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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 나희덕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 위로 무심히 흘려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노란 풀꽃뿐이어서
당신 이름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 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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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어울리는 시와 음악
필향
추천 2
조회 62
23.10.15 21:1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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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벅찬 감동으로
한 참을 머물렀다는 것을
필향쌤은 아실까.. ^^*
예쁜 말띠
나교수의
사랑스런 시월,
아름다운 선율에
곱게 곱게 내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셨나요?
우리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필향
감성을
조화로운 작품으로
표현하는 낭만과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필향쌤의
색감이 곱습니다.
그래서
동행친구입니다 🌷
편히 주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