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31. 나무날. 날씨: 가을 산이 불타는구나.
[경기도교육정책자문위원회- 미래는 현재 행복해야 뜻이 있다.]
아침나절 2학년 어린이들과 나무를 잘라서 대나무 젓가락을 만들었다. 창칼을 써서 다듬고 모래종이로 부드럽게 사포질하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가 만든 젓가락을 얻는다. 낫질로 선생이 적당하게 길이와 모양을 잡아주면 어린이들이 창칼로 다듬고 사포질로 매끈하게 다듬는데 숲속놀이터 곳곳이 손을 놀리는 어린이들로 가득 찬 느낌이다. 어릴 때부터 칼과 톱, 낫 같은 도구 쓰는 법을 잘 배우면 다치지 않고 도구를 쓴다. 어릴 때부터 도구를 쓰는 인간의 뇌는 또 다른 법이다.
낮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회의가 있어 수원을 다녀왔다. 경기도교육정책자문위원회 미래교육분과에서 2030 미래교육 방향을 살핀다. 인구절벽 학령기 아동 감소, 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 주도 현장중심 행복한 교육을 위해 미래형학교를 구상하고 있다는 교육청 보고를 받았다. 미래형학교 모델은 창의적 스마트 학습공간과 교육공동체 협력과정을 기반으로 학생 주도의 학습을 실천하여 행복한 성장을 이루는 학교를 뜻한다 한다. 미래교육을 고민하며 행복한 교육을 설계하는 교육청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한다.
그동안 미래교육포럼을 4차에 걸쳐 열고 미래교육을 두고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그런데 얼마전 2030oecd와 한국 교육포럼과 시민원탁회의에서처럼 기후위기는 미래교육 틀에 없다. 더욱이 대학평준화 같은 입시를 근본으로 바꿀 만한 미래교육 정책도 없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평생교육법 같은 법 테두리 안에서 대안교육과 마을공동체 교육을 담아 학교 교육을 흔드려는 노력은 있으나 현재를 행복하게 가꾸는 과감한 전환은 보이지 않는다.
미래형 학교를 그리고 실험하는 것은 좋으나 현재를 행복하게 가꾸는 교육전환이 필요하다. 혁신학교와 미래학교 차이가 무엇인지 자세히 밝히는 것도 좋지만 현재 한국 학생들이 학교에서 왜 행복하지 않은지는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또 하나의 학교 유형의 출현으로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미래교육으로 행복한 학생들만 생각하면 좋겠다.
미래는 현재 행복해야 뜻이 있다. 민간의 힘으로 학교를 세우고 위대한 평민을 기르는 교육을 실천해 온 한국의 대안학교들이 미래학교다. 이미 미래학교는 실현되고 있으니 멀리서 찾을 필요 없다. 국가 독점과 입시와 경쟁, 자본 소비 중심의 교육체제는 해체 될 수 있을까 되묻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