것》 들을 우리말로 옮겼다. 지은 책으로는 《위대한 발명품이 나를 울려요》《마법의 두루마리》 시리즈 들이 있다.
▒ 출판사 서평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아이들이란 존재의 발견!
책장을 넘기면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실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수업 시간 눈을 빛내며 진지하게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들의 얼굴이 보인다. 수업과 학교에 절망하면서도 끝내 믿음을 버리지 않고 나아가려는 속 깊은 아이들의 얼굴이 보이고, “정말로/ 아이들을 좋아해서” 선생님을 하는지, “돈을 벌려고/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교사로서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아이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놀라게 되는 것은 아이들이란 존재의 발견이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이야기와 책에 실린 아이들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과연 아이들이란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되묻게 된다. 아이들을 미숙하거나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규제해야만 하는 대상, 어른이 얕잡아 보아도 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이타니 겐지로의 교실에서 아이들은 생명으로서, 인간으로서, 독립된 인격체로서 오롯이 서 있다. 그는 어른의 자리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그 자체로 생명력을 발하는 인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때 아이들은 아주 놀라운 것을 꺼내어 보여 준다.
다녀왔습니다
요시하라 기요미
엄마가 일하러 가기 때문에
학교 갔다 돌아오면
“다녀왔습니다”
하고 말해도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
엄마가 있으니까
대답을 해 준다
(57쪽. 아이들의 상냥함)
우리 어른들의 틀로 잴 수 없는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존재, 자신을 깊이 응시하며 때로는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존재, 인간의 원형이자 사상가인 아이들.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이란 존재를 처음 발견한 듯 새롭다. 한 명 한 명 하나의 생명으로서 빛나며 서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위에서야 비로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숨 쉬고 함께 배우며
배움을 통해 변화하며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가려는 자세
한 아이가 바뀌기 위해서는 수많은 생명이 주변을 둘러싸야만 한다. 곁에 다른 생명이 필요하다. 그럴 때 인간은 비로소 신에게 받은 커다란 가능성을 끌어낼 수 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와 정면으로 마주할 때, 아이는 그 안에 숨어 있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커다란 힘, 인간을 인간으로 서게 하는 커다란 힘을 보여 준다. 그것이 교육이 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교사와 부모,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숨 쉬고 함께 배우려는 자세이다. 배워야 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다. 배움을 통해 변화하며 아이도 어른도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간다. 어떤 답을 내려놓고 거기에 아이들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교사가 인간으로서 중요한 무엇인가를 같이 고민하면서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해간다. 우리가 평생 힘을 쏟아야 하는 공부, 교육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인간에게는 머리로 지식을 쌓아 현명해지는 하나의 길과, 몸과 마음으로 느껴서 지혜로워지는 하나의 길이 있다. 이 두 세계가 차의 바퀴처럼 함께 돌아갈 때 비로소 사람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머리로 생각해서 얻은 것과 몸과 마음으로 느껴서 알게 된 것 사이의 불균형이 사람들로부터 배려와 상냥함을 빼앗고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앗아갔다. 지식을 암기하는 것 말고는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지금의 교육이 단지 교육만의 문제일 순 없다. 생명의 가치를 잃어버린 채 경쟁과 성과 중심으로 흘러가는 오늘 우리 교육과 사회의 기형적인 모습을 생각하면, 하이타니 겐지로와 아이들의 목소리를 무심히 넘겨버릴 수는 없다.
우리보다 세상을 오래 산 어른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수학이나 영어만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는 아직 어리니까 앞으로 많은 벽에 부딪힐 테고, 어쩌면 산산조각이 나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때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벽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어른들에게 배우고 싶습니다._등교를 거부하는 중학생이 쓴 글
(70쪽. 천천히 가고 싶은 아이들)
진정한 인간의 길을 가르쳐 준 스승, 아이들
생명 하나하나가 모두 행복하도록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하이타니 겐지로에게 아이들은 진정한 인간의 길을 가르쳐 준 스승이었다. 책에는 하이타니 겐지로가 스스로에게 절망하고 있을 때 아이들이란 존재를 만나 상냥함의 세계로 걸어 나올 수 있게 해 준 어린이시 잡지 〈기린〉부터, 17년간의 교사 시절, 생각하는 수업, 하이타니 겐지로가 존경했던 교육철학자 하야시 다케지 선생의 인간에 대한 수업 들이 담겨 있다. 어떤 순간에도 아이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려 했고, 견디기 힘든 시련에도 상냥함을 잃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상냥함이란 정서의 세계가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키고 타인까지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스스로를 성찰하여 변화하고자 했다. 서로에게 배운다는 교육 본연의 자리를 잊지 않으려 했다.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을 고민하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 우리를 둘러싼 생명 하나하나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 그것이 교육에서 구체적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그것이 우리 사회에 구체적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 하이타니 겐지로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아이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본다.
아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삶의 동반자이자 소중한 생명이라는 사실이 가슴 깊이 다가올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아이들을 만날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