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베어 물면 몸 안에 퍼지는 소리
꿈틀꿈틀 유영하는 골목의 등뼈 위로
거나한 노랫가락이 타박타박 걸어온다
부스럭대는 검은 봉지에 발소리가 포개지면
외눈박이 가로등은 리듬에 맞춰 윙크하고
별빛은 비틀거리는 그림자를 비춘다
휘청이는 밤을 접으며 웃음 짓던 당신
위 속에 팥알 같은 종양을 숨긴 채
빵처럼 부푼 몸으로 붉은 꽃을 토하던,
어둠을 등에 지고 붕어빵 내밀던 아버지
문득 하늘 보며 꼬리 흔드는 물고기자리
말없이 반짝거리며 골목을 내려다본다
* 물고기자리는 두 마리의 서로 연결된 물고기가 반대 방향으로 헤엄치는 모습
이다.
-《나래시조》 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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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자리*/ 김나비 시인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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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3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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