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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모화2리. 화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글자 식별이 쉽지 않다.
25번째 402 버스. 행선판과 버스노선번호는 식별이 가능하다.
<25> '어느새 도착해버린 모화'
모화2리(16:15) -> 울산 학성공원(17:00)
노선: 402(한성교통)
요금: 950원
경산에서 출발해서 사실상 먼 거리를 온 것이 아니건만, 벌써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했다. 경산에서 버스에 탔을 땐 햇볕이 왼쪽을 비춰 오른쪽 창가쪽에 앉아 갔는데, 이제 햇볕이 오른쪽을 비추게 되어 기사 뒷좌석에 앉아서 울산 시외 풍경을 감상했다.
원래 모화 읍내안에 내려야 하는데, 부득이하게 잠이 쏟아져 깨어나보니 벌써 600번 좌석버스 종점까지 오고 말았다. 급하게 일단 내려 위치를 확인하는데, 뒤에 울산에서 서울로 가는 새마을호가 지나갔다. 동해남부선과 마주보고 가는 부산길이기에 일단 길은 제대로 온 것으로 안심을 하고, 402나 412를 기다리는데, 바로 412번 버스가 도착하였다. 일단 버스에 타자마자 울산에 가냐고 물어봤더니, 잘못 탔다며 길 건너서 타라고 한다. 그리고 버스 요금은 받지 않았다. 대개 버스를 잘못타도 서울에서는 철저히 요금을 뜯어내는데, 이렇게 조금이나마 선심을 써준 그 버스기사가 고마웠다. 어쨌든 다음 정거장인 모화2리에서 내려서 울산으로 향하는 402 버스를 갈아탔다.
이번에 갈아탄 402번 기사는 목소리 톤이 굉장히 낮았다. 이후의 노선을 물어봐서 알려주는데 정말 성우 목소리 같았다. 그리고 친절하게 학성공원 앞에서 1127도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내가 조사한 정보와 일치해서 안심이 들었다. 벌써 다음 코스가 부산 진입이라니...이제 마지막이 얼마 안 남았다.
호계를 지나 울산시내로 들어와 울산의 중심부라고 하는 학성공원앞에서 하차했다.
26번째 울산 학성공원. 어스름할 때 찍은 사진이라 앞으로의 사진은 식별이 힘들 가능성이 높다.
26번째 1127 버스. 화질이 좋지 않음에도 상당한 수준으로 자세히 식별이 가능하다.
26번째 울산시내
<26> '울산대에서 타면 항상 서서간다더니...'
울산 학성공원(17:02)-> 부산 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18:28)
노선: 1127(한성교통)
요금: 850(환승 추가요금)
402번 버스에서 내릴 때 하차단말기에 KB카드를 찍었더니, 1127번 버스에서 환승이 적용되었다. 서울에서 발행한 카드가 울산 시내에서 먹힌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데, 환승까지 적용되니 신기했다.
울산 학성공원이 울산의 한복판이었다. 대략 30여분 정도는 울산 시내를 빙글빙글 돌아서 갔던 것 같다. 그리고 라그나로크 고무신 길드의 럭셜꼬맹님의 말씀대로 울산대학교앞에서 버스를 타면 항상 서서간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이번에 학성공원에서 내린 것인데,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 1127번 버스가 붐비는 일은 전혀 없으며, 간혹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사람이 조금 많다고 한다. 결과적으는 어쨌든 다행이다. 1시간도 넘는 거리에서 서서가는 고생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편하게 걱정없이 앉아가니 편하고 좋았다.
월드컵 울산경기장을 거쳐서 언양쪽으로 가더니 본격적인 부산방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가는 길에 험준한 산이 얼마나 많던지, 경사가 40도는 가까이 됨직한 높은 고개가 굽이굽이 펼쳐져 있었다. 정말 눈만 많이 왔다면 통제될 것 같은 위험한 길이었다. 참, 남부 지방은 눈이 오지 않으니 그럴 일은 없을까...그래도 타고가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6시가 되니 저녁이 되어 어두컴컴해졌고, 슬슬 부산시내버스가 보이기 시작했다. 1박 2일에 걸쳐 서울에서 출발한 여정의 끝이 이제야 끝나가는 것이다.
