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브래지어 ♠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 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 세우고자 애썼을 아내 생각하자니 왈칵,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산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서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 인터넷에서 옮겨온 詩라 누구의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기성시인의 시임에는 분명하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여 아이들 몇 낳고, 분유보다는 모유를 먹이는 현모의 착한 심성으로 젖가슴이 처지는 몸매를 갖게되었지만 그래도 처지는 가슴을 남편에게만은 옛날의 처녀시절의 가슴으로 위장하여 보여주고 싶었을 호크 달린 값싼 아내의 브래지어. 어쩌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벗어놓은 아내의 브래지어를 세탁하며 남편은 가정을 위해 저버린 아내의 지난 꿈을 빨고 있지는 않았을까. 나도 그러 했거니와 아내의 속옷을 손수 빨아준 남편 몇이나 있을까. 시인처럼 몇은 더러 있겠지. 나도 옛날에 세탁물 안에 호크 달린 아내의 값싼 브래지어를 본 적이 있었지만 그것을 위해 내 손에 물 묻히지는 않았다. 그저 밤마다 아내의 브래지어 호크를 풀 줄만 알았지. 내 아들을 낳았을 때 쉽게 젖이 나오지 않아 장모님께서 돼지족발을 사와 고와서 먹이던 일이 생각난다. 그 역겨운 돼지 냄새를 참아가며 젖 나오는 약이라 생각하며 꾸역꾸역 먹던 아내. 이 詩를 읽다보니 오늘 그 여자가 사는 집에 가서 밀려둔 빨래를 해주고 싶다. 나도 쉽게 가시지 않는 지난 향기의 기억 피죤 두 방울쯤 떨어놓고 오고 싶다... -- 윤승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