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02 (금) 한동훈… "이재명 피습이 집단욕망인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그러면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특정집단 민주당의 욕망 때문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이날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저에 대한 암살 시도, 정치테러가 개인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테러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또는 특정 집단들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발언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자기가 피습당한 게 특정 집단의 욕망 때문이라고 말했나"라며 "정말인가. 믿겨지지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테러는 범죄고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하면 안 된다"며 "그런 식으로 테러를 앞에 두고 정치 장사를 하는 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지금 청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찰 독재'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아무 말이나 막 하시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금 본인도 586, 686 운동권을 청산하려는 거 아니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며 "중요한 건 레토릭 장사가 아니라 진짜 시대정신이 뭐냐는 거다. 검찰 독재라는 게 있느냐"고 반박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이성윤·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총선에) 나온다고 하지 않나. 그 사람들이 독재한다는 건가"라며 "현실에 없는 걸 만들어서 자기가 받는 여러 공격 포인트를 피하려는 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에게) 법인카드 이야기는 안 물어봤나. 저는 매일 이렇게 인터뷰하는데 그분은 진짜 간만에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한 것 같은데 그런 질문이 안나왔나"라며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도 꺼냈다.
이어 "첫째 법카를 본인이 쓴 게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이 어떤 예비후보자가 기업이든 국가든 법카로 자기 샴푸를 사고 초밥을 사먹고 와이프에게 줘서 쓴 게 드러났다면 공천할 건가. 셋째 이런 질문을 안 받고 도망 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22대 총선 목표로 151석을 제시한 것에 대해 "그건 국민이 정하는 것이지 우리가 목표를 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어디는 어려우니까 배제하고 숫자를 내는 건 정치공학적 이야기 같다. 그대로 되지도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저출생 대책에도 "그 돈은, 그 재원은 어디서 나오나. 결국은 국민 혈세다. 재원 조달 방식을 말씀 안 하는데 좀 실망스럽다"며 "과거 본인이 했던 것처럼 법카를 돌리겠다는 건가"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동훈 위원장은 유승민 전 의원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내리 5선을 한 경기도 오산에 공천하는 방안에 대해선 "그런 검토를 한 바는 없다"며 "이기는 공천, 국민에게 명분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희룡… "이재명의 정치는 권력 잡는 도구
오는 4월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1월 31일 이재명 대표를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칭하며 이를 치워버리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그 측근의 범죄 혐의를 감추기 위한 방탄에만 혈안이 되어있고, 야당의 역할은 포기한 지 오래"라며 "경제를 가로막는 정치, 국회 정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고금리, 고물가로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국회가 대한민국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방문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직후보자 추천신청서 제출했다. 취재진을 만난 원 장관은 다시 한번 이재명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는 권력을 잡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며 "검사 사칭, 허위사실 공표, 배임,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성남시장, 경기지사,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욕망의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잡기 위해서 당대표와 국회를 도구로 삼고 있다"며 "오로지 자신과 측근들의 범죄 혐의를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정치권력은 국민을 위해서 써야 한다"며 "우리 국회에서 대화가 사라진 이유, 민주당이 점점 개딸들의 지배로 떨어져 가는 이유, 민생과 경제에 정치가 걸림돌이 되는 이유, 이것은 권력만 잡으면 된다는 이재명의 정치가 원인"이라며 "제가 그 고리를 끊어보겠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 전 일부 지역구 출마자로 당내 특정 인물을 거론해 불거진 사천 논란에 대해서는 "시스템 공천, 또 공정한 공천을 하겠다는 국민들에 대한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돈봉투'… 윤관석 징역 2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사건 중 첫 법원 판단이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송영길 전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1월 31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관석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겐 총 1년 8개월의 징역형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강씨는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이날 실형 선고로 재구속됐다. 재판부는 윤관석 의원과 강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국민들의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윤관석 의원과 강씨는 당 대표 경선에서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해 전국 대의원을 포섭하고자 했다"며 "경선에 참여한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왜곡돼 선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질책했다. 