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0 첫 버스는 거의 만원을 이루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기에 먼저 빈자리를 채워 출발해 주어야 다음 버스에 우리 회원들 여유 자리가 남겠다 싶어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 올라탔다.
바람은 찬 기운이 없었고 비교적 맑은 아침으로 느껴졌다.
버스에서 잠을 청하는 도중 오늘 한라산 등반을 내일로 연기 할지예정대로 진행할지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주에 머무는 동안 나름대로 계획 해 둔 일정이 있었기에 달리고 있는 버스에서 내릴 수 없었고 비몽사몽 성판악에 도착하여서야 한라산등반이 내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려 바다를 건너 왔건만 한라산에는 그리운 얼굴들과 함께 오르지 못한다는 아쉬움 가득 안고 새벽공기 마시며 거의 선두 그룹에서 힘차게 출발하였다.
한라산 중턱에서부터 가볍게 비가 내려주니 깊은 산속 숲길의 운치로 가을을 보내는 남자의 마음에 철학과 인문학이 파고 든다.
백록담의 고인 물은 못 보았지만 대청봉 정상에도 갈 기회가 없었던 나로선 한라산 최고봉에 오른 감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산죽과 고사목, 멀리 나타나는 오름의 능선이 겨울 산행을 유혹한다.
하산 길 관음사 부근 어느 계곡에 이르러서야 찬란한 단풍이 그 모습을 보여 주니 비싼 몸값을 하는 한라산이 미워지지 않았다.
일정관계상 토요일 등반한 회원들이 더 있었다는데 그 사실을 알려 주었더라면 서로 합류하여 좀더 즐겁게 한라산을 노래 할수 있었으리라 생각해 본다.
9시간의 한적하고 여유있는 한라산 산행!
오래 오래 기억 될 듯 하다.
첫댓글 위 사진 중 백록담 사진이 한 컷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