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당직(경비)근무 체험기.. 퇴직후 일자리 찾기
에리스 김종은, 2010. 2. 21.
정년퇴직후 처음 약 6개월은 원거리 등산, 여행, 일본어 공부로 소일했다. 그러나 갑자기 일이 하고 싶어졌다. 등산 여행등 종일 놀고 먹는 것이 지겨워졌다.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교차로등 구인 구직(알바)난을 빠짐없이 살피고, 고용안정센터, 실버잡 사이트, 지역사회복지관 및 교육청 및 시청홈페이지도 살폈다. 알맞는 일자리를 찾아본다.
대개는 자원봉사 성격이 많다. 작년에 일했던 곳에서는 너무 잘 한다고 또 계약하자고 했다. 받는 돈이 너무 야박해서 시간을 더 내서 투잡을 생각하고 학교당직(야간경비 대직)일도 맡기로 했다. 아는 모과장님은 퇴직후 바로 동네 주유소 야간 근무(밤12시까지)를 지원했다.
주유소에서 친절 아저씨로 통한다. 젊은이들은 커리어때문에 일자리와 적성을 따지지만 퇴직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구직에 실패하면 실망하지 않고 하느님이 다른 일자리를 더 구해보란 뜻으로 해석한다. 다른 것을 준비해 두셨다고 생각해 본다. 이것이 긍정적인 마인드다..
학교 야간경비는 지역 보안업체에서 용역을 맡아서 사람을 파견해 보낸다. 일단 고용안정센터에서 소개한 경비보안업체 직원모집에 응시해서 서류심사에 합격하면 면접을 보고 얼마후 합격여부를 알려준다.
처음부터 경비로 나갈수 없고 일정한 경비교육을 받거나 또는 사전 실습(보안업체에서 지정해 준 곳에서 대직근무)을 해야한다.
대직(일용직) 근무를 한후(대직 기회가 적고 대직 기간이 길면 그만둔다) 퇴사등 공석이 생길때 정식 고정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1일 15시간정도 근무하면 35,000원정도 받는다. 시간당 2300원(토일은 1500원) 꼴이지만(주유소 임금보다 짜다) 꼭 소중한 일자리라고 생각하며 근무한다. 원래 학교에서 짜게 계약하니 별수 없다. 그래도 경비근무 취업 경쟁이 치열하다.
경비 근무자는 범죄 사실이 없는 신원이 확실한 분으로(신원조회) 성실해야 하고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고령자 우선 선발한다, 나이는 55세 부터 65세 사이에서 선발한다. 대개 경찰, 철도역무원, 교도관으로 퇴직한 분들이 다수를 차지하며 교육직, 행정직, 민간 업체 퇴직자 등이다.
건강이 양호하며 일을 잘하고 성실한 분은 70 전후까지도 근무한다고 들었다. 1달 근무하면 세금등 공제액을 빼고 83-90만원 정도( 세금, 보험료, 퇴직금 빼고 실수령액). 학교를 맡아서 고정(계약)직으로 있으면 애경사 참석, 여행이나 등산, 종교생활등은 거의 할수 없다 (대직이 있지만 급료를 일당 공제 당해야 하고 대직자도 부족하여 제약이 많다). 낮에는 수면과 운동등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 보안경비회사에서 00학교 00일 근무하도록 핸드폰으로 지시 받음. 아울러 학교교대 근무자의 핸드폰 번호와 성함을 알려줌. 연락하여 사전 근무일 전에 만나서 인사소개(행정실장)와 근무교육을 받는다.
순찰코스 및 문을 잠글 곳, 전원복구 버튼, 보안카드 복구 및 해제 할 곳과 방법, 시간대별 근무 설명을 잘 듣고, 근무요령을 숙지한다. 교육 받을때는 출근부터 시간대별 조치사항, 퇴근시간을 메모한다. 이해가 안되면 반드시 질문할 것(대충 넘어가면 안됨). 학교마다 보안시스템이 다르고 순찰코스도 다 다르다.
- 평일 16:30까지 출근, 학교시설 기사분과 인사 및 업무 인수 (열쇠꾸러미 등)한다.
- 00시:00 학교 실내순찰 ("순찰중" 표지를 현관문에 걸어 두고 나간다(당직실 문을 잠그고, 당직실 키 소지확인), 표지에 순찰자 이름과 핸드폰번호 적어 둔다). 정문, 후문을 제외하고(마지막에 봉쇄) 모든 좌우 출입문을 봉쇄(위 아래 및 체인열쇠로 잠근다).