이어 "매년 20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는 집권 여당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 이 선거가 전국에 큰 영향을 줄 것임을 고려하면 불법성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경선 선거캠프 내 활동가들에게 실비 변상적 성격의 금품을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도 범행을 정당화할 사유가 될 수 없다"며 "그릇된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구태를 막기 위해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관석 의원에 대해선 "3선의 중진으로 송영길 전 대표 지지 모임 좌장을 맡는 등 당내 영향력 있는 이로서 누구보다도 선거에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할 책임이 있는데도 책무를 저버리고 범행을 주도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윤관석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6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총 6천만원을 수수해 살포한 혐의를 받는다. 캠프 핵심 관계자였던 강씨는 윤관석 의원의 금품 제공 지시·권유·요구를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이었던 박용수 씨에게 전달했고, 이에 따라 박씨는 2021년 4월 27∼28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들어있는 봉투 20개를 윤관석 의원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윤관석 의원이 마련된 돈봉투 20개를 4월 28∼29일 이틀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윤관석 의원을 기소하면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돈봉투 살포 혐의는 공소사실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지난 1월 4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를 구속기소한 이후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이 돈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수사를 마친 뒤 윤관석 의원의 살포 혐의까지 일괄해 기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형량이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송영길 전 대표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내달 2월 2일 예정돼 있다. 윤관석 의원의 유죄 판결이 송영길 전 대표 재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친 공장서 다이아 깎다 ‘금배지’단 김근태 의원
열흘 전까지 김근태(34)씨는 손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묻히며 일했다. 그의 일터는 경기도 화성시에 부친이 차린 공업용 다이아몬드 공구 제조공장. 일가족 네 명과 직원 한 명이 근무하는 5인 사업장이다. 그날도 김근태 씨는 작업복을 입고 공구 재료 준비부터 거래처 서류 작업까지 전방위로 뛰다가 전화를 받았다. “김근태씨죠? 비례대표 국회의원 승계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김근태 씨가 제21대 국회 마지막 의원으로 합류했다. 권은희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월 29일 탈당하면서 이어받은 비례대표 자리다. 권은희 전 의원이 국민의당(2022년 5월 국민의힘과 합당) 비례 순번 3번이었고, 그가 4번이었다. 공직선거법상 1월 30일까지만 의원직 승계가 가능한데, 하루 차이로 여의도행 막차를 탔다. 임기는 21대 국회 만료일인 오는 5월 29일까지 꼭 120일이다. “짧은 임기지만 하루하루를 농도 짙게 보내려고 해요.”
김근태 의원은 연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울대 촛불 집회’를 이끌었다. 이듬해 신전대협 서울대 지부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 비판에 앞장섰고, 그해 총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에 영입돼 비례 4번을 받아 한 끗 차이로 낙선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치러봤고, 합당 후엔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직을 맡았습니다. 4년 전보다 성숙해진 상태에서 의원직을 맡아 다행입니다.”
김근태 의원은 부랴부랴 보좌진을 꾸렸다. 최연장자가 1987년생, 최연소자가 2000년생으로 ‘가장 젊은 의원실’을 자부한다. 김근태 의원은 “면접 등을 보면서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았는데 그렇게 됐다. 임기가 짧은 만큼 보좌진 9명 전원이 정책 개발에 힘쓸 생각”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선 의원일 때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당시 최연소 20대 보좌관이었다는데, 우리 방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원 시절 선후배와 교수님들을 최근 만났는데, 정부의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예산 감축’에 대해 우려가 컸다”며 “현 정부는 과학기술 패권국가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펴는데 현장에선 오해가 많아, 이것을 풀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의원 선서를 하러 등원한 1일 국회는 중대재해처벌법의 50인 미만 확대 적용 유예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느라 시끄러웠다.
김근태 의원은 “제가 아버지의 공장 운영을 거들어 봤잖아요. 규모와 상관없이 사업체를 이끈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이 법이 시행되고 나서 동네 이삿짐 업체들이 ‘일꾼 다치면 큰일 난다’며 사다리차가 필요한 고층 건물 이사를 거부할 정도로 부작용이 벌써 심각해요. 노동과 안전의 가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명한 균형점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김근태 의원은 “2월에 결혼할 예정이었는데, 겹경사를 맞이했다”며 “다음 총선은 일단 생각하지 않고,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정치를 해보겠다”고 웃었다. 그는 이날 류호정·이은주 전 의원의 탈당으로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녹색정의당 양경규·이자스민 의원과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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