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내수 중심 성장… 심화되면 한국 수출 타격" / 5/26(일) / 한겨레 신문
한은은 미중 양국이 적극적인 재정·산업 정책에 힘입어 내수 중심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자본재 수출을 늘리겠지만 양국의 세그먼트화와 자국 내 생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최근 G2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1.6%로 예상보다는 저조했지만 고금리 상황에서도 여전히 양호한 고용에 힘입어 소비가 견조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서 내수 중심의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경우 제조업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의 투자와 수출이 늘면서 부동산 경기와 소비 부진을 만회했고 1분기 성장률은 5.3%를 나타냈다. 재정 여력이 제한된 지방정부를 대신해 중앙정부가 지난해 1조 위안(약 21.6조엔) 규모의 국채를 발행해 조성한 재원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영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최근 양국의 양호한 성장세는 적극적인 재정부양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며 "미중 대립에 따른 첨단 제조업의 우위 경쟁이 높아졌고, 산업정책을 통한 투자 촉진도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1분기에 자본재 수입과 설비투자가 증가했는데, 이는 산업정책의 영향으로 늘어난 반도체·전기차(EV) 등 신규 공장 수요로 분석된다. 중국 역시 기존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탈피해 첨단 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면서 1·4분기 중 제조업과 사회간접자본 부문의 투자가 확대됐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로 수출 여건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민간소비 회복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 등 내수 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미·중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자본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는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상품 수출에 도움이 될 것" 이라면서도 "그러나 양국 간 세그먼트화가 심화되고 자국 내 생산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한국의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