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8. 수(물날) 날씨: 날이 쨍, 진짜 덥다.
아침열기-열무 씻기-주장 글 쓰기-영어-점심-청소-노인복지관 공연-마침회
[배워서 나누는 마을 속 작은 학교]
아침열기는 어제 거둔 누리샘 텃밭 열무를 씻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씻는 데만 1시간 30분 걸렸어요. 본디는 누리샘끼리 김치를 담아볼 생각이었는데 시간과 채비상 더 미룰 수가 없어 열무김치로 변신은 고맙게도 식생활강사이신 모둠살이 김경미 선생님이 맡아서 해주셨습니다. 글쓰기는 저마다 주장 글을 썼어요. 주장하는 글 보기를 들려주고 저마다 쓰고 싶은 꼭지를 잡아 쓰는데 여러 차례 글다듬기로 글을 완성해 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처음글(초고)을 쓴 셈입니다.
11시에는 5, 6학년 영어수업 시간이라 6학년과 쿠킹클래스를 했습니다. Cooking Class로 영어를 배울 때면 음식수업인지 영어수업인지 구분이 안됩니다만 이순간 영어와 영어시간이 즐거운 건 분명합니다. 맛있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며 다들 신이 났습니다. 덕분에 선생은 땀을 비오듯 흘렸네요. 맛있는 영어 수업은 줄곧 됩니다.
수요일 아침나절 모둠마다 풍경을 둘러보니, 3,4학년은 자전거 나들이, 1학년은 한글 공부, 2학년 마을 소공원 축구와 글쓰기, 5학년은 열무씻기와 주장글 쓰기, 6학년은 길찾기와 음식영어로 알찬 수업이 이루어지네요.
낮에는 과천시 노인복지관에 갔습니다. 해마다 하지 감자를 캐면 가는데, 일 년에 한 번 잠깐하는게 아닌 마을교육과정으로 농사공부로 농작물을 거둘 때마다 갑니다. 십 년 넘게 꾸준히 간 덕분에 감사장도 주신 곳입니다. 올해도 감자 음식을 갖다 드리고 어린이들이 공연을 했어요. 1학년이 노래, 2학년이 리코더, 3,4학년이 설장구, 5학년이 리코더를 불었어요. 학교에서 늘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해도 공연이 떨리는 어린이들이 있지요. 많은 분들 앞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건 언제나 큰 배움이자 자극입니다. 5학년 누리샘이 리코더로 고향의 봄을 부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시네요. 다함께 경기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도 불렀어요. 어깨를 100번씩 주물러드렸는데 할아버지가 지갑을 꺼내시더니 도현이에게 3천원을 건네셔요. 괜찮다 말해도 꼭 받으라고 해서 기쁘게 받아왔어요. 또 한 분은 이석이에게 1만원을 건네시는데 괜찮다고 받지 않기도 했어요.
텃밭농사로 거둔 작물로 음식을 해서 지역사회 어른들과 나누며, 날마다 배우는 공부를 멋진 공연으로 내보일 줄 아는 맑은샘어린이들입니다. 배워서 남주자를 실천합니다. 마을의 품을 만들어가며 마을이 학교임을 실천합니다. 우리가 학교를 세운 까닭은 무엇일까요. 아이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삶을 위한 교육은 교육의 본질입니다. 전인교육과 미래교육은 배움을 나누고, 삶의 주인으로 함께 살기를 실천하는데 달려있습니다. 프로그래밍과 스마트기기 활용이 전부가 아닌 학교 일상에서 마을로 학교를 넓혀 배움을 나누고 소통하는 삶을 위한 교육이 미래교육입니다. 생태전환, 마을교육공동체를 20년 가까이 그보다 더 오래 학교 설립 이후로 꾸준히 실천해온 대안교육연대 소속 교육현장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학교 모습입니다.