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자국 많은 당신

[양치기]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래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이 못 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 채야 한다.
  -안도현 시인의 <양철지붕에 대하여> 중에서

♣다락방에 문을 닫아걸고 숨어 있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발현하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시며 평화를 선포하십니다. 
그러면서 당신 손발의 못자국과 옆구리 창에 찔린 자국을 
보여주십니다. 이 두 장면을 오버랩 시키면 ‘평화’는 당신의 
못자국과 창에 찔린 그 구멍에서 흘러나온 것임을 보이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의 삶의 ‘그렁거림’은 양철지붕의 그 못 자국이 바람과 
실랑이를 벌이듯이 우리 신앙생활도 세상과 여러 사상과 유혹의 
바람에 예수님의 십자가 못자국과 상충에서 오는 소리일 것입니다.
                                  (영성의 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