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환이랑 어울릴 때 그가 남양산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송호철이도 남양산성이 이 충무공의 난중일기에 구체적으로 등장하고
백제시대의 성이라고 꼭 알아야 할 문화재라고 했다.
나도 꽤 오래전에 올라가 봤지만 성의 흔적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헤매다 내려온 적이 있었다.
전날 저녁 온마을학교 프로그램 중에 남양산성을 넣자고 호철의 말에 동의했으니
알아보자고 퇴근길에 남양으로 들어간다.
면사무소옆의 주차장을 조금 지나 골목안에 주차하고 이리저리 입구를 찾는데 안 보인다.
내려와 포장된 좁은 찻길을 만나 그리 들어가니 몇 채의 집을 지나 고개다.
안내판이 천봉산 등산로 안내와 함께 서 있다.
대숲사이 시멘트 길을 따라 두번 구비지며 오른다.
찬바람에 숨이차다.
15분쯤 걸었을까? 나무가 베어지고 최근인 듯 제초도 해 두었다.
나무 몇 그루가 서 있다.
논이었는지 밭이었는지 계단식 평지도 보인다.
길없는 풀밭을 지나니 도깨비바늘이 가득 붙는다.
동쪽의 여자만을 보다가 한쪽에 남아있는 성벽 위를 따라 북쪽으로 걷는다.
남으로 팔영산 등 고흥반도의 산줄기가 저녁빛을 받아 파랑빛이 나고
해지는 서쪽 우도 앞 중산리는 나무에 가려 제모습이 약하다.
북쪽 두방산 줄기와 봉두산 취령산 뒤의 호남정맥 줄기도 또렷하지 않다.
제초된 성벽을 따라 내려온다.
해는 나의 퇴근길에 맞춰 맞춤으로 져 가고 있다.
이 시기도 길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