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부처님오신날이다
오늘은 / 조명래
부처님 오신날에
하룻길 범부라서
산문안 독경소리
정갈하게 울리는
고즈넉한 산가람
마음여며 드는데
무엇이며 왜냐고
누구의 뜻이냐고
여여한 존재들의
순환의 삼라만상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 무아지경(無我之境)이라...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둘도없는 극치와 쾌감을 느꼈을때 무아지경이란 말을 쓴다.
무아지경은 불교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한곳에 통일되어 나를 잊고 있는 경지"를 말함이다.
즉 무의식의 세계란 뜻인데 다시말해 무아의 경지란 자기라고 하는 몸둥이 즉 가짜 자기의 탈을 과감히 벗어 버릴때 자성의 본질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은 인간이 자기만 알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극히 경계하며 자아가 가진 탐(貪 욕심), 진(瞋 성냄), 치(癡 어리석음)를 3독(毒)이라 했다. 자아의 속성을 과감히 뛰어 넘어 참 깨달음인 열반의 경지에 이르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즉 무아는 자아의 벽을 허물어 무아지경에 이르도록 힘쓰는 것이다. 다시말해 무아지경은 자기를 잊음, 곧 무의식또는 그런 경지, 사사로운 마음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며 불교는 일체는 무상한 것이므로 자아의 존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아지경이란 무엇에도 내 마음이 예속 되지 않는 무의식의 세계를 말하는 것이니 선인이나 철학자들은 천하의 절경을 보고 무아지경을 느끼고 오랫동안 참선한 선승들은 무의식의 경지에 이르러 무아지경을 느낀다.
그러나 범부들은 환락을 통해서만 무아지경을 느끼려 몰입하려 한다. '몰입(沒入)'은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즐기는' 상태로서 우리가 말하는 '물아일체'나 '무아지경'과도 같은 맥락이다.
군위에는 일연의 삼국유사 집필지 인각사(麟角寺)라는 사찰이 있는데 이 사찰에는 오래전 많은 보살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시주를 하여 선당(善堂)을 지었는데 이를 무무당(無無堂)이라 이름 지었다.
호방하고 심오한 사찰의 기풍이라 선당의 이름을 아무것도 없다는 무무당(無無堂)이라 지었다. 여기서 과연 무무(無無)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무무라 “없고 없다” 일까?
아니면 “없는게 없다” 일까?
없을무(無)에 없을무(無)이니 "없고 없다"도 되고 "없는게 없다"도 되니 이도저도 다 맞는 말이지만 득도(得道)하여 해탈(解脫)한 어느 선승은 “없고 없는게 없는게 없는것이다”로 풀이 했다.
없고 없는게 없는게 없는것이라 다시말해 아무것도 없지만 없는게 없다는 뜻이 아닌가 정말 지고한 불심의 세계는 혜량(惠諒)할수 없는 것인가 보다.
오랫동안 수도하여 해탈에 경지에 이르면 그 생각이 깊고 넓어 우리같은 범부들은 감히 생각지도 못할 높고깊은 지혜에 늪에 빠지나 보다.
부처님오신날 혜량없는 지혜에 늪에 빠져 백지같은 무무(無無)처럼 마음을 비우면 아무것도 없음이 없는게 없는것임이 된다는것을 헤아려 보자.
꽉 차 있으면 채울수 없지만 언제나 비우면 다시 채울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마음속 깊이 여미고 가끔은 참선의 무아지경에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