순찰코스를 준수해야 빠짐없이 봉쇄할 수 있다 (각문 위치 메모한다, 하나라도 잠김상태가 빠지면 세콤에 '이상'메시지가 나오고 세콤복구가 안된다).
그리고 복도와 남녀 화장실 순찰을 반드시 확인하고 창문을 잠근다(학교는 각층별 화장실이 많다). 1층- 2층- 3층- 4층 순으로, 각 교실 유리창은 담임이 보안책임자다 (그러나 1층은 한번 더 잠긴 상태를 확인한다).
복도 및 화장실 창문을 확실이 잠그도록 한다. 별도 건물(전산실, 병설유치원, 식당)은 자체 직원이 잠그고, 세콤 보안을 복구하고 퇴근한다(출입하면 안됨). 다만, 당직자는 아침 출근 전에 허가된 곳의 문을 열고 세콤을 해제하면 된다.
교장실, 교무실, 행정실은 들어가서 전열기, 난방기 과열여부를 확인후 플로그를 뽑고 멀티탭을 끄고, 안에서 잠그도록 한다 (아침에 문열고 신문을 넣도록 한다). 점검이 끝나면 복도 전등은 소등한다.
- 모든 출구 봉쇄 및 창문을 닫고 00시:00분까지 당직실로 돌아와야 한다. 모든 전등과 컴퓨터, 냉난방기는 00시:00분에 자동으로 꺼진다. 주차장 차량을 보고 특근자 인원을 짐작한다.
즉시 총 전원스위치를 수동으로 돌려놓고 버튼을 눌러서 접속을 확인한다 (전원을 복구하지 않으면 각 교실 및 사무실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음). 마지막으로 쓰레기장 및 정문 후문을 잠그고 전화오면 열어준다(짜증내면 안된다).
* 외부인은 밖에서 대시키고 면회 할려는 선생님께 전화해 준다. 절대 함부로 출입시키면 안된다 (강도로 돌변할 수 있다).
- 학교 식당에서 별도로 주는 식사를 한다. 다 먹고 식기는 깨끗이 씻어서 식당앞 지정된 곳에 둔다.
- 순찰중이거나 교사들이 특근중에 있을때는 보안 셋트를 복구하면 안된다 (해제상태로 둔다). 보안이 복구되면 일체 복도 출입을 할 수 없으니까.. 보안회사에서 복구 지시가 있으면 해제시간 연장을 요청한다 (보안회사에서 자동 체크하며 수시 연락온다, 2중 보안시스템이다). 대개 23시전에 모두 퇴근한다(늦게 퇴근한다고 짜증내지 말것).
요즘은 선생님들이 많이 남아서 수업준비를 하거나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한다. 선생님들은 특근 명령부에 기록하고 퇴근한다. 선생님들은 퇴근이 늦어지면 반드시 당직실로 연락한다. 전원 차단하지 않도록 당부한다. 함부로 전원 차단하면 컴퓨터 작업등 다 날라간다. 그 책임 감당하기 힘들다.
- 퇴근이 완료되었으면 정문 후문을 체인으로 더 봉쇄 강화하고 보안카드로 세콤을 복구해야 한다. 만약 출입문 봉쇄가 잘 안되었으면 불이 안들어온다 (불이 들오면 각 출입문이 봉쇄된것). 다시 확인이 필요하다.
출입문 봉쇄완료 카드와 전체 세콤 완료카드 두개를 세팅(복구)해야 한다. 보안이 작동되면 개미 하나라도 복도를 다닐수 없고 당직자도 바로 옆 화장실만 나갈 수 있다. 만약 해제하지 않고 실수로 나가면 바로 경고음이 울리고 바로 순찰차로부터 전화가 온다(다시 해제하고 복구를 할 것). 해제(평시근무시간)와 복구(야간당직시간)를 확실히 하고 행동을 신중히 해야한다.
- 근무중에 학부모들로부터, 교사 가족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온다. 반드시 사적으로 메모를 해 둔다. 필요한 것만 다음날 인계한다. 당직일지는 세콤표를 뽑아서 첨부한다 (학교마다 다름, 복잡하니 대직자는 전일 것을 보고 작성한다).
