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정지의 힘 (백무산)
인생엔 ‘멈춤’이 필요하다
픽사베이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는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백무산 (1955~), 시인
쉴새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 자신을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는 시이다. 가끔은 인생에 '멈춤'이 필요하다. 멈출 때 비로소 자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씨앗처럼 정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떨까.
백무산은 197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여 노동자로 일하다가, 1984년 『민중시』 1집에 「지옥선」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노동해방문학》 편집위원을 지냈으며, 1992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경력이 있다. 백무산은 1984년 등단 이후 대기업 공장노동자 출신 작가로 큰 관심을 받아왔으며, 박노해 등과 함께 1980년대 노동시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