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19. 큐티
시편 25:1 ~ 7
주의 선하심으로 나를 기억하옵소서
관찰 :
1) 표제어
- 다윗의 시 => 본 시편의 표제어에서는 저자가 다윗이라는 것만을 밝히고 있습니다. 본 시의 내용에서도 저작 배경과 관련된 특별한 부분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던 정적 및 원수들의 핍박을 회고하고, 자신의 범죄를 고백하며 사죄를 간구하기 위한 시로 추정합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신정 왕국의 대리통치자로서 험한 세상을 외롭게 살아갔던 다윗의 인생에 대한 자기 성찰이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2) 나를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
- 1절.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보나이다” => 다윗은 본 시편의 대상이자 또한 기도의 대상이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자신의 영혼이, 온 힘을 다해 우러러본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에게 임한 모든 환난에 대해서 흔들리지 않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바라본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 2절.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께 의지하였사오니 나를 부끄럽지 않게 하시고 나의 원수들이 나를 이겨 개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소서” => 다윗은 원수들의 괴롭힘 속에서도 하나님만 의지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기에 “부끄럽지 않게”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여금 수치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하시는 분이시고, 대적들이 승리함으로 개가를 부르지 못하게 하시는 분이시라는 확신을 갖고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이 원수들의 패배를 호소하는 것은 악인들이 악으로 승리하여 기뻐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의로운 성품과 행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3절. “주를 바라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려니와 까닭없이 속이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리이다” => 다윗은 2절보다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주를 바라는 자들이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유없이 속이는 자들은 수치를 당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는 자들 중에는 그 이유가 없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다윗을 이유없이 미워하고, 근거없이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자들은 분명히 수치를 당할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 자신은 여호와를 앙망하기에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속이는 바가 없었고,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자였기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수치를 당할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3) 나를 가르치고 지도하소서
- 4절.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 =>
윗은 여호와를 향하여 주를 의지하는 자신을 부끄럽지 않게 하시며 원수들에게 패배하여 원수들이 승리의 개가를 부르지 않게 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문제가 원수들이 수치를 당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하나님께서 주의 도를 보이시고 주의 길을 가르쳐 달라고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교사와 학생의 관계로 묘사하며 가르침을 구하고 있습니다.
- 5절. “주의 진리로 나를 지도하시고 교훈하소서 주는 내 구원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종일 주를 기다리나이다” => “주의 진리”는 앞 절의 “주의 도”의 다른 표현입니다. “주의 진리”는 수치를 당하지 않는 조건이며, 원수로 승리의 노래를 부르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 진리로 자기를 지도해 주시고 교훈해 주시기를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그러한 주님의 인도하심을 종일 바란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종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하는 상황은 그가 말하고 있는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악인들에 의해서 고난을 당하고, 패배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여길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다윗은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인내함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실제로 경험하고자 하는 다윗의 간절함을 엿보게 됩니다.
4) 주여 이것들을 기억하옵소서
- 6절. “여호와여 주의 긍휼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부터 있었사오니 주여 이것들을 기억하옵소서” => “주의 긍휼하심”(רַחֲמֶיךָ, 라하메카)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동정하다’라는 의미의 단어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단어는 여자의 자궁이라는 의미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여자의 자궁을 의미하는 단어가 하나님의 긍휼을 나타내는데 쓰인 것은 여자의 자궁이 태아의 유약한 생명을 보호하고 성장하게 하는 좌소이며, 생명을 탄생시키는 장소라는 점과 관련되는 것입니다. 이 단어에는 악인들이 가득한 현실 속에서 고통할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의인들을 하나님께서 돌보시고 보호하시며 그들에게 생명을 공급해 주신다는 것을 함축하는 것입니다. “인자하심”(חֵסֵד, 헤세드)은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은혜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는 함께 붙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윗이 기억해 달라고 간구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크신 긍휼과 자비인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죄인임을 알고 있었기에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죄 용서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자신의 행위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성품과 은혜로우심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 7절. “여호와여 내 젊은 시절의 죄와 허물을 기억하지 마시고 주의 인자하심을 따라 주께서 나를 기억하시되 주의 선하심으로 하옵소서” => 다윗은 자신이 처한 환난의 문제를 단순히 원수들의 핍박이라는 것에서 찾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근본적으로 죄인이라는 궁극적 문제에서 찾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미성숙한 시기에 하나님에 대해서 범한 모든 허물과 죄를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그 어떤 행위로도 자신이 범한 죄를 없앨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죄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근거가 오직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하심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보실 때, 판단하실 때, 과거에 지은 죄와 허물을 기준으로 보지 마시고 하나님의 긍휼하신 성품을 따라 보실 것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르침 :
1)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이 부끄럽지 않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대적들로부터 부끄럽게 되면, 자신이 패배하고 원수가 승리의 개가를 부르게 되면,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질 것을 진심으로 근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분명 하나님과 동행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패배하고 부끄럽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이 받으실 영광을 가리게 된다는 것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자신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잘못 적용하면 그리스도인들의 수치, 교회의 부정과 은밀한 죄들에 대해서도 가려지는 것이 옳은 것인 양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한 문제들은 드러날 수도록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직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순종하는 자가 간구할 수 있는 기도의 제목입니다.
2) 다윗은 원수들이 수치를 당하는 것으로 자신의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미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순종하는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하나님의 지도와 교훈을 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뜻을 알려주시고, 그 뜻에 순종하는 존재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진정으로 이기적인 목적이 아닌 의도로 자신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한 것입니다.
3) 다윗은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자신이 미성숙함으로 말미암아 범한 죄들을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업적으로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하나님의 대리통치자로서 훌륭한 업적들을 많이 이루었습니다. 여호와의 법궤를 다윗의 장막에 모신 것과 주변 나라들과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것,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이스라엘에 가르친 것 등등, 자신의 업적을 늘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런 것으로 하나님께 용서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다윗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 즉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근거해서 죄용서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다윗의 위대함입니다.
4) 다윗은 하나님을 묵상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부성과 모성을 모두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엘로힘의 하나님으로도 하나님을 인식하고 있지만, 아도나이의 하나님으로도 하나님을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인의 자궁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하나님의 긍휼을 노래하고, 하나님의 인자를 노래하며 그것을 근거로 자신의 죄를 용서해 주실 것을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5) 다윗은 자신의 죄나 업적으로 자신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로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도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근거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 외에 다른 것을 근거로 하나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접근이 될 뿐인 것입니다.
적용 :
1) 나의 수치가 가려져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질 상황에서만 그래야 합니다. 나의 죄악은 빨리 드러나는 것이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용서받을 수 있는 근거는 내가 열심히 하나님의 일을 감당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로우신 성품에서 근거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지 못하면 엉뚱한 일을 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율법주의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바로 알게 되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게 되면 엉뚱한 결론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드리게 됩니다.
2) 미얀마에서 수치를 당하지 않게 되기를 간구합니다. 주님께서 대적이 승리의 개가를 부르지 못하도록 역사하시길 간구드립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3) 정말 중요한 것은 대적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지도와 교훈에 온전히 순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은혜를 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자비로우심에 근거하여 나를 판단해 주시기를 간구드립니다. 영화로우신 주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