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대박? 통일이 복권이냐? 통일이 포커냐? 통일이 파친코, 슬롯머신이냐?

[갤럭시]

통일은 대박?

대전은요?, 나쁜 대통령, 정치의 수치, 병 걸리셨어요?, 한국말 모르세요?, 살아서 돌아오라,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예요?

이처럼 주로 외마디 정치를 구사하더니, 아니 외마디밖에는 할 줄 모르더니 이제는 아예 통일까지도 외마디로 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단다. 이것이 통일에 대한 회의론이나 부정론에 일침을 가한 발언이라고 칭찬한다. 심지어 ‘촌철살인’이라고 찬양하는 자들까지 있다.

김영삼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1분 이상 말을 시키면 어김없이 부적절한 어휘나 비문이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통일은 대박이다’ 역시 ‘대박’이라는 부적절한 어휘를 담은 비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문장론’에 있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 말에 담긴 무도한 일방성과 의도적인 폭력성에… 있다.

나는 대박의 어원을 잘 모른다. ‘큰 배’일 수도 있고 ‘큰 바가지’일 수도 있다고 한다. 영어로 하면 ‘잭팟’쯤 되려나? 아무튼 뭐가 되든지 대박은 통일과 등가로 놓일 수 있는 말은 전혀 아니다. 막말로 해서 북한이 남한 것이냐? 통일은 대박이라니? 통일이 복권이냐? 통일이 포커냐? 통일이 파친코, 슬롯머신이냐?

남북한 통틀어 통일을 부정한 지도자는 하나도 없었다. 아니 모두가 말로는 통일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박근혜의 ‘대박통일론’은 치졸함에서 1위이고 위험도에서 2위가 아닐까 한다. 위험도 1위는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었고 3위는 이명박의 ‘흡수통일론’이다.

국정원장이 “다 같이 통일을 위해 죽자”고 절규하고, 국방장관이 ‘북한 멸망론’으로 핏대를 세우는 가운데 대통령이 나서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으니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 과연 북측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토록 부박하게 북측을 위협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사정이라도 있다는 건가?

전면적인 관권개입 부정선거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GDP의 70%를 상회하는(902조) 국가부채, 이에 따르는 경제적 위기는 또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공기업을 마구 팔아먹는 방법 말고는 딴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우리도 멕시코처럼 되자는 것인가? 군사적 긴장은 또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미국은 내달이면 또 키리졸브를 강행할 것이고 북측은 핵폭탄과 장거리 미사일 그리고 핵배낭으로 무장한 채 대미전쟁불사를 외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2014년 갑오년은 절체절명의 위기의 해인 것 같다. 그럼에도 지난 1년 동안 이 나라 정부에는 정권안보에 다급한 사람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난데없이 대통령이 나서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외마디를 지르니 이것 또한 또 하나 정권안보를 위한 북풍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박근혜의 대박통일론은 더할 나위 없이 부박하고 급박하다. 나는 동서고금에 이토록 저개발된 국가 지도자를 들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