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에 따라 2픽으로 뽑았던 데릭 윌리엄스.
91년생이라는 어리디 어린 나이와 괴물같은 운동능력, 다양한 스킬셋, 호평받는 워크에틱까지... 트위너의 한계를 보이며
실망스러운 루키시즌을 보냈지만 오프시즌 sf로의 컨버전에 박차를 가하며 프리시즌에 어느 정도 (특히 세기면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이 친구에게 어느 정도 기회가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러브가 어이없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것이 데릭에게는 기회라
생각되었으나, 안그래도 파포로선 언더사이즈인데다가 컨버전을 위해 감량까지 열심히 한 그는 선발 파워포워드들과의
전투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죠. 그 사이, 본래 데릭이 수행했어야 할 역할 - 백업 포워드/벤치 에이스 역할을 조금은 의외의
팀 동료들이 가져가 버리고,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던 데릭의 입지는 갈수록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러브가 빠져있는 동안 팀 성적을 의외의 Level로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분명 데릭의 공도 있었으나, 2픽이라는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었고 실제로 당시 '뷁아웃'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두각을 드러냈던 팀 동료들과 대조되며 그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깊어져만 갔던 것이죠.
그리고 러브가 복귀한 지금, 미네소타의 포워드 라인은 데릭이 아무리 3/4번 모두 볼 수 있는 트위너라 해도 뚫어내고
출장시간을 얻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부상 후유증과 독감으로 복귀 후 몇 경기 헤멨지만, 회복하고 돌아온 지난 클블 전에서는 바레장을 상대로 36-13을 퍼붓는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애당초 데릭이 출장시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AK47은 Defensive Rating에서 96.9를 기록하고 있고 이는 리그 전체 4위에 해당되는 기록입니다. 그를 중심으로 한
미네소타의 팀 디펜스는 이번 시즌 실점 4위(91.9점), 야투 허용률 4위(43.1%),3점슛 허용률 3위(32.2%), 자유투 허용 1위(적은
순으로...19.8개) 등 각 수비 카테고리에서 정상급 기록을 찍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리그의 대표적인 수비팀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것도 선발 PG이자 스틸 리그 Top5 중 한 명이었던 리키 루비오가 없는 상황에서 말이죠. 데릭에게는 또
하나의 넘사벽.
그리고 데릭의 출장시간을 가장 직접적으로 잡아먹어버린건 바로 이 선수. 커닝햄입니다.
그는 이번 시즌 자신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던 보드 장악능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고, 기존의 자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허슬과 픽앤팝 능력은 더욱 극대화시키며 지난 시즌 데릭이 하던 역할을 더 효율적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22분간
5.1개의 리바운드를 잡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이죠. 게다가 그는 3번 자리에서든 4번 자리에서든
데릭보다 확연히 나은 수비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고, 나이도 어립니다. 경기력에서 차이가 나는 이상 아델만이 굳이 데릭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또...지난 시즌에는 팀에 바레아 이외에 1on1 능력을 가진 드리블러가 별로 없었기에 아이솔레이션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릭이
기용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 친구가 '톡' 굴러들어오며 그 역할까지 뺏어가 버립니다. 게다가 데릭과는 달리 1on1 에서 이어지는파생효과도 훨씬 큰
스타일이며, 팀에서 4쿼터에 가장 많은 득점과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팀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잡았죠.
쉐베드와 데릭이 포지션은 전혀 다르지만, 지난 시즌 팀 오펜스가 답답하게 돌아갈 때 때때로 데릭의 아이솔레이션을 통해
돌파구를 찾던 바로 그 포제션 분량은 쉐베드가 가져갔다 해도 지나친 비약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결정타. 지금도 출장시간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데릭인데....1월이 되면 이 선수까지 돌아옵니다.
부상 전까지 팀 백코트의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버딩거. (쉐베드는 버딩거 부상 이후 더욱 두각을 드러낸 면이 있죠.)
버딩거까지 돌아오면 데릭의 출장시간은 확실하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지금도 0분 뛰는 경기가 적지 않은데 하물며...
그런데, 그렇다면 데릭이 그렇게 '구리디 구린' 선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위에 줄줄 나열했듯이 미네소타의 포워드라인이 두껍고 (물론 부상이 없다는 가정 하에...ㅠㅠ)
팀이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 서부 8위) 데릭의 성장에 필요한 출장시간을 확보해 주기 힘든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 그가 기록하고 있는 스탯은 20분 출장에 9득점 5.2리바운드 0.6어시스트 0.9블락.