- 정문 후문 봉쇄후 (교사들이 특근후 퇴실할때) 반드시 숙직실로 전화하거나 노크를 하도록 출입문에 메모해 둔다 (교사들은 당직실 전화번호를 알고 있슴). 퇴근 시간후는 당직자 허락없이 아무나 들어오게 출입문을 개방하면 안된다.
특근자등 모두 퇴근후는 정문도 봉쇄한다. 후문(차량 통행문)이나 정문의 작은문은 언제나 열어둔다. 밤에 경찰 순찰차나 보안업체 차가 순찰 할 수 있다.
* 현관의 전후 출입문은 순찰완료후 봉쇄하되 세콤복구는 교사들이 완전 퇴실후에 한다. 그리고 특근후 선생님들이 나갈때마다 문을 열어 주고 닫는다 (사전 연락없는 외부인 출입은 엄금한다).
근무중 잠을 자거나 술등 음료를 마시면 절대 안된다. 보안셋팅(무장)후 컴퓨터나 TV시청, 신문보기등을 할 수 있다. 학교 실내는 모두 금연구역이다. 담배는 밖에 지정된 곳에서 피운다.
- 아침 순찰, 교대후 퇴근:
겨울철에는 오전 00시에 세콤을 해제하고, 전체 전원(전력)은 자동으로 켜져있는지 확인한다 (대개 수동으로 켠다). 순찰을 돌며 출입문을 열어둔다. 학교는 일찍 학생들이 등교한다. 코스를 잘 잡아야 출입문을 열수 있다 (1층 출입문만 열쇠를 푸니 빠르다).
돌아와서 신문을 수거하여 행정실, 교무실, 교장실에 넣어준다. 초등학생 1학년만 교실을 열어준다. 모든 것이 완료되었으면 퇴근 준비를한다. 학교기사 출근시 교대하며 (필요한 것은 보고한다), 인계자 난에 서명을 하도록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 샤워후 식사하고 30분정도 휴식하다가 단잠을 잔다. 약 서너시간 잔후 반드시 운동을해야 한다. 매일 운동하지 않으면 근무하기 힘들 것이다. 참고로 나는 밤에 책을 보았다. 집에 오는 발길이 가벼웠다. 해방감이 들었다.
소중한 경험을 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눈이 많이 오면 업무가 끝나도 눈길을 만들어 주어야 속이 편하다. 토요일 일요일은 집에 오지 못하고 계속 근무한다고 들었다.
종교생활이 어렵다. 큰 고통이다. 대체로 체험했던 것을 적어보았다. 학교 보안시스템이 철저한 것임을 알았다. 보안사항(시간 등)은 일체 밝히지 못한다. 교육당국 그리고 선생님들 화이팅하시길 바란다. 사기가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학교는 무인 보안시설로만 안되는 곳이다. 출입이 수시로 많고, 운동장 및 시설이 개방되어 있고 민원전화, 야간 방호 순찰도 필요한 부분이다.
애로사항 듣기:
사람이 기계가 아니다. 몇일간의 병결, 애경사 참석, 월차 휴식 등을 위해서 충분한 대직자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크나큰 고통일 것이다. 또 일요일나 공휴 토요일에는 종일 근무해야하고 식사도 해먹어야 하는 등 평일과 다른 날이다. 이런 날은 수당을 주어서 격려해야 할 것이다.
대개 업무 개선보다는 불만있으면 그만 두면 될 것 아니가?하고 고충을 외면하지만 안전하고 충분한 경계근무를 위해서 사용자와 업체는 고민해야 한다. 사용자는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다면 더 좋은 직장을 만들어 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묻지도 않는데 먼저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인간관계의 소원, 건강문제, 종교생활은 이 직업의 고통이다.
이런 소중한 것들을 다 포기 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 반문 해 보았다. 그 동안 느낌없이 보냈던 토요일 일요일 휴식이 얼마나 소중한가 새삼 깨달았다.
근무자들도 스스로 건강하기 위해서 (이 직업은 건강이 필수) 당직실내 실내 자전거나 런닝머신, 스탭퍼 등을 자기 돈으로 구입해서 활용해야 한다 (학교에서 해준다면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나도 대직때 줄넘기 도구를 가지고 다녔지만 적당한 것이 아니었다. 일과 삶이 최대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급에 비해서 너무 힘든 일정이네요. 사전에 이글을 읽고 들어올 사람들이 있을지...
좋은글 감사합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