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시인님 바람처럼 일어서는 소중한 삶의 무대가 되길

[梅谷堂 김 경숙]

 

바람처럼 일어서는 소중한 삶의 무대가 되길 

         /梅谷堂 김 경숙


삶에 있어 가장 값진 선물은 무엇일까요?
돈때문에 힘든 이는 돈이 소중하다 할 것이고
돈을 쫓다 명예를 얻지 못한 이는
명예를 얻으려 할 것입니다.

또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여 친구가 없는 이는
친구가 소중할 것이며
가족이 없어 외로운 이는
가족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 생각 될 것입니다.

지긋지긋하던 물난리도 
단 하루 '장맛비 나무말이 하던 날'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폭염을 맞아
저만치 딴 세상의 일로 까마득히 잊혀지고,
한줄기 소나기가 그리움으로 다가서도록
간사한 마음을 유도하는 한낮입니다.

배부르고 나니 눈거풀이 무거워지고
잠이 그리운 건 당연지사
그러나, 잠시 낮잠을 청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 사람들에겐 무엇보다도 이 순간 그리운 건 
수면이 될 것입니다.

늘상 들어오던 매미의 첫 울음소리도
올해는 열흘이 늦었습니다.
해마다 생일 전날이나 당일 새벽에 매미 울음소리를 들어
바쁜 중에도 잊고 있던 생일을 기억해 내곤 하였는데
금년엔 매미소리가 없어 왠일인가 하였습니다.
꼭 열흘 지난 후 첫 매미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년엔 없던 변화입니다.

한반도 기후가 이상기온의 차원을 넘어
변화되어 간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절기도 몇날(日)씩 뒤로 물러나 앉는 듯 합니다.
변화되는 것이 어찌 그뿐이겠는지요?
이상기온 현상으로 생태기가 변화하고
농작물의 경작이 어려워지는 등
수급불균형을 초래하여 물가를 부추기고
때로는 전반적인 생활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날마다 치솟는 물가가 이제는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안 먹고 안 쓰고 살 수는 없겠지요?
수입은 한정 되고 돈 가치는 날로 떨어지고
그렇잖아도 힘든 경제가 점점 더 불안한 위기까지 치닫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정의 경제에도 위기가 닥치고
아무리 허리 띠를 졸라매도 가계부는 
달마다 적자현상을 빚어옵니다.

아, 사랑만 있으면 한세상 아무 걱정 없이 살줄 알았던
옛 시절이 그립습니다.
사랑도 금전적인 문제 앞엔 서서히 고개를 돌려버리는 듯 합니다.
수급불균형의 심화로 마찰적 실업(摩擦的 失業)이 생기는가 하면
그로인한 파경지탄(破鏡之歎/破鏡之嘆)이란 말이 왠말입니까?

모든 것이 돈 앞에 손을 드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변하여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의 마음입니다.
허나 그것도 마음 먹은 대로 되지를 않습니다.
금전적인 문제로 부부관계에선 파국(破局)을 불러오고
희곡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맺듯
인생길에도 파국적인 결말을 초래합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돈이 문제가 됩니다.

돈 없이도 배만 부르면 살던 옛날이 그리워집니다.
초가삼간에 텃밭 일궈 먹고 살던 그 시절이 간절하여 짐은
이 사람만의 그리움일까요? 
이 정도 되고보니 가장 소중한 것이
돈인 것 같습니다.
당장 돈문제만 해결되고 나면 잘 살 것 같은데
어느날 갑자기 돈벼락 맞고 부자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의 가난하던 시절이 그립다고 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는 참 여러가지도 소중한 것이 있는 듯 합니다.
'이것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막상 그걸 취하고 나면 다른 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만족이란 없게 마련인가 봅니다.
사는 동안은 늘 무엇엔가 불만을 품게 되고
부족한 그 부분에 대한 그리움을 안게 되며
그 그리움을 찾아 아둥바둥 살아가게 되는가 봅니다.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만약에 이 세상이 만족감으로 살아가진다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족한 가운데선 즐거움이나 삶의 충만감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만족의 선도 각자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삶에는 늘 부족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어서
그로 인한 어느 한계의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고
즐거움과 행복감이 뒤따르는 것이 아닌가 해집니다.

죽을 것처럼 힘들다가도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안도의 숨과 함께 행복은 찾아듭니다.
단지 그 어려운 순간을 견뎌낼 수 있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겠지요.
노력하는 사람에게 그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죽느니 사느니 말은 하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글쎄요, 산다는게 별건 아니다 싶습니다.
물론 겉으론 화려하고 웃는 모습이면서 
속으로 울어야 하는 사람도 많을테지만요.

겉으론 좋아 보이는 이 세상이 꼭 좋은 세상은 아닐 것입니다.
문명의 이기(利器)로 생활은 편리해졌어도
그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게 속출되고 있으니
앞으로 어떤 세상이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너무 발전하는 세상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인간의 심성마저 파기시키는 그런 발전은 싫습니다.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체(本體)를 유지시키며
그 바탕 위에 문명적 발전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입니다.

그리하여 사람이 한 시대를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가장 소중한 삶의 가치를
금전적인 면에 너무 치중하지 않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실체도 없는 기류(氣流)의 부산물로 소중한 바람(風)이 일듯
각자가 희망하는 분야에서 노력하여 쌓은 댓가로
금전적인 부가 따르고
그로인한 행복한 세상이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이 세상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람처럼 일어서는 소중한 삶의 무대가 이루어지기를..

                                     ('11.08.05)  


 

   ♬바람이 전하는말/가수 서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