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팔관재경(佛說八關齋經) 해제
1. 개요
5세기 중엽 중국의 학승 저거경성(沮渠京聲)이 한역한 것으로, 총 1권으로 되어있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재가신자(在家信者)들이 하루 낮과 하루 밤 동안만 지키는 여덟 가지 계율의 내용과 이 계율을 지켜서 얻는 공덕에 대해 설법한 것이다.
2. 성립과 한역
유송(劉宋)시대에 저거경성(沮渠京聲)이 455년경에 양도(楊都)의 죽원사(竹園寺)와 종산(鍾山)의 정림상사(定林上寺)에서 한역하였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이역본은 『불설재경(佛說齋經)』·『우바이타사가경(優波夷墮舍迦經)』·『중아함경(中阿含經)』 제202 『지재경(持齋經)』이 있다.
4. 구성과 내용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머물 때였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매달 정해진 재일(齋日)에 여덟 가지의 계를 지킬 것을 당부하시고 그 공덕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설하셨다.
팔재계는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훔치지 않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며, 셋째는 부정(不淨)한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고, 넷째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술 마시지 않는 것이고, 여섯째는 정해진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높고 좋은 평상에 앉지 않는 것이고, 여덟째는 노래나 춤 같은 유희를 즐기지 않는 것이다.
이 팔재계는 불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5계와 함께 가장 기본적인 불교윤리라고 할 수 있다. 이 경의 내용은 팔재계를 지키는 공덕이 5대하(大河)의 물의 양보다 더 많다는 것과 같이 다소 다른 점도 있지만, 대체로 『우바이사타가경』의 내용과 일치한다.
불설팔관재경(佛說八關齋經)
佛說八關齋經
송(宋) 거사 저거경성(沮渠京聲) 한역
宋居士沮渠京聲譯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거룩한 팔관재(八關齋)를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나는 지금 말하리라.”
“예,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있었다.
一時,婆伽婆在舍衛城祇樹給孤獨園。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當說聖八關齋。諦聽諦聽,善思念之,我今當說。”對曰:“如是世尊!”爾時,彼比丘從佛受教。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만일 신심이 있는 선남자[族性子]ㆍ선여인[族性女]들이 거룩한 팔관재를 알고자 하거든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도록 가르치라.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스스로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고 항상 부끄러워할 줄 알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시는 것처럼,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아라한의 가르침을 받아서 지금부터는 뜻을 따라 마음대로 하되 다시는 살생하지 않고 원한을 품지 않으며 항상 부끄러워할 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기겠습니다.
世尊告曰:“於是比丘!若信族姓子族姓女,欲知聖八關齋,便教某甲當作是說:‘猶如阿羅漢,盡形壽不殺生,亦不教人殺生,無怨恨心當懷慚愧,有慈心愍一切衆生。我字某名某,爲阿羅漢所教,自今日始,隨意所欲不復殺生,無怨恨心常懷慚愧,有慈心愍一切衆生。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도둑질하지 않고 보시를 하기 좋아하며 남을 시켜서도 도둑질하지 않게 하고 항상 고요한 곳을 즐기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아라한의 가르침을 받아서 뜻을 따라 마음대로 하되, 다시는 도둑질하지 않고 항상 보시할 마음을 가지며 고요한 곳을 즐기겠습니다.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더러운 행을 익히지 않고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더러움 없이 청정하여 스스로 즐거워하시는 것처럼,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아라한의 가르침을 받아서 지금부터 다시는 음탕하지 않고 더러움이 없이 청정하겠습니다.
猶如阿羅漢,盡形壽不盜、好施,亦不教人盜,常樂閑處。如是我字某名某,爲阿羅漢所教,隨意所欲不復盜竊,常懷惠施,樂閑居處。猶如阿羅漢,盡形壽不習不淨行,常修梵行,淸淨無穢而自娛樂。如是我字某名某,爲阿羅漢所教,自今已後不復婬妷,淸淨無穢。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거짓말하지 않고 항상 진실하며 가장 높고 가장 귀한 어른이 되어 세상의 존대를 받으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아라한의 가르침을 받아서 지금부터 다시는 거짓말하지 않고 남에게 거짓말을 시키지도 않으며 항상 진실하고 세상의 어른이 되어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
마치 아라한께서는 또한 술을 마시지 않으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지금부터는 뜻을 따라 마음대로 행하되 스스로도 술을 마시지 않고 남에게 술을 마시게 하지도 않겠습니다.
猶如阿羅漢,盡形壽不妄語,常行審諦,最尊最貴,諸尊長爲世所貴。如是我字某名某,爲彼阿羅漢所教,自今已後更不復妄語,亦不教人使習妄語,當行審諦,爲世尊長不行妄語。猶如阿羅漢,亦不飮酒,如是我字某名某,自今已後隨意所欲亦不飮酒,亦不教人使飮酒。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재를 범하지 않고 제때에 밥을 먹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오늘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뜻을 따라 마음대로 하되 스스로도 재를 범하지 않고 남이 재를 범하게 하지도 않으며 제때에 밥을 먹겠습니다.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높고 좋은 평상에 앉지 않으시는 것처럼 그와 같이 아무 성, 아무 이름인 나는 하루 낮 하룻밤 동안 스스로도 높고 넓은 평상에 앉지 않고 남에게 앉도록 시키지도 않겠습니다.
마치 아라한께서 목숨이 다하도록 노래와 춤과 유희를 익히지 않고 문채 있는 옷을 입거나 향을 몸에 바르지 않으시는 것처럼, (저는) 오늘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노래와 춤과 유희를 익히지 않고 문채 있는 옷을 입거나 향을 몸에 바르지 않겠습니다.’
猶如阿羅漢,盡形壽不犯齋,隨時食。如是我字某名某,今一日一夜隨意所欲亦不犯齋,亦不教人使犯齋,隨時食。猶如阿羅漢,盡形壽不於高好牀坐。如是我字某名某,今一日一夜不於高廣牀坐,亦不教人使坐。猶如阿羅漢,盡形壽不習歌儛戲樂,亦不著紋飾香熏塗身。今一日一夜不習歌儛戲樂,亦不著紋飾香熏塗身。’
이와 같이 거룩한 팔관재를 수행하라. 이 팔관재에는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 거기에는 그런 복과 그런 공덕과 그런 복의 과보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많은 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如是修行聖八關齋,於是八關齋中功德不可限量,言有爾所福、爾所功德、爾所福報,如是衆多福不可稱計。
비구들이여, 비유하면 다섯 개의 큰 강, 이른바 긍가(恒伽:항하)ㆍ요바노(謠婆奴)ㆍ신두(新頭)ㆍ아지야(阿脂耶)ㆍ바제마기(婆提摩棄) 등, 이 강들이 한곳에 모일 때 그 흐르는 물은 헤아릴 수 없어서, 거기는 그런 물이 있고 그런 병물이 있으며 그런 천 병의 물ㆍ백천 병의 물이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와 같이 거룩한 팔관재의 복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어서 거기에는 그런 복과 그런 공덕과 그런 과보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큰 복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諸比丘!譬如五大流水皆同一處,所謂恒伽、謠婆奴、新頭、阿脂耶、婆提摩棄,彼水所流處不可限量,言有爾所水、有爾所甁水,有爾所千甁百千甁水。如是聖八關齋福不可稱量,言有爾所福、爾所功德、爾所果報,此大福不可稱計。”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佛說八關齋經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불설팔관재경』 1권(ABC, K0823 v20, p.1137a01-c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