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대로 살아갑시다.」
살아가면서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더 높아지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입니다. 그런데 높아지려고 하다가 하루아침에 낭패를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욕심은 끝이 없어서 만족시켜 주면 줄수록 그 요구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높아지려다가 오히려 푹 떨어지게 됩니다. 그들이 ‘높’자를 거꾸로 하면 ‘푹’자가 된다는 것을 생각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공자께서도 “남의 선생 되기를 좋아하는 것이 탈”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망친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백성을 위한 봉사자를 뽑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의료진은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요? 기득권을 유지하고 높아지려고 애쓰며 남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삶으로 말해야 하겠습니다.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들은 당시 사회에서 스승이요, 지도자로 행세하고 남들이 그렇게 인정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사실 권위는 자기가 내세우기보다 남들이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마태23,2-3).고 하셨습니다.
높이 오르면 더 멀리, 더 많이 볼 수 있고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을 채워줄 수 있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연륜이 쌓이면 쌓일수록 넉넉해지고 자상한 어른이 되어야 하거늘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부끄러움만 더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지만 나와는 무관한 말씀으로 듣고 살아갑니다. 대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 길을 서슴없이 가는지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스승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20,28). 고 말씀 하신 대로 사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삶으로 사랑을 증언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1요한 3,18). 하신 대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누가 먼저 인사하기를 바라지 말고 먼저 인사할 수 있는 날, 누구에게 무엇을 시키기보다는 솔선수범하는 날, 무엇을 기대하기보다 먼저 베푸는 은총의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