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중년의 나 / 안 성란
가을 속에 묻어가는 사랑으로
국화꽃 향기를 바르고
바람 속에 지워가는 추억으로
파란 하늘빛 눈물을 적신다.
안타까운 시간의 손목을 잡고
훨훨 날아가는 세월의 바짓단을 잡아도
이세상 끝나는날
후회의 몸부림 없기를 바라며
나는 가을의 향기를 마신다.
피는 꽃이 있다면
반드시 시들어 떨어지는 낡은 꽃잎이 있듯
나 또한 세월 앞에 고개 숙이겠지만
내 삶이 숨을 쉬고
몸속 깊숙히 숨어 있는
새살을 돋아내는 세포가 움직여
상처난 마음을 다독여 주면
가을을 만나는 길목에서
젊음을 잃어버린 중년이지만
용기있고 꿋꿋한 인격을 가진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