부산대앞에서 나를 마중나오기로 한 후배에게 연락을 취하고, 김해에 있는 사촌동생에게도 연락을 남겨놓은 다음, 6시 30분쯤에 드디어 부산시내에 진입, 부산의 최북단인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앞에 당도할 수 있었다.
27번째 부산 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 화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정류장 식별이 힘들다.
<27> '엇갈리는 의견?'
부산 지하철 1호선 노포동역(18:29) -> 금정세무서(18:45)
노선: 50(삼신교통)
요금: 1,000원
드디어 부산 버스에 몸을 실었다. 1127번 버스가 앞에 있는 50번을 추월해서 갔기 때문에, 당연히 노포동역에 내리자마자 50번이 도착하였다.
일단 우선적으로 부산대학교에 가야하는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기사한테 어떻게 가냐고 물었더니 금정세무서에서 내리라고 하였다. 근데 바로 뒤에 있는 승객이 다른 버스로 갈아타라며 내리라고 하고, 그 옆에 앉아 있는 승객이 지하철을 타지 왜 버스를 타냐며 물어보았다. 확실하게 부산대학교앞에 어떻게 갈지 알려주지도 않고, 그 부근에서 내려서 걸어가라고 대강 알려줘서 정말로 순간적으로 혼란스러웠다. 이번 여행 전에 지방 정보는 확실하게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대도시권 버스 정보는 확실치가 못했는데, 여기서 잠시 문제가 발생했었다. 결국 난 금정세무서에서 내리자마자 길을 찾지 못해 헤매게 되었고, 인근 주민에게 길을 겨우 물어봐서 간신히 부산대 정문 앞에서 후배를 만날 수 있었다.
28번째 8번 버스. 외관을 찍지 않고 내부를 찍었다. 행선지를 알려주는 안내기가 있는 유일한 버스. 그래도 글자 식별은 힘들다.
28번째 김해 활천고개
<28> '긴 여정의 종료!'
부산 지하철 1호선 부산대학앞역(20:20) -> 김해 활천고개(21:16)
노선: 8(김해버스)
요금: 940원
후배 민상이와 유가네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부산에 올때마다 항상 유가네를 오게 되는데, 서울에서는 이상하게도 찾기 힘든 음식점이다. 부산에는 무려 3군데나 있을 정도로 흔한 곳이라는데, 서울엔 왜 그렇게 찾기 힘든지 모르겠다.
그리고 김해로 향하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버스를 타러 부산대학앞역으로 내려갔는데, 나와 후배가 말하는 대화를 지나가던 어떤 학생이 듣고 내가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아~ 재수없어.'라고 욕을 했다. 나는 처음에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태연하게 갔는데, 생각해보니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옆에 있는 후배에게 말을 했더니, 부산 사람들 중에 일부는 서울 말투를 쓰는 사람을 무척이나 경멸한다고 한단다. 부산 사람들끼리 말을 하다가도 갑자기 어색하게 서울말을 쓰면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고, 서울말 쓰는 사람을 일부러 따라하면서 놀리기도 한단다. 도대체 부산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내막을 알 수 없었다. 이들이 '서울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갖는다고 생각을 하는 정도로 일단 그 당시의 상황을 일단락졌다. 사실 지금까지도 왜 사람들이 그러는지 궁금하다.
8시 20분에 김해 친척네 집이 있는 곳을 가기 위해 8번 버스에 올라타고 부산을 빠져나갔다. 동래를 거쳐 만덕, 구포역, 그리고 구포대교를 건너 김해로 가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예전에 부산에 자주 놀러왔을 땐 지하철 3호선 공사에 가파른 고개가 많아서 다니기 참 불편한 곳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이번에 지나고 나니 부산에 대한 교통불감증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구포에서 김해로 이어지는 도로도 확장공사를 했는지 속도를 내며 달렸고, 동김해와 인제대학교를 거쳐 종착점인 활천고개에 내렸다. 그리고 1박 2일에 걸친 대장정은 여기서 끝났다.
