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天路)를 걷는 삶(6/16)
-사랑은 스스로 구속을 당한다-
사람은 사랑을 갈구한다.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랑 때문에 살기도 하며 사랑 때문에 죽기까지도 한다. 아마도 ’사랑은 사람의 대명사‘인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엇인가를 사랑한다고 하면 반드시 구속을 받게 된다.
’그‘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고 기뻐하는 것을 하려고 그 사람으로 구속함을 받는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좋아한다면 그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며 나도 모르게 그것으로 나 자신이 제한을 받게 된다.
사랑한다면서도 구속함을 받지 않는다면 그 사랑은 가짜일 것이다. 왜냐하면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과 몸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기까지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간에게 가장 고귀한 것은 ’사랑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이는 부모가 자식들을 사랑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는 나머지 자신의 몸과 마음 모두를 희생하며 자식들을 위해 스스로 구속함을 받고 살아간다.
그리스도교를 대적하고 핍박하던 바울이 로마서에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5:8)
또한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감동되어 복음을 위해 스스로 구속당하며 갇힌 자가 되어 버린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의해 스스로 갇힌 것도 모자라서 이방인들에게 주의 복음을 전하며 옥고와 핍박 그리고 환란도 모두 기쁨으로 여긴다.
“이러므로 그리스도 예수의 일로 너희 이방인을 위하여 갇힌 자 된 나 바울이 말하거니와”(엡3:1)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엡4:1)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금방 잊거나 버린다면 이는 사랑이 아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하나님을 잊고 사는 시간이 많거나 복음을 위해 구속받는 언행이 없다면 이는 사랑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도 자신을 자랑하거나 주를 위해 자신을 포기할 줄 모르거나 형제를 섬길 줄 모른다면 이는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서도 나의 마음과 눈이 또 다른 곳으로 집중하거나 뺏긴다면 이는 온전히 사랑한다고 할 수 없으며 예수님과 세상을 걸쳐서 하는 사랑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은 값없는 사랑이며 자신을 버린 사랑이시다. 이 사랑에 말과 입으로만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자유와 함께 스스로 구속을 받으며 그를 향해 미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