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5:11]
활 쏘는 자의 지꺼림에서, 멀리 떨어진 물 긷는 곳에서도 여호와의 의로우신 일을 칭술하라 그의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의로우신 일을 칭술하라 그 때에 여호와의 백성이 성문에 내려갔도다...."
활 쏘는 자의 지꺼림에서, 멀리 떨어진 - '활 쏘는 자'란 다름아닌 이스라엘의 대적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이스라엘을 얼마나 심하게 괴롭혔는지는 4:3에 잘 암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졌다'는 것은 곧 이스라엘에 대한 대적들의 압제가 종식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께서 이들을 진멸하셨으니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다시금 평화가 찾아든 것이다. 물 긷는 곳에서도...칭술하라 - 여기서 '물 긷는 곳'이란 우물을 가리킨다.
그런데 보통 고대 근동 지역의 우물은 마을 어귀에 있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적의 압제 하에 있을 때에는 마음놓고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나님께서 적들을 분쇄해 주셨으니 안심하고 물을 길으러 갈 수 있게 되었다. 드보라는 바로 이러한 사실을 두고서 '여호와의 의로우신 일을 칭술하라'한 것이다. 여호와의 백성이 성문에 내려갔도다 - 고대 사회에서 성문은 백성들의 주요 회합 장소였다.
그곳에선 비단 상거래 뿐 아니라 공식 재판, 중요 사항 공지, 친교등이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야빈과 시스라의 군대와 전쟁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회합이 이루어질 리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고 다시금 팔레스틴에는 평화가 깃들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백성들은 생활의 주요 무대인 성문으로 모여들 수 있었는데, 본절은 바로 이같은 사실을 가리킨다.
[삿 5:12] "깰찌어다 깰찌어다 드보라여 깰찌어다 깰찌어다 너는 노래할찌어다 일어날찌어다 바락이여 아비노암의 아들이여 네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찌어다..."
깰지어다 깰지어다 드보라여...노래할지어다 - 드보라가 이처럼 스스로에 대하여 네번이나 '깰지어다'는 말을 반복한 것은 자신을 향해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즉 그녀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 앞에서 영적으로 깨어 그 놀라움과 영광을 힘있게 찬송할 지도자적 책임이 있었다. 바락이여...네 사로잡은 자를 끌고 갈지어다 - 여기서 '사로잡은 자'란 바락이 시스라군을 진멸할 때 생포한 포로들을 가리킨다.
드보라는 바락에게 이제 그들을 끌고서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아가라 하였는데, 이는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백성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송케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삿 5:13]"그 때에 남은 귀인과 백성이 내려왔고 여호와께서 나를 위하여 용사를 치시려고 강림하셨도다..."
남은 귀인과 백성이 내려왔고 - 야빈의 압제 하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학정에 시달렸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재산과 가족을 외국으로 피신시키거나 아니면 그 와중에서 적에게 살해되었을 것이다. 20년 동안 야빈의 압제 하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은 백성들이 있었으니 이들이 곧 시스라와의 전투에 참여한 것을 가리킨다. 여호와께서...용사를 치시려고 강림하셨도다 - 여기서 '용사'란 야빈의 군대 장관인 시스라와 그의 군사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는 하나님께서 친히 이스라엘의 대적과 싸우시기 위해 나서신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여호와께서 강림하셨다'는 것은 그분이 눈에 보이게 이 땅에 임하신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는 그분이 초자연적인 이적으로 적들을 패퇴시키며 이스라엘을 도우신것을 가리킬 뿐이다..
[삿 5:14]"에브라임에게서 나온 자는 아말렉에 뿌리 박힌 자요 그 다음에 베냐민은 너희 백성 중에 섞였으며 마길에게서는 다스리는 자들이 내려왔고 스불론에게서는 대장군의 지팡이를 잡은 자가 내려 왔도다...."
에브라임에게서 나온 자는 아말렉에 뿌리박힌 자요 - 에브라임 지파 중 이번 전투에 참가한 자들은 전에 아말렉 족속이 거주했던 지역(12:15)의 사람들이란 의미이다. 공동 번역에는 이 '아말렉'이 '골짜기'로 번역되어 있다. 아마 이는 과거 에브라임 지파의 영토 내에서 아말렉 족속이 거주했던 지역이 에브라임 산지와 그 골짜기 주변이었던 점에 근거한 번역일 것이다.
베냐민은 너희 백성 중에 섞였으며 - 본절을 통해 볼 때 베냐민 사람들은 일개 지파의 자격으로서 참전한 것 같지는 않다. 대신 그들은 여러 지파들 틈에 섞여 일개인적으로 참전했던것 같다. 이는 아마 그들이 팔레스틴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었던 탓에 북부 지역의 지파들과는 달리 야빈의 압제를 덜 받았기 때문일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야빈과의 전쟁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자연히 일부 사람들만이 개인적으로 전쟁에 참여했을 것이다.
마길에게서는 다스리는 자들이 내려왔고 - '마길'은 므낫세의 독자였다. 그런데 이 '마길'의 자손, 곧 므낫세 지파 중 절반은 요단 동편에 정착하였으며 나머지는 요단 서편에 들어갔다. 따라서 본절에서 '마길'이라는 표현은 이 중 요단 서편에 거한 므낫세 반 지파만을 의미한다. 이 지파는 아셀, 스불론 그리고 잇사갈 지파와 북쪽 경계를 이루며 살았으므로 잇사갈 지파의 경내에 있는 다볼 산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한편 여기서 '다스리는 자들'이란 군대의 지도자들을 의미한다.
이는 곧 므낫세 지파에서는 군 지휘관들이 군사를 거느리고 내려왔음을 알려 준다. 스블론에게서는 대장군의 지팡이를 잡은 자가 내려왔도다 - '대장군'에 해당하는 원어 '소페르'는 '계수하는 자' 또는 '서기관' 등의 뜻이며,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가리킬 때에도 사용된 단어이다. 그런데 '대장군의 지팡이'가 무엇을 지칭하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의 여지가 있다.
스불론 사람들은 시돈 사람들처럼 상업에 능하고 장사를 전문적으로 하였기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도 전쟁 경비를 계산하는 일을 맡아 보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서기관'은 전시에 국민을 초모하는 일도 맡아 보았으니, 스불론 지파는 그 전쟁에 있어서 서기관의 직무를 담당했다고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