PER은 14.1이고 이는 재럿 더들리 (12.7), 안드레 이궈달라(13.7), 제럴드 월러스(12.5) 등 동포지션에서 호평받는 주전급
선수들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물론 PER이 더 높다고 더 좋은 선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엇 생각보다 괜찮네'하는
정도의 생각은 들지 않으십니까. 91년생이고 리그 2년차에 지나지 않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39%를 갓 넘기는 야투율은 아쉽지만 대학시절부터 장점으로 꼽혔던 3점슛은 여전합니다.(성공률 37.9%). 또 루키 시즌에
비해 출장시간은 더 줄었지만 스탯은 오히려 약간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장시간 21.5분->19.9분, 득점 8.8점 -> 9점, 리바운드 4.7개 -> 5.2개, 블락 0.5개 ->0.9개)
특히 미네소타 해설자 짐 피터슨은 데릭의 전술이해도가 공수에 걸쳐서 확실히 지난시즌보다는 더 나아졌다며, 그에게
출장시간이 주어지기 힘든 팀 현실에 대해 아쉬워한 바 있습니다.
물론 그에게는 확연하게 눈에 띄는 단점들이 있습니다. 파워포워드를 보기에는 신장이 작고 스몰포워드를 상대하기에는
아직 사이드스텝이 느리며, 꽤 빠른 퍼스트 스텝을 가지고 있어 앤드원이나 자유투를 얻어내며 마무리하는 장면도 적지 않지만
수비수가 잘 따라붙을 경우 요상한 개똥슛이나 어설픈 턴어라운드를 시도하다 트래블링이나 미스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드리블링 스킬셋 자체는 좋은데도 불구하고 시야가 열려있지 않아 트랩 디펜스에 쉽게 당합니다. 고쳐야 할 습관들이죠.
그리고 그의 나이와 애티튜드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전체 2픽'이라는 태그를 떼고 본다면 데릭은 분명히 매력이 있는 영건입니다. 출장시간과 롤만 주어진다면, 지금처럼 '망한 2픽'
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선수 중 하나로 치부될 선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의 소속팀인 미네소타는 그렇게 해주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저도 피터슨과 다를 바 없습니다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그의 운동능력, 그의 외곽슛, 날로 발전하고 있는 공 없을 때의 움직임 등 장점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2픽', '트위너는 역시 안돼' 등 부정적인 평가만이 주를 이루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더군요.
최근 데릭의 에이전트가 팀에 출장시간에 대해서 문의했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 '트레이드 요청은 아니다'라고 못박았지만,
그 문의가 가지는 본질적인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미네소타에서 데릭의 미래는
불투명하며, 그가 가진 능력을 브레이크아웃 시키기 위해서는 그에게 출장시간을 줄 수 있는 타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멤피스 시절 가치가 크게 떨어졌던 OJ 마요가 댈러스로 팀을 옮긴 후 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듯이, (개인적으로 마요의 가장
큰 문제는 팀에서 롤을 제한하는 것 보다도 작은 프레임으로 인한 피지컬적 한계라 생각했는데, 댈러스로 옮긴 이후에 찍는
숫자들은 제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라 놀랍더군요.) 데릭도 자신에게 30분 이상의 출장시간과 포제션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팀 - 포워드 라인이 약한 리빌딩 팀이 좋겠죠. - 으로 옮긴다면 충분히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곧 루비오가 돌아오면(다음 경기인 덴버전에 복귀 가능성이 크다고 하네요.), 이말콤이나 릿나워 둘 중 하나는 벤치로
내려갈테고 그렇게 되면 데릭에게 주어질 포제션은 더욱 줄어들게 되겠죠. 데릭의 트레이드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 저의 예상입니다. 아마 1라운드 2픽에 어울리는 대가를 얻기는 힘들겠지만, 데이빗 칸은 다른건 몰라도 행동이
늦는 사람은 아닙니다.
데릭 윌리엄스가 자신에게 더 큰 역할을 줄 수 있는 팀으로 옮겨, 자신을 버스트라 비웃던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를 바라며 졸문을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커닝햄이 결정타인것 같네요.. 데릭포지션에서 데릭보다 좋은 수비로 데릭보다 좋은 역활을 해주고 있으니깐요. 3-4라인에서 커닝햄이 이정도로 해주리라곤... 가지고있는 재능의 크기론 커닝햄과 비교가 안되긴 한데.. 지금 써먹기에는 커닝햄이... 데릭도 출장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시긴데 좀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구요 여로모로 아쉽네요
데릭은 조금 계륵이죠. 팔기에는 아깝고 갖고있자니 출전시간을 보장할 수 없고..
조쉬하워드도 있죠ㅋㅋㅋ 포워드라인 정말 두껍네요 ㅠ
2픽이라는 타이틀만 빼고 보면 지금도 쏠쏠하긴 한데...
팔자니 2픽에 버금가는 댓가를 얻어올 수 있을 리가 없고...
두자니 로스터에 자리가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