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새로 온 제비
이식(李植)
세상 온갖 일 한바탕 웃음으로 떨쳐 버리니
솔 사립문 닫은 초당에 봄비 내리네
발 밖에 새로 돌아온 제비 미워하는 것은
한가로운 사람 향해 시비 거는 듯해서라네.
詠新燕(영신연)
萬事悠悠一笑揮(만사유유일소휘) 草堂春雨掩松扉(초당춘우엄송비)
生憎簾外新歸燕(생증여뫼신귀연) 似向閒人設是非(사향한인설시비)
[어휘풀이]
-是非(시비): 제비가 지저귀는 것이 사람에게 시비 거는 것으로 표현했다.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제비가 논어를 왼다는 말이 있다. 논어 위정편에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是知也(아는 것은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라. 그것이 곧 아는 것이다)” 라 한 구절을 빨리 읽으면 제비 지저귀는 소리와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역사이야기]
이식(李植:1584~1647)은 조선 중기 인조 때의 문신이며 호는 택당(澤堂)이다. 당대의 이름난 학자로서 신흠, 이정구, 장유화 함께 한문4대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저서에 『택당집(澤堂集)』과 『초학자훈증집(初學字訓增集)』이 있다.
출처 : 한시와 함께하는 우리나라 역사 『노을빛 치마에 쓴 시』
지은이 : 고승주. 펴낸 곳 : 도서출판 책과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