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은...................................마음의 문인 것 같다. 꽉막혀 버린 듯한 세상에서.................하숙방에 홀로................누워 어젯밤 마신 술을 흐린 마음으로 깨다 보면................
문득 창문으로........................밝음이 보인다.
막연히 주시하고 있다 보면..................시간은 저녁으로 흘러간다.
유독 맺지 못할 방향으로 흘러가는 인생의 운명도 있으리라!
무의식적으로...................그렇고 그렇게 맺어지는 운명이.............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한된 삶속의 인연이.....................너무 엷어서.................우리는 도망을 치려고 한다. 호반으로 걸어가는 길은..............연이어져 있다. 먼져 떨어진 잎들이 이리저리 흩어져...................가슬비에 젖어 있는데.....................
작은 삼단우산을 쓰고......................호숫길을 걷는데 덜 슬픈 것은......................오늘이 처음인데..............기억이 정리가 된 것인가..................하나씩 잊어가고 있는 것인가...........................
아마도 친구를 떠 올렸기 때문일 것이다.
다방에서.................담배를 피우면서..............무슨 이여기 던지 진지하게 말하는 친구를 떠 올려서..........................친구는 낯선 동네에 살았고 몇번 내가 방문하였었다. 아버지도 기억이 나고 어머니도 기억이 나고 여동생도 기억이나고..................웬일인지 남동생도 기억이 난다.
늘 자주 만나고...............이야기 하고 산행도 하였었다. 도시의 낮은 산들을 걸으면서..................그 중간에 있는 절을 지나치기도 하였던 것 같다.
한참을 걷다가...............낯선 마을 뒷산에 도착하였는데..............해가 조금 저물고..........도시의 가로등 불이 더러 켜지고............................
수많은 길 중에......................................걸어 가지는 길이 있고................걸어야 하는 길이 있는 것 같다.
서민의 길을.......................걷고 싶지 않다. 장상의 길도 걷고 싶지 않다. 왕후의 길도 걷고 싶지 않다. 신들의 길도.......................걷고 싶지 않다. 내방식대로................. 산다. 무너지는 길.............걷고 싶지 않다. 친구 엄마는 많이 노쇠하셨으리라! 아직도 그 동네에 계실까? 며느리와는 얼마나.........................죽이 맞으실까.
적당히 살 인생....................살고 싶지 않다.
별이 가득히 떨어진다. 어두워 질거라면.....................밝은 것이 무슨 소용인가!
백만명이 걸어가는 길........................관심없다.
천만명이................걸어가는 길...........................관심없다.
75억명이 걸어가는 길...................별로 관심없다.
골목을 들어오기 전에.................가이가 한마리.................길에 엎드려 있다. 젊은 연인이 개밥을 까서 가까운 길에 두고...............그 개를 부른다. 가이는.................주인을 잃었는지............짝을 잏었늕지 고운 눈망울이 촛점이 조금 적다.
길을 건너는...................그 여인의 등이 아름답다.
사들고 오는 이찌지꼬를 꺼낼려고 했는데......................젊은 연인들이 먼저 길잃은 생명에 대하여 준비를 하였다. 환란중에 살아 남으ㄱ시길!
호반의 길에는...................늘 고즈녁한 소나무도 있고................수양버들들이 하늘을 가득히 가리고 있는 곳도 있고................벚꽃나무가 길 양편으로 드리워져...................가지와 가을잎으로 터널을 만들어 하늘을 가리는 곳도 있다. 기억이 추억이 되고...........추억이 전설이 될 무렵.......................................강물이 마르고...............하늘이 무서운 표정을 짓고...............공장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고............................초원은 늘어날 것이다.
인연....................................
늘..............꿈을 주고.............기쁨을 주고.............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하고...............詩情속에 머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