<이후의 이야기1>
김해 친척네 집에 와서 편히 쉬었다. 다행히도 고모부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도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셨다며 곧 퇴원하신다고 하여 안도감을 찾을 수 있었다. 경주에서 사온 황남빵을 전해드리니 할머니도, 친척 동생들도 모두 고맙게 생각하며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부산에서 1월 1일을 맞게 되었고, 2007년 첫 날의 아침을 부산에서 맞게 되었다.
이튿 날 나는 서울로 출발해야 했다. 3일 학교에 강의가 있기 때문에 출발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부산 문현동을 종착점으로 삼았기에 기차표가 부산발 서울행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이번에 급작스럽게 종착점이 김해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나는 원래 부산역까지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 전날 8번 버스를 타면서 부산역보다 구포역이 더 빠르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다행히 5시 20분 서울로 가는 KTX 열차가 구포역에 정차한다는 좋은 정보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구포역에 5시 31분 도착에 맞춰 여유롭게 출발하여 구포역에 5시 20분에 도착하였다.
이미 출발 시간이 10여분이나 넘게 남았기에 구포 지하철역에서 이것저것 경치도 보면서 구포 국철역으로 와서 ATM으로 발매를 하려는 순간, 이상하게 내가 예약한 표가 검색되지 않았다. 시스템 오류인가 생각해서 옆 기계로 알아봤더니 역시 뜨지 않았다. 창구에 가서 어떻게 된건지 물어보니, 아차~ 내가 예약한 표가 취소가 되어버렸다. 내가 부산역 출발 5시 20분 기차표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어떤 역에서든 내가 5시 20분전까지 발권을 하지 않으면 취소가 되게 되어있었는데, 내가 그것을 깜빡하고 구포역 앞에서 여유를 부렸던 것이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마침 연휴 마지막날 날이었기에 서울로 가는 모든 좌석이 매진이었으며, 서울행 무궁화호 입석만이 남아있다고 창구에 표시되어 있었다. 다음 날 강의에 지장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입석을 5시간 30분동안이나 서서 가기에는 무리였고, 그렇다고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일단 ATM에서 기차표를 검색과 재검색 버튼을 연신 눌러봤지만, 뒤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실시간 검색을 계속적으로 해볼 수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500원에 15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인터넷라운지를 찾아봤는데, 우연히 대합실 2층에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약간 외진 곳에 있었기에 사람들이 그것을 하러 자주 오지도 않았다! 아주 반가운 마음에, 일단은 동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열차표를 검색했다. 구포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표는 자주 없겠지만, 적어도 동대구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는 경부선이라면 거의 대부분이기에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기차표라면 반드시 많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아니나다를까 10여분 검색 끝에, 8시 50분 서울행 KTX 1좌석이 반환되었고, 급히 그 표를 예약해 천만다행이게도 그 표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구포역에서 동대구역까지는 당장 6시 13에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동대구까지 입석은 불가피할 뿐더러, 그다지 힘들지도 않으니깐.
나는 거기서 또 하나의 꾀를 생각해냈다. 이왕 서서 갈 것을, 식당차에서 밥을 먹으면서 앉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서울행 무궁화호가 구포역 플랫폼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식당차가 있는 4호차 쪽으로 무조건 뛰었고, 바로 식당차 자리 한켠을 잡아 맛있는 식사도 하고, 편안히 앉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옆에 앉은 어떤 분이 내가 지금까지 했던 여행기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해져, 맥주 1잔도 주셔서 얻어마시게 되었다. 그렇게 7시 40분쯤에 동대구역에 내릴 수 있었고, 1시간 정도 동대구역에서 기다리다가 무사히 8시 50분 출발 서울행 KTX를 탈 수 있었다. 천만 다행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집 벽제에는 밤 10시 30분에 도착하였다.
