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이야기 090618
(서프라이즈 / 싸울아비 / 2009-06-18)
전국에서 어김없이 많은 추모객들이 몰려 오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은 이제 민주화의 성지가 되어버린 또 하나의 망월동입니다.
그런 봉하마을에서 추모객들과 같이 한다는 것은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는 귀중한 시간이 됩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체험이기에 이 체험을 서프앙들과 돼먹지 못한 알바들과 나누고 싶어서 봉하마을 이야기 몇 꼭지를 들려줄까 합니다.
장면#1 강원 춘천에서 온 풍수 아저씨
두 분의 장년 아저씨들이 오셨습니다. 추모관에서 정중히 분향하고 절을 하고서 제게 와서 뭔가를 이야기 할려고 서성거렸습니다.
마침 바람을 쐴려고 나온 저를 보고 자신의 풍수이야기로 피를 토하듯이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자신들은 풍수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사람이며, 심지어 중국 자금성 명나라 황제릉까지 가서 풍수를 본 사람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풍수학적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저는 좋은 자리가 아니며, 자금 복원하고 있는 생가쪽이 좋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사저에 권여사님이 계시면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묘자리도 노 대통령님의 어머님이 모셔져있는 쪽이 명당자리다 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게 꼭 전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장면#2 봉하마을에 온 생수
봉하마을에는 전국각지에서 물품이 전달되곤 합니다. 그증에 가장 많이 오는 물품은 생수입니다. 그런데 택배로 온 생수의 수신자를 보면은 "봉하마을 노사모"라고 하여 보내집니다.
그런데 택배회사가 이런 물품을 신기하게 추모관으로 가져와서 수령자 싸인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전세계적으로 특정 수신인이 없이 물품을 보내어도 아무런 탈없이 배달되는 곳은 이곳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장면#3 부의금을 낼려는 사람들
추모관에 오셔서 부의금을 내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면 "부의금은 받지 않고 나중에 대통령 기록관 건립 국민 모금이 시행되면 그때 성금으로 내십시오"라고 정중히 말씀 드립니다.
그런데 어제는 어느 노인분이 부의금으로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그 액수에 그만 놀랄뻔 했습니다. 세어보지 않고, 상황을 말씀드리고 돌려 드렸지만 액수가 수백만원은 된 것 같았습니다.
장면#4 정토원에서 내려온 가족들
오늘 정토원에 차로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차도로 내려오는 가족 일행이 있어서 걸어오는 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태워 드렸습니다.
그분들은 등산로 정토원을 갔다가 길 좋은 데로 내려오자고 하여 내려온 길인데 이렇게 먼 길인 줄 몰랐다고 하면서 연신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오셨냐고 묻자 "대구에서 왔다"라고 말하기에, 제 일행 중 한명이 고향이 구미인 친구가 "대구사람들 이래도 한나라당 찍을 것입니까?"라고 하자 그 가족분들은 일제히 "우리는 절대로 한나라당 안찍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장면#5 고향인 대구인 아저씨
고향이 대구이며 사는 곳은 부산 광안리라는 부부가 오셨습니다. 자기는 구미에 있는 박정희 생가도 가 보았고 포항에 있는 쥐박이 고향도 가 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포항에 있는 쥐박이 고향에 가면 포항시에서 "생수 1통과 초코파이 2개를 주는데, 오신 분들이 초코파이를 가방에 감추고 안 받았다고 하여 더 받아 간다"고 하면서 봉하마을에 오니 그런 것이 없어서 좋다하였습니다.
'꼭 오고 싶었는데 늦게와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노 대통령님 사저를 들러 봤는데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아방궁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를 꺼내 들어서 대구에 있는 친구분에게 전화 하면서 "야 니도 와 봐라, 사저 그리 안 크다. 다 거짓말이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화 받은 친구분은 못 믿는 눈치였습니다. 그러자 "야 일마 진짜라 카니. .. 니도 와서 보면 놀랠끼다"라고 재차 강조 하였습니다.
장면#6 익명으로 온 생수
생수를 택배회사가 아닌 직접 차를 몰고온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생수를 접수 받고서 어디서 오셨는지 접수대장에 기록하기 위해서 실명을 여쭙자 "그저 생수 몇병 갖다 주는 걸로 생색내기 싫다"면서 그냥 가버렸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추모관는 더욱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지금 봉하마을 논에는 오리가 평화롭게 헤엄치고 있습니다. 이 평화로운 장면들이 영원히 깨지지 않으려면 독재자 이명박과 독재정권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첫댓글 귀 기울여 봄직합니다 ~애튼 나쁘다는건 좀 .....
저도 봉하마을 가고 싶어요 ㅠㅠㅠ
모든 국민들이 일년에 한두번쯤은 댕겨와야 될것 같은데요,,,노통님의 유지를 받들어서 봉하마을이 가장 모법적인 농촌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떤 풍수쟁이도 이글에서 나온거와 같이 집터가 좋지 않다고 기사화 된적이 있던데...
오늘 점심시간..차장님이 그러시더군요,..49일재 되는날 휴가 내겠네?? ...저도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