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백서른 번째 이야기, 넘어진 제자를 일으켜 세우는 주님
사람들은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실수와 허물을 다시 끄집어내거나 언급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때 그 사건이 잊히거나 사라지길 바란다. 하지만 나쁜 기억들은 대부분 오래가고 잘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과거를 바로잡는 방법은 덮어 두는 것보다 끄집어내서 털어버리는 것이 낫다. 갈릴리에서 주님이 제자들과 함께 계실 때 베드로에게 하신 일이 바로 그 일이다.
(요 21:15)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베드로는 그의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심지어 저주까지 했다. 그 전에 죽는 데까지 따라가겠다고 호언장담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위험이 닥치자 그렇게 충성을 고백하더니 안면을 싹 바꾸고 자신의 주님을 부인한 것이다. 이 사실을 다른 제자들이 알았고 베드로는 그들 가운데서 신임을 잃고 말았다. 그가 회개한 증거를 보이지 않는다면 비록 그가 개인적으로 회개했다고 하더라도 사도로서 그의 실수와 허물은 그의 영향력을 소멸할 것이 분명했다. 그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그는 주님을 부인한 자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었다.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 앞에서 그의 잘못을 공공연히 끄집어낸 것이다.
베드로는 조금의 과장도 없이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고 고백했다. 그 이전의 베드로라면 자신의 충성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믿음을 무시하는 말을 했을 것이다. 그는 과거에 “다른 사람은 다 주를 버릴지라도”라는 조건을 달아서 자신의 믿음을 추켜세웠다. 그래서 주님이 물으실 때 그런 그의 충동적인 신앙을 꼬집어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고 물으신 것이다. 그러나 이제 베드로의 대답은 달라졌다. 약간의 교만함도 없이 그는 겸손하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했다. 그렇게 세 번이나 연거푸 물으셨고 베드로는 뼈아픈 실수를 떠 올리면서 제자들 앞에서 자신의 믿음과 회개를 다시 고백해야 했다. 이것이 실수한 제자를 다시 세우시는 주님의 방법이었다.
은밀하게 지은 죄는 하나님 앞에 은밀하게 자복해야 하지만 공공연하게 드러났던 죄와 허물은 공적으로 자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슬그머니 들어와서 사람들이 자기의 잘못과 허물을 모른 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고, 비겁한 태도다. 공공연히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고 이제는 그 길에서 돌아섰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계속 과거의 잘못을 저지른 그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주님이 제자들 사이에서 베드로에게 그렇게 세 번이나 물으신 것이다. 주님은 베드로가 회개한 증거를 공개하심으로 그의 치욕을 제거하셨다. 세 번의 가시 돋친 날카로운 질문을 그에게 던짐으로 공개적인 그의 고백을 받아 내셨다. 그리고 마침내 그에게 목자의 직분을 허락하셨다.
(요 21:17)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베드로에게 주신 사명은 주님의 양을 치고 먹이는 일이었다. 한때 넘어졌던 제자, 자신의 주님을 저주하고 부인했던 그 제자가 주님의 양 떼를 먹이는 직분을 받았다. 그의 고통스러운 실패의 경험과 회개의 경험이 연약하고 무지한 양들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으로 보살피기에 넉넉한 요인이 되었다.
자신의 과거와 죄를 참으로 회개하고 거듭난 자들은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숨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 그 허물에서 벗어나고자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는 비결이다.
하나님 아버지!
베드로의 실수를 들추어서 오히려 그를 세우시는 주님의 지혜를 배웁니다.
그의 과거를 지울 수는 없지만, 그의 고백을 받아 내심으로
실수가 그에게 붙여진 마지막 수식어가 되지 않도록 만드신
주의 사랑과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도 주님의 방법으로 교회를 세우고 넘어진 형제들을 세우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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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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