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의 재발견중
-단독주택 대박 노리면 '큰코다친다'
-환금성 떨어져 되팔기 쉽지 않아…실거주로 접근해야
최근 층간소음, 주차문제 등이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이러한 해결사로 단독주택이 재조명받고 있다.
단독주택이 이젠 5060세대 은퇴자들이 노후 생활을 위해 가는 전원주택이 아닌 층간 소음을 피하고, 자연을 벗삼은 생활을 원하는 3040세대가 단독주택을 선택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꾼 계기가 되었다.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집이 생활에서 갖는 의미가 커진 것이다.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역세권보다는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이 근처에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으며 편의시설이 가까운 도심도 좋지만, 가족들이 모여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층간소음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단독주택의 선호도를 높이는 이유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가 점차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운영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환경공단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상담은 전화 4만 393건, 콜센터 3만 2,461건, 온라인 7,932건 총 8만 78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1년간 가장 많은 접수건이 몰렸던 전년대비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지난 11년간 평균인 5만 3,328건 대비 1.5배 높은 접수량으로 층간소음 문제는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상담건 중 신청인 취소와 반려 건을 제외한 현장 진단 건은 7,771건이었다. 현장 진단 건별 소음 원인은 '뛰거나 걷는 소리'가 5,515건(71%)로 가장 많았고 '망치질'이 648건(8.3%)으로 뒤를 이었다. '가구(끌거나 찍는 행위)'와 '문 개폐'가 원인인 소음도 각각 403건(5.2%)과 199건(2.6%)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 현장 진단 건을 주거 형태별로 보면 아파트가 6,622건(85.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이 각각 958건(12.3%)과 191건(2.5%)로 뒤를 이었다.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다세대주택, 연립주택과 비교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만큼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주차 공간 부족에 따른 주차전쟁, 층간흡연 등의 문제들이 발생할 확률이 보다 높다. 이러한 까닭에 최근에는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단독주택은 공동주택과 비교해 층간소음, 주차전쟁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편일 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편리한 시스템이 접목돼 관리는 물론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또한 테라스, 정원 등의 서비스 면적이 제공돼 아파트에 비해 넓은 실사용 면적도 자랑거리다. 이러한 블록형 단독주택 등은 통상 택지지구나 신도시 등에 위치하기 때문에 입지 선호도가 높아 실거주시 주거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국내 단독주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전국에서 준공된 단독주택은 24만2006가구에 달한다. 아파트 숲에 질린 사람들이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근교의 단독주택을 찾고 있다. 매매거래도 늘고 있다. 2019년 12만3762건이던 단독주택 매매거래는 지난해 15만5783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덜컥 단독주택을 사서 실제 살아 보니 불편해 도망치듯 아파트로 돌아온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족을 위한 맞춤 공간을 만들 수 있는 단독주택의 매력은 너무나 크다.
단독주택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따져봐야 할 게 적지 않다. 먼저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수요가 적어 환금성이 떨어지고 시세 상승폭이 작다.
단독주택은 집을 짓는 사람의 취향을 반영한 건물이기 때문에 아파트처럼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수도권 외곽에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수요층도 한정적이다. 직장, 자녀 교육 등으로 인해 도심에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거리가 먼 전원형 단독주택이 부담스럽다면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결합한 블록형 단독주택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단독주택은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투자 가치가 떨어지므로 무리한 대출 등으로 사는 건 금물이다.
과도한 공사비를 들여 단독주택을 짓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땅값이 싼 지역에서 많은 돈을 들여 크고 화려한 집을 지은 집주인들이 결국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후회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오래된 단독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헌 집을 새 집처럼 고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리모델링 방법과 업체 선정, 합리적 비용 책정 등이 쉽지 않아서다. 막상 공사를 시작하면 새 집을 사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기도 한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용적률 등을 확인해 불법 증축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최근 몇 년 새 층간소음, 주차 문제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아파트의 편리함은 가지고 있으면서도 단독주택의 독립적이고 자유롭다는 장점이 결합된 테라스형 타운하우스, 블록형 단독주택 등이 적절한 주거상품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