집에 와서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정보를 정리해보니, 모두 39,240원을 썼다. 사실 따지고보면 버스로 다녀온 비용보다 KTX와 무궁화호를 타고 온 비용이 더 들었다. 아무튼 무사히 순조롭게 여행 대 성공!
<이후의 이야기2>
내가 다녀온 여행기 정보를 네이버 카페 바이트레인과 다음 카페 철도동호회에 적어놨더니, 다음 카페 철도동호회에서는 별다른 댓글과 리플이 달리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내가 올리는 글 초안에는 단 1개의 리플도 실리지 않았다. 다음 카페에서는 관심이 없는 줄 알고 신경을 껐는데, 반대로 네이버 카페인 바이트레인에서는 아래 꽤 많은 리플이 달리며 내가 다녀온 정보를 참고해 시내버스 여행을 하겠다고 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구미에 사는 큐라라는 사람도 다녀온 듯 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버스로 완주한 것은 아니기에 나와 비슷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다소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 죽 둘러본다는 것 자체에는 나름대로 자기 자신에게 소중한 의미부여가 되었을 것이다. 이후에 나는 내가 정리한 정보와 바이트레인 카페에서 알려준 정보를 약간 첨가하고 수정해서 지금과 같은 후기를 만들게 되었다.
<이후의 이야기3>
이 글을 쓰고 난 다음 세계일보의 어느 기자가 내게 쪽지를 보내왔다. 주말판 커버스토리에 내 글을 올릴테니 연락을 달라고 하였다. 사실 신문이라면 굉장히 공적인 글일 뿐이기에, 내가 쓴 글이 신문에 실을 만한 게재가 못되기에 당혹스러웠다. 지나치게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로 나열했기에, 그 신문 기자분이 내 글을 읽고 얼마나 편집해야 할지, 얼마나 뽑아 써야할지 막막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 글솜씨가 정말로 부족하기에 그 기자가 원하는 대로 얼마나 수정해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 경험담이 알려져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소개가 되는 것은 나도 바라는 바이고, 또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by Jin-
첫댓글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 여행에서는 출사(出寫)의 목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따라서 사진은 단순한 참고 자료로만 봐주시길 바라며, 화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본문의 내용을 중심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곘습니다.
이 여행기가 본 게시판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경우(사진 화질이 나쁘기 때문에 삭제 요망, 혹은 다소 적은 양의 부가 설명) 강제로 삭제를 부탁드리며, 본문의 내용 중 잘못된 사항은 리플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127번 신차를 잡으셧네요 ㅋ
김해버스는 저 BIS가 강점이죠 -_-;;
부산사람들이 서울사람을 경멸한다는건 오해하신거구요.. 후배가 말하는 그런 사람들도 극히 일부입니다.. 다른 어느 도시엘가나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에게 이질감을 과격하게 드러내는 사람은 보이기 마련이죠^^ 오해마시길.
아참 부산대앞에 있는 유가네가 본점입니다^^ 부산에만 매장이 10여개 되는거같던데... 요즘엔 서울에도 매장을 하나둘씩 내는거 같더라구요,
유가네 점포가 점점 늘어나네요 ㅎㅎ
아....김해버스 모두 저런 시스템을 달았군요. 굉장히 손님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맘에 드네요.^^
3번의 차량 1대와 19번 전체와 몇몇 정류장들은 BIS 장치가 안되어 있습니다.
장산역님 말씀을 잘 새겨듣겠습니다. 아, 그리고 홍익대학교(서울캠퍼스) 앞에 유가네를 발견하였습니다.^^ 서울에도 유가네가 있네요. 전 부산에 가면 '부산의 특산물'이라 생각하고 유가네만 고집해서 갔거든요.ㅎㅎㅎ
<무봤나촌닭>이 지역 대표물로 뜨고 있는..ㅎ
가능하면 좀 더 잘 알려진 것으로 소개 부탁드릴꼐요.
저도 가봤을 때 얼핏 봤는데, 경주에 황남빵 말고 찰보리빵이라고 있죠? 그것에 대해서 좀 알고 싶은데....아시는 분 계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